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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보다 실적 좋은데 주가는 왜?ʼ 기아는 서럽다 [정답은 TSR]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27 00:00

영업실적 탄탄 ‘10%대 이익률’
국내 신차 판매도 현대차 앞서
로봇·AI서 밀린 ‘아우 계열사’

‘현대차보다 실적 좋은데 주가는 왜?ʼ 기아는 서럽다 [정답은 TSR]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기아가 올해 미국 관세 등 불확실성에도 전동화 라인업 확장으로 상반기 역대 최대 판매량을 달성했다. 특히 ‘형님’인 현대자동차가 같은 기간 판매 부진에 빠진 점을 고려하면 기아 상승세는 더 두드러진다.

하지만 양사 총주주수익률(TSR)을 살펴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기아가 더 나은 실적에도 TSR이 60%에 머무는 반면 현대차는 110%로 약 2배 차이가 난다. 본업 성과에도 불구하고 로보틱스, AI(인공지능) 등 미래사업을 이끄는 현대차에 프리미엄이 더 붙은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도 기아는 현대차와 비교해 ‘실적 대비 저평가’된 주식으로 분석하고 있다. 본업 실적이 탄탄한 만큼 향후 그룹 로보틱스 사업 역할 확대에 따라 현대차와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TSR, 현대차 110% 기아 61%

한국금융신문이 기업 데이터 플랫폼 ‘딥서치’를 활용해 현대차와 기아 누적 TSR을 산출했다. TSR은 일정 기간 주가 변동률과 배당수익률을 더한 값으로, 주주가 회사 주식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총수익률을 보여주는 지표다.

산출 기간은 2025년 거래 시작일(1월 2일)부터 올해 7월 16일까지 약 1년 7개월이다.

그 결과 현대차와 기아 누적 TSR은 각각 110.85%, 61.87%로 집계됐다. 각사 주주가 1000만 원씩 투자했다면 현재 가치는 각각 약 2100만 원, 1610만 원이라는 의미다.

양사 수익률을 가른 것은 주가 수익률이다. 기아가 배당수익률에서는 13.21%로 현대차(10.38%)를 앞섰다. 하지만 주가상승률에서는 현대차가 100.47%로 기아(48.66%)를 약 2배 이상 앞질렀다.

같은 그룹 계열사인 양사는 지난해 미국 관세 등 글로벌 불확실성과 보스턴다이나믹스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등 악재와 호재를 동시에 겪었다. 다만 영업 수익성 면에서는 기아가 현대차보다 더 높은 실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주가는 현대차가 우세했다.

기아는 최근 3년간 영업이익률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49조2153억 원, 영업이익 2조850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20.8% 감소했다. 기아는 2분기 매출 33조 370억 원, 영업이익 2조 6285억 원으로 매출은 12.6% 증가하며 역대 분기 최대치를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9% 감소했지만, 현대차와 비교해 선방했다는 평가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아는 국내외 약 163만 대를 판매하며 상반기 역대 최대 판매고를 올렸다. 현대차는 같은 기간 약 197만 대를 판매했다. 기아보다야 많았지만, 2022년 이후 4년 만에 200만 대 아래로 떨어진 수치다.

기아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아우르는 EV 라인업을 통해 유럽, 인도, 국내 시장에서 골고루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북미에서는 하이브리드를 장착한 텔루라이드 등을 선보이며 고부가가치 라인업을 확장했다. 상용차 부문에서도 PBV ‘PV5’로 빠르게 전동화 선점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늦어진 신차 출시와 전기차 라인업 공백으로 북미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판매량이 감소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기아에 신차 판매에 밀렸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6월 기아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26만8868대로 현대차·제네시스 합산 26만5786대보다 3082대 더 많이 집계됐다.

로봇·AI가 가른 할인율 48%

기아가 현대차보다 나은 영업 실적을 기록함에도 주가 상승률이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아는 과거부터 ‘아우 계열사’로서 투자자 선택에서 후순위로 밀려왔다. 최근 3년간 높은 수익성에도 현대차 밸류에이션의 약 20% 할인율을 적용받았는데, 최근에는 그 할인율이 더 확대됐다. 일반적으로 현대차그룹 미래 투자는 현대차가 주도하고 그 뒤를 기아, 현대모비스 등이 따른다. 이 때문에 로보틱스, AI 등 미래사업에 대한 프리미엄이 현대차에 더 강하게 적용된다.

현대차그룹 주가 상승 트리거로 평가받는 보스턴다이나믹스도 현대차가 가장 많이 투자했다. 지난해 8월 보스턴다이나믹스 1조3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서도 현대차는 3626억 원을 분담해 투자 금액이 가장 많았다.

그 뒤를 기아(2234억 원), 현대모비스(1465억 원) 등이 이었다. 현재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구조는 현대차(지분율 28%)·정의선 회장(22.6%)·기아(17.2%)·현대모비스(11.3%) 순이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에 가려진 기아의 재평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단단한 본업 실적이 뒷받침되는 만큼 로보틱스 등 그룹 미래사업에서 기아 역할이 커지면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이유다.

실제 기아는 지난 4월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로보틱스 사업 확대를 통한 공장 자동화와 전동화 비전을 공개했다. 특히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총 49조 원을 투자한다. 이는 기존 계획보다 7조 원 늘어난 규모로, 이 가운데 21조 원을 전동화·자율주행·로보틱스 등 미래사업에 투입할 방침이다.

하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기아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주가는 견조한 방향성과는 상반된 모습”이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평균 22% 수준이던 현대차와의 밸류에이션 할인율도 48%까지 확대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룹사 주가 상승 트리거인 신사업 전개 과정에서 기아 역할 확대에 주목한다”며 “향후 발표할 로보틱스 생산법인 지분 구조에 따라 밸류에이션 할인폭 축소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재일 유진투자 연구원도 기아를 ‘앞서가는 실적, 뒤따라갈 주가’라고 평가했다. 그는 “판매 증가와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와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확대되며 상대적으로 주가가 부진했다”며 “호실적에 힘입어 밸류에이션 갭을 좁혀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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