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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재건축 조합은 왜 '신탁' 방식을 택했나 [신탁 부흥기-下]

조범형 기자

chobh0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09 18:47 최종수정 : 2026-06-10 10:35

신탁사를 통해 신탁 방식으로 진행하는 목동 14개 단지./AI 생성이미지

신탁사를 통해 신탁 방식으로 진행하는 목동 14개 단지./AI 생성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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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에서 신탁 방식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정비사업 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목동 신시가지 14개 단지 가운데 8개 단지가 신탁 방식을 채택했다. 서울 주요 재건축 사업지 가운데서도 보기 드문 사례다.

재건축 시장에서 신탁 방식은 조합이 직접 사업을 추진하는 대신 신탁사가 사업시행자를 맡아 사업 전반을 관리하는 구조다. 조합 방식과 함께 대표적인 사업 추진 모델로 꼽히며, 최근 목동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사업 효율성과 전문성을 앞세운 대안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 낮은 용적률·높은 사업성…신탁사 몰린 목동

업계에서 목동 재건축이 신탁사들의 관심을 끄는 가장 큰 이유로 꼽는 건 사업성이다.
목동 신시가지는 1980년대 후반 조성된 저층 중심 단지로 상대적으로 용적률이 낮은 편이다. 재건축 이후 확보할 수 있는 연면적과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날 여지가 커 사업성이 우수한 사업지로 평가받는다. 재건축 완료 시 현재 2만6629가구는 약 4만7000여 가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 도심에서 이 정도 규모의 주택 공급이 가능한 사업지는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신탁사들도 목동을 핵심 전략 사업지로 보고 있다. 현재 한국자산신탁(대표이사 신찬혁), 하나자산신탁(대표이사 민관식), 한국토지신탁(대표이사 최윤성), KB부동산신탁(대표이사 성채현), 우리자산신탁(대표이사 김범석), 대신자산신탁(대표이사 김송규) 등 6개 신탁사가 참여하고 있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사업 추진이 어려운 사업장뿐 아니라 사업성이 우수한 대형 재건축 사업지에서도 신탁 방식을 적극 검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사업 초기부터 조합 방식과 신탁 방식을 함께 비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 사업관리 전문성 강점…조합 부담 줄여

신탁 방식의 가장 큰 강점은 사업 관리 전문성이다.

신탁사는 사업시행자로서 자금 관리와 사업비 집행, 인허가 지원, 시공사 선정 등 사업 전반을 담당한다. 주민 입장에서는 조합 운영에 따른 업무 부담을 줄이고 사업 관리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규모 정비사업은 사업 기간이 길고 이해관계자가 많아 전문적인 사업 관리 역량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신탁 방식이 사업 추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비 집행과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 수수료·주민 통제권은 여전한 과제

반면 신탁 방식이 모든 사업지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데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신탁 수수료 부담과 주민 통제권 문제가 대표적이다. 신탁사가 사업의 중심 역할을 맡는 구조인 만큼 조합 방식에 비해 주민 의견이 직접 반영되는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택도시연구실 연구위원(도시 및 지역계획학 박사)는 "신탁 방식과 조합 방식은 각각 장단점이 존재한다"며 "신탁이 조합을 대체하는 구조라기보다는 두 방식이 공존하는 형태로 시장이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 내부에 신뢰받는 리더십이 형성돼 있다면 조합 방식이 갖는 장점도 분명하다"며 "주민 간 갈등 조정이나 의견 수렴 과정에서는 조합 방식이 더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 목동이 신탁 방식 확산의 기준점 될까

전문가들은 목동 재건축이 향후 신탁 방식의 경쟁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목동은 사업성이 우수하고 신탁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업지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재건축 사업장과 차이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태희 연구위원은 "목동 사례는 서울 정비사업 시장에서 신탁 방식이 얼마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수 있다"면서도 "신탁사 역시 사업성이 낮거나 위험이 큰 사업장에는 쉽게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에 모든 재건축 사업이 신탁 방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목동 재건축의 성패는 신탁 방식의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사업 추진 속도와 주민 만족도, 사업 관리 역량 등이 향후 신탁 방식 확산 여부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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