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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에서 DL이앤씨까지…‘e편한세상·아크로’로 바꾼 주거 기준 [건설 브랜드의 역사⑥]

조범형 기자

chobh0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26 09:00

=87년 대림 역사…‘e편한세상’ 출범
=주거기술 혁신…‘아크로’로 확장

1939년 인천 부평역 앞에서 문을 연 부림상회. 건축자재를 팔던 작은 상회가 오늘날 DL이앤씨로 이어지는 87년 건설 역사의 출발점이 됐다. /사진제공=DL이앤씨

1939년 인천 부평역 앞에서 문을 연 부림상회. 건축자재를 팔던 작은 상회가 오늘날 DL이앤씨로 이어지는 87년 건설 역사의 출발점이 됐다. /사진제공=DL이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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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올해 창립 87주년을 맞았다. 1939년 건축자재를 판매하던 작은 상회에서 출발한 대림은 국가 기반시설 건설과 주택 공급을 통해 성장했다. 특히 2000년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을 선보이며 건설사 이름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주택시장의 경쟁 구도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후 에너지 절감 기술과 가변형 평면,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개발하며 주거 품질 개선에 나섰다. 고급 주거 브랜드 '아크로(ACRO)'로 사업 영역을 넓혔으며, 2021년 DL이앤씨 출범 이후에는 두 브랜드를 중심으로 주택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 1939년 부림상회에서 출발…87년 건설 역사 이어온 대림

DL이앤씨의 모태는 창업주 고 이재준 명예회장이 1939년 10월 10일 인천 부평역 앞에 설립한 부림상회다. 목재 등 건축자재를 취급하던 부림상회는 1947년 대림산업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건설사업을 본격화했다.
대림산업은 경부고속도로와 국회의사당, 잠실올림픽주경기장, 서해대교 등 주요 국가 기반시설 건설에 참여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주택사업에서는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과 강남구 압구정동, 서초구 방배동 등에 대림맨션과 대림아파트를 공급했다. 당시 국내 아파트 시장에서는 건설사 이름을 단지명에 사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러한 흐름은 2000년대 들어 달라졌다. 건설사들이 독자적인 아파트 브랜드를 도입하면서 입지와 규모뿐 아니라 설계, 편의시설, 브랜드 이미지 등이 주요 경쟁 요소로 떠올랐다.

◇ 2000년 'e편한세상' 론칭…아파트 브랜드 시대 본격화

대림산업은 2000년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을 출시하며 브랜드 아파트 시장에 진출했다.

e편한세상은 건설사 사명 대신 독자적인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국내 1세대 아파트 브랜드다. 브랜드명에 포함된 알파벳 'e'는 인터넷과 이메일 등 정보통신 기술을 상징했다.

출시 초기에는 초고속 정보통신망과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강조했으며, 이후 편안함과 실용성을 중심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발전시켰다.

e편한세상 출시 전후로 국내 주요 건설사들도 자체 아파트 브랜드를 잇달아 도입했다. 주택시장의 경쟁 역시 시공사의 인지도뿐 아니라 브랜드별 상품과 주거 서비스로 확대됐다.

2020년 6월에는 출시 20주년을 맞아 브랜드 이미지(BI)를 개편했다. 기존 브랜드명을 제외하고 구름 심볼과 오렌지색을 강조했으며, 새로운 슬로건 '엑설런트 라이프(For Excellent Life)'를 도입했다.

◇ D.House·에너지 절감 주택 등 상품 차별화…주거 공간 혁신 지속

대림산업은 브랜드 출시 이후 에너지 효율과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주거기술 개발에도 나섰다.

2005년 경기 용인 연수원에 패시브하우스 개념을 적용한 에너지 절감 실험주택을 건립했다. 단열과 기밀 성능을 강화해 냉난방 비용을 줄이도록 설계했으며, 이후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며 공동주택의 에너지 소비량을 낮추는 방안을 연구했다.

2016년 2월에는 내부 공간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주거 플랫폼 '디하우스(D.House)'를 공개했다. 주방과 욕실 등 설비 공간을 제외한 내부 구조벽을 최소화해 입주자의 생활방식에 따라 방의 개수와 배치를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술은 경기 광주시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 573가구 규모 단지의 일부 주택형에 처음 적용됐다.

