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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판보다 50% 계약이 좋다…분양영업팀의 계산법 [분양의 설계자들②]

조범형 기자

chobh0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12 18:45

방문객들이 견본주택의 유니트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모습./사진=조범형 기자

방문객들이 견본주택의 유니트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모습./사진=조범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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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수요자들이 실제 상품을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공간은 견본주택(모델하우스)이다. 수백명이 줄을 서고 상담석마다 방문객이 가득한 견본주택을 건설사나 시행사가 직접 운영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별도의 분양영업 조직이 모델하우스 운영부터 상담·계약·예비당첨자 관리까지 분양 실무 전반을 맡는 경우가 많다.

흔히 '분양대행사'로 불리는 조직도 대부분 이 영업 조직을 가리킨다. 광고·홍보를 담당하는 대행사와 달리 분양영업 조직은 실제 계약 실적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맡는다. 청약 접수 이후 계약 체결 여부에 따라 사업 성패가 갈리는 만큼 현장에서는 계약률 관리가 가장 중요한 업무로 꼽힌다.

◇ 청약 끝나면 시작되는 '계약률 전쟁'

일반 수요자들은 청약 당첨 발표가 끝나면 분양 절차도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시점부터가 본격적인 영업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분양영업 조직은 당첨자 발표 이후 정당계약 기간 동안 계약 체결 현황을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계약 포기 물량이 발생하면 예비당첨자를 대상으로 추가 안내에 나서고, 필요할 경우 잔여 물량 판매 전략도 수립한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정당계약 첫날부터 계약률을 시간 단위로 체크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특히 초기 계약률은 이후 영업 전략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다. 계약률이 높으면 예비당첨자 관리에 집중하지만, 예상보다 낮을 경우에는 잔여 물량 판매 계획을 조기에 준비해야 한다. 실제 현장에서는 정당계약 기간에 확보한 계약률이 분양 성패를 가르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 '완판이 꼭 최고의 성과는 아니다'

분양영업팀이 바라보는 성공 기준은 시행사나 조합과 다소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사업 주체는 청약 이후 빠른 완판을 선호하지만, 현장 영업 조직은 계약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과 성과가 얼마나 드러나는지도 중요하게 평가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당계약 이후 예비당첨자 계약과 추가 상담이 이어지는 사업장을 선호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한다. 계약을 직접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영업 조직의 역할과 성과가 보다 분명하게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정당계약률이 50~60% 수준에서 형성된 뒤 예비당첨자 계약과 추가 상담을 거쳐 계약률을 끌어올리는 사업장이 영업 조직 입장에서는 오히려 성과를 보여주기 좋은 경우도 있다"며 "청약 직후 곧바로 완판되면 영업 조직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행사나 조합에서는 '분양가를 낮게 책정했기 때문에 잘 팔린 것 아니냐'고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며 "반면 초기 계약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상황에서 예비당첨자 관리와 추가 영업을 통해 계약률을 끌어올리면 영업 조직의 성과를 설명하기가 훨씬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도권 청약에 나선 접수 경쟁률./자료=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일부 캡처

올해 수도권 청약에 나선 접수 경쟁률./자료=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일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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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는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시장 상황과 입지, 분양가 수준에 따라 계약 양상은 달라질 수 있으며 시행사와 조합 입장에서는 여전히 빠른 계약 완료가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로 꼽힌다.

◇ 모델하우스부터 지역 중개업소까지 총동원

분양영업 조직의 업무는 모델하우스 상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방문객 데이터 관리·상담 인력 운영·예비 고객 관리·지역 중개업소 네트워크 구축 등도 주요 업무에 포함된다. 사업장에 따라서는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아 사업 내용을 설명하고, 입지와 상품 정보를 공유하는 활동도 이뤄진다.

견본주택 개관 이후에는 방문객 수와 상담 건수, 청약 의향 고객 비율 등을 분석해 영업 전략을 수정하기도 한다. 광고와 홍보를 통해 유입된 수요를 실제 계약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분양영업 조직이 담당하는 구조다.

분양시장 호황기에는 청약만으로 계약이 마무리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분양가 상승과 금융비용 부담, 지역별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계약 단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 분양 흥행의 마지막 퍼즐

분양 현장은 시행사·조합·시공사가 사업 의사결정을 맡고, 광고·홍보 조직이 시장에 사업을 알리며, 분양영업 조직이 실제 계약을 담당하는 구조로 움직인다. 여기에 주차·안내·시설관리 등을 맡는 운영 조직이 더해져 하나의 분양 현장이 완성된다.
견본주택 유니트를 확인한 방문객들이 상담석에서 분양가와 대출 가능 여부 등 상담하기 위해 대기하는 모습./사진=조범형 기자

견본주택 유니트를 확인한 방문객들이 상담석에서 분양가와 대출 가능 여부 등 상담하기 위해 대기하는 모습./사진=조범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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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분양영업팀은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접점에 있다. 청약 상담부터 계약 체결, 예비당첨자 관리까지 분양 과정의 마지막 단계를 책임진다.

업계 관계자는 "광고가 관심을 끌고 홍보가 정보를 전달한다면 분양영업 조직은 최종적으로 계약을 성사시키는 역할"이라며 "분양시장이 어려워질수록 현장 영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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