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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해상 원전’ 삼각편대 완성 초읽기

정진아 기자

urzinnie@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23 16:46

여러 노형 사용 가능한 FSMR 표준 플랫폼 제작 목표
2025년 연말 이후 FSMR·FDC 등 신사업 가시화
FLNG 실적 기반으로 신사업 투자
주가에도 기대감 반영…2분기 실적이 중요

김경희 삼성중공업 미래사업본부장. /사진=삼성중공업

김경희 삼성중공업 미래사업본부장. /사진=삼성중공업

[한국금융신문 정진아 기자] 삼성중공업이 바다 위에 전력을 공급하는 회사로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를 바다 위에서 직접 만들어내는 부유식 생산설비(FLNG)로 실적을 끌어올린 데 이어, 데이터센터와 원자력발전소까지 바다 위로 옮기는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상용화 전 과정 다루는 FSMR 플랫폼 개발 예정

삼성중공업은 지난 22일 미국 원전 설계·엔지니어링 기업 사전트 앤 런디(S&L)와 부유식 소형모듈원전(FSMR) 표준 플랫폼을 함께 개발하는 상호 우선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FSMR은 작은 원자로를 배 위에 얹어 바다에서 전기를 생성하는 설비다. 육지에 부지를 구하기 어렵거나 전력 망이 약한 섬·해안 지역, 또는 전력 소모가 많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용도로 쓰인다.

S&L은 1891년 설립돼 70년 넘게 전세계 원전 프로젝트 설계를 맡아온 회사다. 두 회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플랫폼 개발부터 인허가 대응, 건조 계획, 해역 배치 전략까지 상용화 전 과정을 함께 한다. 특정 원자로에 묶이지 않고 여러 노형을 골라 쓸 수 있는 범용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다.

김경희 삼성중공업 미래사업본부장도 이날 FSMR을 회사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정의하고, 기술 고도화 의지를 표명했다.

김 부사장은 부산대 조선공학과 졸업 후 1994년 삼성중공업 조선시추 기술영업팀으로 입사했다. 이후 운반선그룹장, 의장설계팀장, 해외사업팀장을 지냈으며, 2021년 삼성물산 설계·조달·시공(EPC)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 담당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후 2023년 삼성중공업으로 복귀해 생산지원본부장과 경영지원실장(CFO)을 거쳐 현재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FSMR·FDC 등 신사업 가시화

신사업은 지난해 연말부터 빠르게 진전됐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2월 미국선급협회(ABS)로부터 FSMR 개념 설계 인증을 받았고, 이번 협약을 통해 실제 상업 배치 단계로 나아갔다.

그 배경에는 지난해 10월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회장이 오픈AI와 체결한 협력 의향서(LOI)가 있다. 오픈AI와의 협력에는 삼성전자·삼성SDS·삼성물산 등과 함께 삼성중공업도 참여하고 있다. 이번 FSMR 사업도 그룹 차원에서 AI 인프라를 미래 성장축으로 삼은 흐름에 포함된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특히 데이터센터를 배 위에 올리는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사업을 본격화했다. 지난 4월 ABS와 영국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개념승인(AiP)을 받았고, 지난달엔 그리스 선주사 캐피탈, 로이드선급과 3자 사업협약을 맺었다.

첫 상업용 FDC 서비스 목표 시점은 오는 2028년 2분기다. 국내 조선사 중 구체적 일정을 공개한 것은 삼성중공업이 처음이다.

FLNG 사업 기반으로 신사업 진행

두 개 신규 사업 밑바탕에는 이미 궤도에 오른 삼성중공업 FLNG 사업이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들어 FLNG 누적 수주액 1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올해 목표(139억 달러)의 72%를 채웠다.

실적도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2조4943억 원이던 분기 매출액은 2분기 2조6709억 원, 3분기 2조6348억 원, 4분기 2조8379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고, 올해 1분기엔 2조902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1분기 1231억 원 에서 2분기 2048억 원, 3분기 2381억 원, 4분기 2962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엔 2번 도크 재가동 효과가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시차와 성과급 회계방식 변화가 겹쳐 2731억 원을 기록했다.

연간 실적도 늘어났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10조6500억 원으로 전년 9조9031억 원 대비 7.5% 늘었고, 영업이익은 8622억 원으로 전년 5027억원 대비 71.5% 증가했다.

삼성중공업 실적 및 주가 추이. /자료=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 실적 및 주가 추이. /자료=삼성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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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기대감, 주가에도 반영

주가에도 이러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지난해 9월 2만8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3분기 실적 발표 직후인 10월 27일 하루 만에 17.3% 오른 2만9100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1분기 실적 호조와 신사업 기대감을 기반으로 지난 4월과 5월 장중 3만5350원까지 상승하며 연고점을 찍었다.

이후 시장 전반의 조정 흐름과 맞물려 지난 20일 2만950원까지 밀렸다가, 사흘 연속 오르며 23일 2만3650원으로 마감했다.

증권가 역시 FLNG 시장 지배력을 기반으로 긍정적 평가를 제시했다. 클락슨 기준 삼성중공업 FLNG 수주잔고·선대 점유율은 44%로 1위이고, 3mtpa급 이상 초대형 FLNG는 사실상 삼성중공업이 전량 수주하고 있다.

다만 FDC와 FSMR 모두 아직은 개념승인이나 양해각서 단계에 머물러 있어 당장 매출로 잡히는 계약은 없다.

2분기 실적이 관건

본격 시험대는 2분기부터다. 증권가에선 삼성중공업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인 매출 3조2510억 원, 영업이익 3930억 원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생산기지(글로벌 오퍼레이션) 첫 호선 건조로 아직 수익성이 국내 대비 낮은 데다 성과급 회계 반영 방식이 바뀐 영향이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은 환율 100% 헤지 전략으로 원화 약세 수혜를 보는 경쟁사보다 수익성 개선 속도가 더딜 수 있다고도 짚었다.

방위사업 공백이라는 약점도 있지만, 최근 미국 GD NASSCO와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를 진행하고 Vigor Marine Group과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점진적으로 메워지는 모습이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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