2019년에는 빅데이터 기반 주거 플랫폼 'C2 하우스(C2 House)'를 도입했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나란히 배치하는 원스톱 세탁존, 대형 현관 팬트리, 넓은 주방 창호 등 생활 편의성을 고려한 설계가 특징이다.

C2 하우스는 경기 하남시 '감일 에코앤 e편한세상'에 처음 적용됐다. 공간의 크기뿐 아니라 가사 동선과 수납 효율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21년에는 층간소음 저감을 위해 12개 특허 기술을 적용한 5단계 차음 구조의 '디 사일런트 플로어(D-Silent Floor)'를 개발했다. 당시 현장 성능평가에서 중량충격음 2등급을 인정받으며 층간소음 저감 기술력을 확보했다.

이러한 기술 개발은 아파트 브랜드 경쟁이 외관과 이미지에서 에너지 성능, 공간 활용, 생활 편의성 등 주거 품질로 확대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 '아크로'로 하이엔드 확장…DL이앤씨 출범 후 브랜드 체계 고도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조감도. 한강변 고급 주거단지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이 아파트는 2016년 입주한 1612가구 규모로, DL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대표하는 단지다. /사진제공=DL이앤씨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조감도. 한강변 고급 주거단지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이 아파트는 2016년 입주한 1612가구 규모로, DL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대표하는 단지다. /사진제공=DL이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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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은 e편한세상과 별도로 고급 주거시장을 겨냥한 '아크로' 브랜드를 육성했다.

아크로는 그리스어로 가장 높은 곳과 정상을 뜻하는 '아크로스(Akros)'에서 유래했다. 1999년 11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준공한 490가구 규모의 '대림아크로빌'을 시작으로 고급 주상복합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일반 아파트로 적용 범위를 넓혔다. 대표적인 단지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다. 반포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한 이 단지는 2013년 분양해 2016년 입주했으며, 총 1612가구로 구성됐다.

아크로리버파크는 한강변 입지와 고급 주거상품을 앞세워 강남권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2019년 전용면적 59㎡가 23억9800만원, 전용면적 84㎡가 34억원에 거래됐다. 특히 전용 84㎡는 공급면적 기준 3.3㎡당 1억원을 기록하며 고가 아파트 시장의 상징적인 단지로 떠올랐다.

대림산업은 2019년 11월 아크로의 브랜드 이미지를 전면 개편했다. e편한세상과 공유하던 오렌지색 구름 심볼을 분리하고 독자적인 모노그램 로고를 도입했다.

아크로를 대표하는 또 다른 단지는 2020년 12월 준공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다. 280가구 규모로, 2017년 분양 당시 3.3㎡당 평균 분양가가 4750만원에 달하며 고급 주거시장에서 주목받았다.

2021년 1월 대림산업의 기업 분할로 DL이앤씨가 출범하면서 두 브랜드의 역할도 구분됐다. e편한세상은 일반 주택시장을, 아크로는 고급 주거시장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경기 안양시 '아크로 베스티뉴' 1011가구와 서울 서초구 '아크로 리츠카운티' 707가구, '아크로 드 서초' 1161가구 등으로 공급 범위를 넓혔다.

도시정비사업에서도 아크로 브랜드를 활용한 수주 성과를 거뒀다. 2024년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4차와 강남구 도곡개포한신 재건축사업의 시공권을 확보했으며, 2025년 5월에는 용산구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한남5구역에는 '아크로 한남'을 제안했다.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에서는 '아크로 성수'를 앞세워 시공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DL이앤씨는 단독 응찰로 경쟁입찰이 유찰된 이후 지난 1일 수의계약을 위한 제안서를 제출했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오는 11월 21일 열릴 예정이다.

1939년 부림상회에서 시작된 대림은 건설사 이름을 내건 아파트 공급에서 독자 브랜드 구축과 주거기술 개발, 하이엔드 시장 진출로 사업을 발전시켜 왔다. DL이앤씨가 e편한세상과 아크로의 상품 경쟁력을 어떻게 강화할지가 향후 주택사업 성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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