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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살걸”…원금 5배 불려준 삼양식품 ‘불닭ʼ [정답은 TSR]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28 00:00

‘불닭’이 만든 영업익 73배…주가·배당 동반↑
캐릭터 등 IP사업 확장…제2불닭 준비도 ‘척척’

▲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실적과 주주환원을 확대하며 최근 3년 누적 TSR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생성형 AI

▲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실적과 주주환원을 확대하며 최근 3년 누적 TSR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생성형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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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김정수 회장의 ‘불닭 신화’가 삼양식품 주주들에게 약 5배의 결실로 돌아왔다.

최근 3년 총주주수익률(TSR)이 약 504%에 이른다. 불닭으로 글로벌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삼양식품은 우지라면 등 차세대 제품군을 확대하며 다음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00억 개 팔린 ‘불닭’…기업 체급 바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종가 기준 삼양식품 주가는 129만6000원으로 2023년 말 21만6000원과 비교해 500.0% 증가했다. 이를 누적 TSR로 산출하면 503.7%에 달한다.

TSR은 일정 기간 주가 변동률과 배당수익률을 더한 값으로, 주주가 회사 주식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총수익률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는 주주가 1000만 원씩 투자했다면 현재 가치는 약 6038만 원으로 불어났다는 의미다. 원금을 제외하고도 약 5038만 원의 수익을 거둔 것이다.

삼양식품의 기업가치 상승을 이끈 일등공신은 단연 ‘불닭볶음면’이다. 삼양식품은 국내 라면 시장에서 경쟁사들에 밀려 점유율 정체를 겪고 있었다.

그러던 중 삼양식품 김정수 회장(당시 부회장)은 2011년 명동의 한 식당에서 젊은 손님들이 매운 음식을 즐겨 먹는 것을 보고 영감을 받아 불닭볶음면을 개발했다.

출시 초창기인 2012년엔 반응이 크게 없다가 2014년 유튜버 ‘영국남자’가 불닭볶음면을 먹는 영상을 계기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받기 시작했고, 이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상에서 불닭볶음면 챌린지 열풍이 불며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유럽과 미국을 비롯해 중국, 중동 시장까지 공격적으로 불닭을 진출시킨 삼양식품은 MZ세대의 지지를 받으며 급격히 성장했다. 이에 힘입어 불닭볶음면은 지난 6월 출시 14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억 개를 돌파했다.

불닭의 글로벌 확장은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삼양식품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4847억 원, 영업이익 353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매출이 37.2%, 영업익은 39.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은 1조2308억 원으로 42.4% 성장했다.

최근 실적만 놓고 봐도 이미 가파른 성장세지만, 지난 10년간 실적 흐름을 보면 삼양식품의 성장세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2015년 매출 2908억 원, 영업이익 71억 원이던 삼양식품은 2023년 매출 1조1929억 원, 영업이익 1475억 원으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지난해에는 2조3517억 원, 5241억 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10년 만에 매출이 약 8배, 영업이익은 73배 이상 폭발적으로 뛰어오른 셈이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수익성의 극적인 개선이다. 수출 초기였던 2015년 불과 2.4% 수준에 머물렀던 삼양식품의 영업이익률은 불닭의 인기에 힘입어 2025년 기준 22.2%까지 10배 가까이 치솟았다. 외형이 커진 데 그치지 않고 이익을 더 많이 남기는 구조로 아예 달라진 것이다.

실적 뛰자 배당도 ‘쑥’…주주환원으로 화답

주가와 실적이 함께 뛰는 가운데 배당까지 꾸준히 늘리며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을 실었다. 삼양식품의 1주당 현금배당금 추이에서도 그 확고한 의지가 드러난다. 불닭볶음면의 수출이 시작되던 2016년 삼양식품의 주당 배당금은 150원에 불과했다. 이는 2019년 800원으로 뛰었고, 2021년에는 1000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2022년 8월 삼양식품은 창사 이래 최초로 ‘중간배당’을 전격 도입했다. 중간배당은 1년 내내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행하기 어렵다. 이는 시장에 회사의 펀더멘털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계기가 됐다.

이후로도 배당금은 꾸준히 늘어났다. 2023년 주당 2100원이던 배당금은 2024년 3300원으로 올랐고, 지난해엔 중간배당 2200원과 결산배당 2600원을 더해 연간 총 4800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배당을 주주들에게 선사했다. 나아가 올 들어서는 이달 12일 보통주 1주당 320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 연간 배당금 기록 경신을 예고했다.

‘불닭 원툴’ 넘어 IP 확장…제2 불닭 발굴도

삼양식품은 불닭 판매 100억 개 돌파에 안주하지 않고, 지식재산권(IP) 사업으로 확장하며 다음 퀀텀 점프를 준비하고 있다. 그 핵심에는 지난 6월 삼양식품이 선보인 글로벌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타깃의 신규 캐릭터 ‘페포’가 있다. ‘매운맛의 아이콘’ 호치가 낳은 알에서 태어난 병아리 페포는 매운 음식을 먹으면 머리 위 불꽃 심장이 반응하는 독특한 서사를 지녔다.

페포는 단순히 제품을 알리는 보조 도구를 넘어, 독자적인 생명력을 지닌 글로벌 컬처 브랜드로 육성되고 있다. 이를 기점으로 삼양식품은 기존 식품 제조사를 넘어 디지털 콘텐츠, 굿즈 등 글로벌 소비자의 일상 전반을 아우르는 기업으로의 비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제2 불닭 준비도 한창이다. 대표적으로는 ‘우지(소고기 기름)’로 만든 ‘삼양 1963’이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11월 ‘삼양 1963’을 출시했다. 1960년대 라면 유탕 처리 방식을 재해석해 동물성 기름 우지와 식물성 팜유를 혼합한 ‘골든블렌드 오일’로 면을 튀겨낸 게 특징이다.

지난 7월에는 우지로 만든 프리미엄 짜장라면 ‘짜르르’를 론칭하며 비(非)매운맛 제품군을 확장했다. 삼양식품은 자사만의 우지 헤리티지를 짜장라면으로 넓히며,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올 하반기 전망도 밝다. 불닭의 꾸준한 성장세와 더불어 신규 IP 확장과 제품 다변화 전략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특히 글로벌 수요 확대를 하반기 실적 견인의 핵심 엔진으로 꼽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밀양2공장의 램프업(생산 정상화·가동률 상승) 효과가 3분기에도 시차를 두고 반영되고,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가 원부자재와 물류비 등 비용 부담을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유럽 등의 고성장에 더해, 중국에서의 모멘텀을 주목하는 시각도 나온다.

내년 본격 가동을 앞둔 중국 현지 신공장이 공급 병목 현상을 해소하며 추가 성장 촉매제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유럽의 고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이 추가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중국 자싱공장 가동을 통해 공급 여력도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현재 주가는 내년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2.8배로 글로벌 라면 피어(경쟁 기업) 대비 할인된 수준으로, 삼양식품의 차별화된 성장성과 수익성을 아직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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