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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김민식, 글로벌 투자자 설득해 15억弗 조달 [나는 CFO다]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18 00:00 최종수정 : 2026-05-18 09:23

JP모건 등 거친 글로벌 IB 전문가
국내 시장 외면받자 글로벌 ‘집중’
‘은행 보증’ 3년 만에 외화채 발행

▲ 김민식 SK온 CFO

▲ 김민식 SK온 CFO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SK온(대표 이석희닫기이석희기사 모아보기·이용욱)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구조적 불황기를 맞아 고군분투하고 있다. 올해는 부채 상환과 ESS(에너지저장장치),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투자 재원까지 마련해야 한다.

지난해 SK온에 합류한 김민식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재무 불안 등을 이유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외화채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그는 취임 이후 직접 해외 투자 로드쇼를 진행하는 등 동분서주한 결과 최근 외화채 시장에서 약 15억 달러 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통합 SK온 초대 CFO

1974년생인 김민식 CFO는 지난해 8월 SK온과 SK엔무브 통합 발표 직후 합류했다. 글로벌 IB 업계에서 약 30년간 경력을 쌓은 재무통이다. 1998년 PwC 미국 댈러스 지점에서 M&A 자문 역할을 시작한 뒤 JP모건, 골드만삭스, KTB투자증권 등 글로벌 주요 IB 업체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9년 티스톤프라이빗에쿼티에서 기업들 투자 집행 전 내부 실사와 투자승인위원회 심의를 담당했다. 이후 2013년 SC제일은행 기업금융부 본부장 등을 거쳐 2021년 JP모건에 다시 합류했다. JP모건에서는 중견기업금융부 총괄 본부장, JP모건체이스은행 서울지점 기업금융부 수석본부장 등을 지냈다.

김민식 CFO 합류 직전인 지난해 8월 SK온은 SK이노베이션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와 합병했다. SK온 실적 악화로 재무 불안이 가중되자, 상대적으로 안정적 이익을 내고 있는 SK엔무브를 흡수한 것이다.

SK온은 2021년 10월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 사업 부문이 물적 분할되어 출범했지만, 늦은 시장 진입과 캐즘 등으로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SK온은 2022년 약 1조 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2023년 5818억 원, 2024년 1조865억 원, 2025년 2737억 원 등 최근 4년간 누적 약 4조 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2024년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2025년 2월 SK앤텀 등 자회사들을 SK온에 흡수·합병시켰다. 이는 그룹 리밸런싱 기조에 맞춰 사업구조 효율화와 미래 배터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였다.

김민식 CFO는 통합 SK온 첫 재무 책임자로서 재무 안정화와 ESS, 전고체 배터리 등 선행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금 마련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김 CFO가 다양한 글로벌 IB에서 기업 진단과 투자 자문을 맡아온 경험이 있는 만큼 기대감도 크다.

국내 재원 조달 ‘막막’

SK온이 지난해 11월 알짜 계열사 SK엔무브와의 합병을 마무리했지만, 김민식 CFO가 맞닥뜨린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SK온을 외면할 정도로 재무 불안 상황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 진입이 상대적으로 늦은 SK온은 차입과 부채를 늘려 투자를 확대했다. 실제 SK온 CAPEX(자본적 지출)는 설립 초창기인 2022년 약 5조 원 수준에서 2023년, 2024년 각각 약 9조 원 수준으로 급증하다 지난해 재무 안정화 기조에 따라 약 6조 원 수준으로 축소했다.

SK온이 CAPEX를 확대하던 과정에서 부채비율도 크게 올라갔다. 부채비율은 2023년 약 190%, 2024년 약 198%였고, 2025년에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200%를 훌쩍 넘어 약 250% 수준에 이르렀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도 2022년 약 16조 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약 20조 원 수준으로 늘었다. 이는 회사 자산 대비 차입금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재무 상황 악화는 자금 조달에도 제약을 가져왔다. SK온은 지난해 초 신용평가사 본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공모채 시장 진입을 검토했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이차전지 업황이 약화되고 회사 실적이 부진해 실제 공모채 발행에는 나서지 못했다.

결국 SK온은 공모채보다 발행이 빠르고 기업 평판 훼손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모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에만 사모채 시장에서 약 1200억 원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사모채는 공모채에 비해 금리가 높고 만기가 짧은 단점이 있다.

올해도 SK온 자금 압박은 계속된다. 지난해 말 기준 총부채 34조8806억 원 중 유동부채가 21조4628억 원이다. 유동부채는 1년 이내 상환·지급해야 하는 채무를 뜻한다. 이를 충당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20조8646억 원으로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100)이 약 97% 수준이다. 이는 단기 채무를 상환할 만한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약 5조 원 수준이다.

SK온은 올해 CAPEX 등 설비 투자는 전년 대비 대폭 줄어들 것이란 입장이다. SK온은 올해 1분기 약 3000억원 수준의 CAPEX를 지출했다.

외화채 시장서 15억 달러 ‘성공’

김민식 CFO는 지속되는 자금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외화채 시장에 주목했다.

실제 지난해 취임 직후 런던 등을 오가며 해외 투자자 대상 채권 설명회를 직접 진행했다.

아울러 SK온은 모회사 보증 대신 신용도가 높은 은행 보증을 선택하는 방안을 택했다. 김 CFO는 지난달 신한은행과 전기차용 이차전지 및 ESS 분야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생산적 금융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이 협약을 통해 신한은행은 SK온이 발행하는 5억 달러 규모 글로벌 본드에 신용보강(보증)을 제공했다.

이 전략이 성과로 이어졌다. 신한은행 보증 직후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SK온이 발행한 선순위 무담보 달러채에 ‘Aa3’ 등급을 부여했다. 무디스가 지난해 모회사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등급에서 ‘Ba1’로 하향 조정했을 때는 SK온 우량 등급 획득 기대가 낮았지만, 은행 보증이 신용평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된 것이다.

무디스는 “보증기관인 신한은행 신용도가 채권 등급에 직접 반영됐다”며 “은행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일반 무담보채나 예금보다 낮다는 점이 평가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그 결과 SK온은 지난달 5억 달러 규모 3년 만기 유로본드(RegS) 발행에 성공했다. 해당 자금은 ESS 전환 및 미래 배터리 생태계 구축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앞서 SK온은 지난 1월 미국 자회사 SK배터리아메리카를 통해 미국에서 3년물 10억 달러 규모 채권 발행에도 성공하며, 올해에만 총 15억 달러를 외화채 시장에서 조달했다. 이번 채권 발행에는 KB국민은행이 보증을 제공했다. SK온은 이 자금을 기존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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