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의 제조AI 대전환 정책과 금융위원회의 국민성장펀드를 연계해 AI팩토리, 로봇, 미래차, 반도체 등 첨단 제조 프로젝트에 장기 인내자본을 공급하는 것이 골자다.
금융위원회와 산업통상부는 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국민성장펀드-M.AX 프론티어 프로젝트’ 민관 합동간담회를 열고 피지컬AI 선도기업과 프로젝트 발굴·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29일 발표된 ‘AI 혁명 3대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피지컬AI 분야를 구체화하기 위한 후속 성격이다. 금융위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AI·로봇·미래차·방산·반도체·이차전지 등 6개 분야에 올해 약 16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LS전선, CJ대한통운, 이수페타시스, 대성하이텍, 두산로보틱스, 원익로보틱스, 현대모비스, LX세미콘, 매그나칩반도체 등 제조·로봇·미래차·반도체 분야 기업들이 참석했다. 금융권에서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농협금융지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의 IB부문 부행장들과 모건스탠리가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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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기사 모아보기 “판 바뀔 때 먼저 공간 차지해야”…‘원팀’ 중요성 강조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현재 산업 환경을 “대전환의 시기”로 규정하며 피지컬AI 선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불확실성이 큰 신산업 분야에서는 기업 혼자 위험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산업계가 얼라이언스를 꾸리듯 금융 역시 ‘원팀’으로써 생태계의 한 축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새로운 길이 열렸지만 선점까지 하려면 당연히 어렵고, 위험과 불확실성이 도처에 깔려 있다”며 “이럴 때는 연합작전을 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혁신적으로 도전할 때 그 위험을 나눠주지 않으면 결국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된다”며 “금융위도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연합작전의 파트너로서 큰 몫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 “한국, 제조역량 기반 피지컬AI 기회 있다”
주제발표를 맡은 신영석 모건스탠리 부문장은 AI가 차세대 제조업 슈퍼사이클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을 다시 보기 시작한 배경에도 AI 산업 성장과 제조업 경쟁력이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신 부문장은 “AI 산업 성장으로 반도체가 각광받고 있지만 수혜는 반도체에만 그치지 않는다”며 배터리, 전력, 로봇, 모빌리티 등 제조 기반 산업 전반이 피지컬AI 전환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피지컬AI 성장의 최대 기회 중 하나로 제시했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AI 플랫폼과 컴퓨팅에서 우위가 있고, 중국은 원가 경쟁력과 공급망에서 강점을 보인다. 반면 한국은 아직 휴머노이드 양산 규모는 초기 단계지만 반도체와 제조 현장, 글로벌 제조기업 기반을 갖추고 있어 중장기 상용화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발표를 통해 한국의 강점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반, 현대자동차그룹과 보스턴다이내믹스 협력 기반, 제조업 공급망 통합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경쟁 선진국으로 제시된 중국은 2025년 기준 전 세계 휴머노이드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하고, 미국은 엔비디아와 구글 딥마인드 등 AI 소프트웨어·컴퓨팅 역량에서 앞선 것으로 비교됐다.
국민성장펀드로 연결되는 산업-금융, ‘원팀’ 필요성 강조
산업통상부는 이날 국민성장펀드와 연계할 수 있는 M.AX 투자 희망 사례를 소개했다. 핵심 분야는 AI팩토리, 로봇, AI반도체다.
AI팩토리 분야에서는 LS전선의 동해 공장 증설과 AI 기반 해저케이블 불량판별 모델 개발이 대표 사례로 제시됐다. 해저케이블은 글로벌 전력망 확충과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에 따라 중요성이 커지는 분야다. 여기에 AI 품질검사와 생산공정 고도화를 결합해 제조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로봇 분야에서는 제조업종 작업에 특화된 ‘스페셜리스트 로봇’ 육성이 강조됐다. 물류 특화 휴머노이드, 화학 특화 휴머노이드 등 산업 현장별 수요에 맞춘 로봇 개발이 거론됐다. 정부는 현재 1% 수준인 글로벌 휴머노이드 생산량 비중을 장기적으로 20%까지 끌어올리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부품 개발, 로봇 실증, 제조 현장 적용 등을 국민성장펀드와 연계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손영채 금융위 국민성장펀드 추진단장은 M.AX 얼라이언스와 연계한 국민성장펀드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올해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30조원 이상의 지원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AI반도체, 이차전지, 미래차, 로봇, 방산 등 6개 분야를 우선 투자 대상으로 보고 있다.
손 단장은 피지컬AI를 AI 혁명을 실현할 3대 메가프로젝트 중 하나로 설명했다. 피지컬AI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데이터가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하는 분야인 만큼 개별 기업의 투자만으로는 성장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금융위는 국민성장펀드 지원 방향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범부처 연계 강화다. 과기정통부와 산업부 등으로 나뉘어 있던 기존 지원 방식을 넘어 기초연구부터 사업화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방식으로 정책금융을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둘째는 선도기업 중심 육성이다. 대규모 투자와 기술혁신으로 산업 생태계를 이끌 수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자금을 공급해 협력기업 성장까지 견인하겠다는 구상이다. 셋째는 10년 이상의 장기 인내자본 공급이다. 단기 수익성보다 기술 선점과 산업 생태계 조성에 초점을 맞춰 기업들이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금융위는 성장기업발굴협의체와 국민성장펀드추진단을 통해 투자 대상을 검토하고,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투자심사 절차를 거쳐 자금을 집행할 계획이다.
산은·기은·은행권, 생산적금융 실행력 시험대
이번 간담회는 국민성장펀드가 기존의 정책펀드를 넘어 금융권의 생산적금융 실행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가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산업은행은 국민성장펀드 집행과 투자심사의 핵심 축을 맡고, 기업은행은 제조 중소·중견기업 네트워크를 활용한 현장 수요 발굴 역할에 나서는 식이다.농협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금융권도 간담회에 참석하면서 민간 금융회사의 참여 방식에도 관심이 모인다. 금융당국이 국민성장펀드를 민간투자 촉진의 마중물로 제시한 만큼, 은행권 역시 단순 출자나 대출을 넘어 첨단 제조 프로젝트의 구조화금융, 공급망 금융, 해외 진출 금융지원 등으로 역할을 넓힐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피지컬AI는 성장성이 크지만 투자 회수 기간이 길고 기술 불확실성도 높다. 로봇 핵심부품과 AI컴퓨팅, 일부 반도체 분야의 해외 의존도도 여전히 부담이다. 은행권 입장에서는 정책기조에 맞춘 생산적금융 확대와 함께 자본부담, 리스크관리, 수익성 확보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는 첨단산업에 필요한 대규모 장기자금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도 “실제 성과는 정책금융과 민간금융이 얼마나 촘촘하게 역할을 나누고, 투자 이후 기업 성장까지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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