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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원의 ‘휴머노이드 선언’...두산 ‘3차 대변신’ 이끌까 [K-휴머노이드 대전] ③ ‘오너 4세’ 주도 두산로보틱스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03 05:00

식음료→중후장대→미래기업
3차 대변신 이끄는 오너 4세
기술개발·인력에 과감한 투자
상용화·실적부진 고비 넘어야

▲두산로보틱스_휴머노이드_박인원. 사진 = 한국금융신문DB

▲두산로보틱스_휴머노이드_박인원. 사진 = 한국금융신문DB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2026년 시작과 함께 현대자동차그룹 ‘아틀라스’가 신선한 충격파를 던졌다. 삼성전자 ‘레인보우로보틱스’, 두산의 ‘두산로보틱스’도 자체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선언하며 본격 경쟁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현대모비스, 모델솔루션, 로보티즈 등 부품사들도 포트폴리오 변화에 나서고 있다. K-휴머노이드 관련 기업들 현황과 미래 전략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두산은 안주하지 않고 끊임 없이 변화를 시도한다. 과거 식음료 사업(1차)에서 중후장대(2차)로 변신했고, 다시 친환경 에너지·로봇·첨단 소재 등 미래 고부가 기술 기업으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선두 대열에 두산로보틱스가 있다.

두산로보틱스를 이끄는 인물은 오너 4세 박인원 대표(사장)다. 두산로보틱스가 두산 일가 미래 핵심 계열사임을 알 수 있다. 박인원 사장은 두산로보틱스를 기존 협동로봇 중심 구조에서 피지컬 AI 기반 산업용 휴머노이드로 대전환시키며 그룹 체질 개선 중심에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두산그룹 로봇 사업 책임

두산로보틱스 시작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두산그룹은 중간 지주사격인 디아이피홀딩스를 설립하고 사업 재편과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때 한국항공우주, KFC 등 비주력 계열사들이 디아이피홀딩스 산하로 이관돼 매각 및 처분 절차를 밟았다.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디아이피홀딩스는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했다. 그 일환으로 2015년 설립한 회사가 두산로보틱스 전신인 DRA다. 로봇 사업을 위해 외부 개발사를 인수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과 달리 두산그룹은 내부 역량을 결집해 자체 육성을 택했다.

지주사 두산은 2017년 디아이피홀딩스를 흡수합병하며 DRA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와 함께 사명을 현재 두산로보틱스로 바꾸고 본격적인 로봇 사업 육성을 천명했다. 박정원닫기박정원기사 모아보기 두산그룹 회장이 미래 사업으로 로봇을 점찍은 시기다.

두산로보틱스는 2018년 첫 산업용 협동로봇을 양산하며 성장했다. 두산그룹 전통적 중공업 노하우를 기반으로 국내 협동로봇 1위로 올라섰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도 탄탄하다. 지난해 말 기준 두산로보틱스는 전 세계 45개국에 100개 이상 딜러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글로벌 협동로봇 점유율 3위에 올랐다.

이를 기반으로 두산로보틱스는 2023년 10월 유가증권시장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당시 수요예측에 1,920개 기관이 참여해 약 272: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일반투자자 경쟁률은 약 524:1을 기록할 정도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공모가는 희망밴드 최상단인 2만6,000원으로 확정됐다. 10월 5일 거래 첫날 주가는 약 3배에 이르는 6만7,6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오너 4세, 휴머노이드 선언

두산로보틱스는 오너 4세, 박인원 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박승직 두산 창업주 증손이며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 손자다. 아버지는 박용현 두산그룹 8대 회장이다. 현재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과는 사촌지간이다.

1973년생인 박인원 사장은 1996년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두산에 입사했다. 이후 2003년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미국에서 돌아온 2005년 두산 전략기획 차장으로 회사에 복귀해 주로 전략·기획 분야에서 경영 수업을 받았다.

2008년 두산엔진으로 이동해 전략혁신 부장으로 재직했으며, 2010년 두산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겨 Water 기획 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2014년 두산중공업 EPC 영업담당 전무로 승진한 이후 2017년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2년까지 두산중공업에서 근무하다 2022년 12월 두산로보틱스 각자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박인원 사장이 2023년 두산로보틱스 상장까지 이끌었다는 점은 본격적으로 두산 오너 일가가 그룹 미래 사업을 직접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박인원 사장은 상장 이후 두산로보틱스를 협동로봇 중심에서 AI 기반 ‘지능형 로봇 솔루션’으로 전환하고, 휴머노이드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를 병행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쌓아온 하드웨어 노하우는 물론 로봇 부품 역량까지 산업용 휴머노이드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시험대 오른 미래 사업

두산로보틱스도 최근 로봇주 랠리를 타고 있다. 국내 협동로봇 1위 타이틀뿐만 아니라 박인원 사장 휴머노이드 사업 선언 영향도 있다.

현재 두산로보틱스 주가는 10만 원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3개월 전과 비교하면 약 50% 오른 수치다. 로봇주 랠리가 극에 달했던 1월 30일 기준 두산로보틱스 주가는 13만600원까지 거래됐다. 지난 27일 종가 기준 10만0,000원을 기록했다.

주가는 고공비행 중이나 정작 두산로보틱스 경쟁력에는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경쟁사 대비 상용화 계획이 늦다.

현대차그룹·보스턴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2028년까지 사업 현장에 투입하는 등 구체적 상용화 계획을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점찍은 레인보우로보틱스도 오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두산로보틱스는 아직 휴머노이드 개발 역량을 축적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당연히 구체적인 상용화 일정도 아직 분명하지 않다.

여기에 사업 전환과 휴머노이드 개발을 위한 투자가 증가하면서 실적이 나빠지는 점은 걱정거리다.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R&D센터 개소와 연구인력 채용 확대, 미국 로봇기업 원엑시아 인수 등으로 적자 폭이 더 커졌다. 지난해 두산로보틱스의 영업손실은 5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9.6% 감소한 330억 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 악화에도 두산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의지는 강하다. 지난해 연구 인력 증강과 M&A 외에 엔비디아와 휴머노이드 관련 협력을 발표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로봇 센서 전문기업 에이딘로보틱스와 ‘피지컬 AI 구현을 위한 로봇 및 휴머노이드 공동개발’ MOU를 체결하는 등 국내외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개발을 위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제조업 현장에서 숙련공 수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관련 기술 및 인재 확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휴머노이드 중심 두산로보틱스 장기 비전에 대한 일부 증권가 전망은 일단 긍정적이다. 최승환,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두산로보틱스에 대해 “엔비디아 플랫폼 기반 차세대 모션제어 기술을 개발하고, AI 및 휴머노이드 관련 전문인력을 대규모로 채용하는 등 로봇 수요 확대기에 착실히 대비하고 있다”며 “현재 준비 과정이 향후 폭발적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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