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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억 베팅”…조좌진, 하나투어 ‘다음 성장’ 증명할까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28 00:00

사재 1억1000만 원 들여 자사주 3200주 매입
“재임 중 매도 않겠다…주주와 같은 배 탈 것”

“매년 1억 베팅”…조좌진, 하나투어 ‘다음 성장’ 증명할까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조좌진닫기조좌진기사 모아보기 하나투어 대표가 취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책임경영’ 승부수를 띄웠다.

개인자금 1억1000만 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함과 동시에 재임 기간 매년 1억 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이고 원칙적으로 매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조 대표가 내건 ‘하나투어 챕터(Chapter) 2’의 성과를 향하고 있다. 전임 체제에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린 만큼 실적 방어를 넘어 프리미엄 여행·인바운드·인공지능(AI)을 앞세운 새로운 성장동력을 증명해야 한다. 최대주주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매각 대신 기업가치 제고에 무게를 둔 상황에서 조 대표의 ‘1억 원 베팅’이 하나투어의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조좌진 대표는 지난 10일 하나투어 주식 32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취득 단가는 3만3135원으로, 약 1억1000만 원의 사재를 투입했다. 조 대표가 매입한 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의 0.02%에 해당한다.

이번 주식 매입에는 조 대표가 추진하는 ‘하나투어 챕터 2’와 회사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돼 있다. 그는 하나투어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3대 핵심 추진 방향으로 ▲프리미엄 테마 여행 강화 ▲K-컬처 기반 인바운드 플랫폼 사업 전개 ▲AI 기반 디지털 혁신을 제시한 바 있다.

조 대표는 자사주 매입과 관련 “회사의 미래를 책임지는 최고경영자라면 주주들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경영의 결과도 함께 나누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매입금액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주주들과 같은 배를 타겠다는 원칙”이라며 “이번 주식 매입을 시작으로 매년 회사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고 재임 중에는 매도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나투어 매출 5배 키운 전임 CEO의 그림자

조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는 만만치 않다. 전임자인 송미선 전 대표가 하나투어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이끌며 실적을 상당 부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그를 이어 키를 쥐게 된 조 대표로서는 기존 실적 성장세를 지켜가는 동시에 자신만의 성장 전략으로 추가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송 전 대표가 취임한 2020년 하나투어의 매출은 1096억 원에 불과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길이 막히면서 1149억 원의 영업손실도 냈다. 이후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 매출은 2023년 4116억 원, 2024년 6166억 원까지 늘었다. 2025년 매출은 5869억 원으로 전년 대비 4.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76억 원으로 13.2%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1분기에는 매출 1748억 원, 영업이익 168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36.5% 증가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매출이 1154억 원, 영업이익은 54억 원에 머물며 각각 3.8%, 43.6% 감소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영업이익은 222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환율과 유류할증료 상승 등 여행업을 둘러싼 외부 환경도 녹록지 않다.

결국 조 대표로서는 전임 체제에서 높아진 수익성의 눈높이를 충족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까지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수요 회복에 따른 실적 정상화를 넘어 하나투어 자체의 사업 경쟁력으로 추가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프리미엄·인바운드·AI…‘챕터 2’ 수익모델 증명 어떻게

조 대표가 꺼내 든 카드는 프리미엄과 인바운드 그리고 AI다. 특히 기존 아웃바운드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인바운드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은 하나투어의 새로운 성장축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K-컬처에 대한 글로벌 관심을 여행 상품과 연결해 외국인 관광객을 국내로 끌어들이는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송 전 대표가 매출과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렸지만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서는 상대적으로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조 대표의 이 같은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아직 3대 성장축을 어떤 방식으로 수익화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은 드러나지 않았다. 투자 규모와 실행 일정은 물론 하나투어의 핵심 사업인 아웃바운드 패키지와 신규 인바운드 사업 사이에서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낼지도 풀어야 할 숙제다.

여행업 경력이 없는 조 대표에겐 새로운 도전이다. 조 대표는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을 거쳐 롯데카드 대표이사를 지낸 금융·카드업계 출신이다. 롯데카드 대표 재임 당시 자산 포트폴리오와 비용 구조를 재편하는 한편 데이터 기반 디지털 전략인 ‘Digi-LOCA’를 추진하는 등 수익성과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경험이 하나투어에서도 기업가치 제고와 사업구조 혁신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최대주주인 IMM PE가 하나투어 매각 절차를 멈춘 상황이라는 점에서 조 대표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조 대표의 성과는 단순한 실적 개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프리미엄·인바운드·AI라는 새로운 성장축을 실제 매출 및 이익으로 연결하고 하나투어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향후 IMM PE의 선택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조 대표가 매입한 3200주는 하나투어 전체 발행주식의 0.02%에 불과해 지분 자체가 경영권이나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매년 1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재임 중 매도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공개적으로 내건 만큼 상징성은 작지 않다. ‘주주와 같은 배를 타겠다’는 조 대표의 선언이 하나투어의 ‘다음 성장’을 이뤄내며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지가 조좌진호(號)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조 대표는 “하나투어 챕터 2는 기존에 잘해온 것을 버리고 전혀 다른 회사가 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하나투어가 이미 가진 강점을 취향여행, 인바운드 플랫폼, AI 여행친구라는 새로운 성장축으로 확장하고, 이를 실제 사업과 성과로 연결해 기업가치가 구조적으로 재평가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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