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2년물과 3년물 각각 200억 원씩 총 4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대표주관은 미래에셋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대신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2년물은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3년물은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이 각각 100억 원씩 총액인수한다. 조달자금 400억 원은 원자재 매입대금 등 전액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수요예측은 9월 15일 진행되며, 공모희망금리는 대한전선 개별민평에 ±3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됐다. 9월 9일 기준 대한전선 개별민평은 2년물 4.563%, 3년물 4.703%로, 국고채 대비 크레딧스프레드는 각각 84bp, 79bp다. 최근 3개월간(6월 9일~9월 9일) A0등급 회사채의 등급민평 스프레드 밴드가 2년물 109~122bp, 3년물 125~135bp인 점을 감안하면 대한전선의 개별 스프레드는 이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회사채에 A0(안정적)등급을 부여했다. 오랜 업력과 국내 전선업계 2위의 과점적 시장지위, 수직계열화 생산구조에 기반한 원가교섭력을 견조한 이익창출력의 근거로 제시했다. 2022년과 2024년 두 차례 대규모 유상증자로 재무구조가 개선된 점도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영업이익 급증...전환사채(CB) 평가손에 발목
대한전선의 최근 외형과 수익성은 모두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2023년 2조 8440억 원에서 2025년 3조 6360억 원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98억 원에서 1286억 원으로 늘었다.2026년 상반기 실적 개선폭은 더 크다. 매출액은 2조 28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13억 원으로 117.8% 급증했다. 영업이익률도 3.1%에서 5.3%로 올랐다. 전선소재 부문에서 전기동 가격 상승에 따른 래깅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고압·초고압 전력선 부문에서는 싱가포르 전력청·한국전력공사 프로젝트 등 고부가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화되며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이러한 영업실적 호조에도 순손익부문은 950억 원의 반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발단은 대한전선이 2024년 KG스틸로부터 당진 부지를 매입하면서 매입대금 대신 발행해준 권면총액 11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다.
이 전환사채에는 KG스틸이 정해진 가격에 대한전선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전환권이 붙어 있는데, 2026년 들어 대한전선 주가가 오르면서 전환권의 공정가치도 함께 상승해 3월 말 기준 관련 금융부채가 1575억 원까지 불어났다. 이후 4월 21일 KG스틸이 전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그동안 불어난 전환권 가치가 최종 확정돼 상반기에만 1712억 원의 파생상품평가손실이 반영됐지만, 실제 현금유출이 없는 회계상 손실인 데다 전환권 행사로 관련 부채가 자본으로 넘어가면서 재무구조에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CAPEX 확대 따른 차입 부담, 재무안정성은 견조
영업실적 개선과 별개로 차입금은 증가 추세다.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2025년 말 9197억 원에서 2026년 6월 말 1조 1876억 원으로 6개월 새 2679억 원이 증가했다. 당진 해저케이블 공장 관련 설비투자가 본격화된 데다 전기동 가격 상승으로 원자재 매입과 재고 확보에 필요한 운전자금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부채비율은 전환사채의 자본 전환 효과로 2025년 말 114.0%에서 2026년 6월 말 109.6%로 오히려 낮아졌다. 차입금의존도는 같은 기간 26.3%에서 29.6%로 소폭 상승했다. 순차입금은 2025년 말 2356억 원에서 2026년 6월 말 5639억 원으로 늘었으나, 2021년 호반그룹 편입 이후 두 차례 유상증자로 다져놓은 재무완충력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경쟁사인 LS전선(부채비율 373.8%), 일진전기(161.1%), 가온전선(213.3%)과 비교하면 대한전선의 재무레버리지는 낮은 편에 속한다. 이자보상배율도 2025년 3.0배에서 2026년 상반기 4.8배로 개선되며 이자비용 대응 여력도 커졌다.
수주잔고는 2021년 말 1조 655억 원에서 2026년 6월 말 4조 629억 원으로 불어났다. 싱가포르, 영국, 미국 등 해외 전력 인프라 투자 수요를 발판으로 신규 수주가 이어지고 있어 이익창출력 개선 추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재무부담은 투자 규모에 달려 있다. 대한전선은 당진 해저케이블 2공장 1단계 건설에 4972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최근 취득한 해저케이블 전용 포설선 스칸디 커넥터호에도 1154억 원을 투자했다. 2027년까지 예정된 주요 설비투자 규모만 약 6000억 원에 이른다.
수주 확대에 따른 생산능력 확충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투자 자체를 축소하기도 어렵다. 영업현금창출력을 웃도는 CAPEX가 이어지면서 잉여현금흐름(FCF) 적자와 이에 따른 차입 확대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전기동 가격 변동성과 미국의 구리 도체 케이블 관세(현행 12.5%, 향후 25% 확대 가능성) 등은 중단기 실적 변동요인으로 남아 있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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