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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 입증하면 공공임대주택 승계 가능…전국 지방도시공사로 확대

마혜경 기자

human070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22 15:45

국민권익위, 17개 시·도 지방도시공사에 제도 개선 권고
주민등록 미전입자도 실거주 입증하면 임차권 승계 허용 추진

실거주 입증하면 공공임대주택 승계 가능…전국 지방도시공사로 확대
[한국금융신문 마혜경 기자] 공공임대주택에서 오랫동안 함께 살아왔음에도 주민등록을 옮기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임차권 승계를 받지 못했던 주거 취약계층의 불합리한 사례가 개선될 전망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실거주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경우 주민등록 전입 여부와 관계없이 공공임대주택 임차권 승계를 인정할 수 있도록 전국 지방도시공사를 대상으로 제도 개선을 권고하면서 주거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2일 공공임대주택 임차인이 사망한 뒤 함께 거주하던 상속권자가 주민등록 미전입을 이유로 임차권 승계를 받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 17개 시·도 지방도시공사에 '공공임대주택 실거주 증명기준 개선 및 마련'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현행 공공임대주택 제도에서는 임차인이 사망하면 배우자나 자녀 등 무주택 상속권자가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임차권을 승계해 계속 거주할 수 있다. 그러나 실거주 여부를 대부분 주민등록 전입 사실로 확인하고 있어, 실제 함께 생활했더라도 주민등록을 이전하지 못한 경우에는 승계가 어려운 사례가 적지 않았다.

특히 채무로 인한 보증금 압류 우려나 경제적·개인적 사정 등으로 주민등록을 이전하지 못한 채 장기간 함께 거주하는 사례가 현실에서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일부 지방도시공사의 제도는 이러한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실제 거주 사실을 입증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임차권 승계가 거부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자체 규정을 통해 주민등록을 이전하지 않았더라도 다양한 자료를 통해 실거주 사실이 확인되면 임차권 승계를 허용하고 있다. 반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를 비롯한 일부 지방도시공사는 이와 같은 자체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주민등록 미전입 상속권자의 경우 실거주 여부를 확인할 절차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국민권익위는 이러한 제도적 차이가 국민들의 주거 안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고 전국 지방도시공사에 동일한 기준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앞으로는 주민등록 전입 여부만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실제 거주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될 전망이다.
이번 제도 개선의 계기가 된 실제 사례도 있다. 국민권익위에 접수된 한 고충민원에 따르면 A씨는 10살 때 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와 헤어진 뒤 40년 만에 뇌경색을 앓고 있던 어머니를 다시 만나 공공임대주택에서 15년 동안 함께 생활하며 극진히 간병했다.

그러나 어머니가 사망한 이후 관할 지방도시공사는 주민등록이 전입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임차인 명의 변경을 거부했고, A씨에게 퇴거를 통보했다. 장기간 실제 거주하며 가족을 돌봤음에도 행정상 주민등록이 없다는 이유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된 것이다.

국민권익위는 민원 조사 과정에서 대중교통 이용 내역과 생활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 A씨가 실제 장기간 거주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해당 지방도시공사에 임차권 승계를 허용하도록 의견을 제시했고, 결국 A씨는 계속 거주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게 됐다.

권익위는 이 같은 사례가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 미비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하고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에 착수했다.

특히 현행 일부 기관에서는 실거주를 증명하기 위한 자료로 신용카드 이용내역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저신용자나 경제적 취약계층은 신용카드 발급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현실적으로 증명자료를 제출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실제 함께 거주했더라도 증빙자료를 마련하지 못해 임차권 승계를 포기하거나 퇴거해야 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주거복지 사각지대가 형성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SH와 GH 등 관련 규정이 없는 지방도시공사에 주민등록 미전입 상속권자도 실거주를 증명할 수 있는 자체 규정을 신설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전국 17개 시·도 지방도시공사에는 기존 신용카드 이용내역뿐 아니라 휴대전화 발신내역 등 실제 생활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실거주 증명자료로 폭넓게 인정하도록 개선을 권고했다. 이를 통해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취약계층도 보다 쉽게 실거주 사실을 입증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제도 개선이 시행되면 주민등록 여부만으로 승계 여부를 판단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거주 사실을 중심으로 보다 합리적인 심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경제적 사정이나 불가피한 이유로 주민등록을 이전하지 못했던 취약계층의 주거권 보호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삼석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번 제도개선 권고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주민등록을 이전하지 못한 취약계층이 억울하게 공공임대주택에서 퇴거당하는 일을 예방하고 주거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주거 안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불합리한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권고는 단순히 임차권 승계 절차를 보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생활 여건을 반영한 행정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 전국 지방도시공사가 권익위 권고를 반영해 관련 규정을 정비할 경우 주민등록 미전입이라는 형식적 기준 때문에 삶의 터전을 잃는 사례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며, 공공임대주택의 본래 목적에 맞는 실질적인 주거 안전망 구축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혜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human07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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