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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분할’ 승부수 보령, 中 3837억 잭팟…글로벌 도약 ‘가속’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23 10:56

항암제 ‘탁소텔’, 중국서 3837억 수주 쾌거
영업·마케팅 전담 자회사 신설로 역량 집중

보령이 중국 이판제약과 3837억 원 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생성형 AI

보령이 중국 이판제약과 3837억 원 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생성형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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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보령이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편과 함께 역대 최대 규모의 글로벌 수출 계약을 따내며 본업 경쟁력을 입증했다. 영업과 마케팅을 전담하는 자회사를 신설해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노리는 동시에 본사는 연구개발(R&D)과 생산 인프라 고도화에 집중, 글로벌 필수의약품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탁소텔, 중국시장에서 통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중국 ‘이판제약’과 글로벌 오리지널 항암제 ‘탁소텔(성분명 도세탁셀)’에 대해 7년간 총 2억7714만 달러(약 3837억 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보령이 지금껏 맺은 단일 의약품 공급계약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이번 계약은 보령이 지난 5월 글로벌 빅파마 사노피로부터 탁소텔의 글로벌 비즈니스 판권을 완전히 인수한 직후 거둔 첫 대형 성과다. 탁소텔은 1995년 유럽 허가에 이어 이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오리지널 세포독성항암제다.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전립선암, 위암, 두경부암 등 총 7개 주요 암종에 걸쳐 수술 전후 보조요법부터 전이성·진행성 암종의 1차 치료에 이르기까지 표준요법으로 광범위하게 쓰인다.

중국은 보령이 인수한 탁소텔 사업 대상 국가 중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시장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계약 조항에는 연도별 최소 구매 의무와 실제 구매량이 약정 수량에 미달할 경우 적용되는 보상 장치까지 포함돼 있어 장기적인 매출 가시성과 수익 안정성을 동시에 챙겼다는 평가다.

파트너사인 이판제약은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제약사로, 과거 로슈의 오리지널 항암제 ‘젤로다’의 중국 내 영업을 맡아 고성장을 이끌며 마케팅 역량을 입증한 바 있어 보령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보령은 탁소텔 인수를 기점으로 제품의 단순 수출을 넘어 국가별 파트너십 구축, 품질 관리, 글로벌 공급망 등 생애주기 전반을 직접 통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기존 생산체계를 유지하되, 기술이전과 인허가 절차를 거쳐 탁소텔의 생산 자체를 보령의 핵심 기지인 충남 ‘예산캠퍼스’로 순차 전환할 계획이다.

영업 자회사 신설로 ‘체질 개선’

글로벌 사업 확대와 생산 인프라 내재화에 본사의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보령은 사업구조 개편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앞서 보령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영업·마케팅 부문을 물적분할, 내년 1월 100% 자회사인 ‘보령파마솔루션’을 신규 출범시키기로 의결했다.

존속회사인 보령은 신약 R&D와 의약품 생산 인프라 고도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 특히 우주 공간에서의 헬스케어 비즈니스를 개척하는 ‘우주 생명과학(CIS)’ 프로젝트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속도를 낸다.

보령의 100% 자회사로 신설되는 보령파마솔루션은 의약품 영업·마케팅 역량을 강화한다. 회사는 2030년까지 자체 제품 26개, 도입 품목 16개를 추가할 방침이다. 전문화한 영업·마케팅 역량으로 품목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로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국내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령의 체질 개선과 외형 확장 전략은 올해 연간 실적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보령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5350억 원, 영업이익 440억 원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이뤄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8.7%, 영업이익은 21.1% 증가했다. 특히 반기 영업이익이 400억 원을 돌파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이 같은 호실적은 내수시장 지배력에 글로벌과 신사업 성과가 더해진 결과다. 탁소텔의 글로벌 매출이 선제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고, 예산캠퍼스를 기반으로 한 세포독성항암제 위탁개발생산(CDMO) 물량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공급에 들어가며 매출 구조 다변화를 이끌었다.

본업 기초 체력 위에 글로벌 사업의 가시적 성과가 더해지면서, 내년 창립 70주년을 맞는 보령의 역대급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김성진 보령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번 대규모 수출 계약은 단순한 인수를 넘어 보령이 글로벌 필수 항암제의 허가, 품질, 생산, 유통을 직접 책임지는 주체로 탈바꿈해 장기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이를 기점으로 글로벌 필수 항암제 공급망에 진입한 만큼,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지속해서 넓혀가겠다”고 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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