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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답이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트로이카로 미래를 제련하다

정채윤 기자

cy@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2-17 10:17

변호사 출신 3세, 현장 중심 경영으로 체질 혁신
트로이카 드라이브로 2차전지 등 성장동력 확보
美 사절단 합류…글로벌 공급망 재편 ‘시동’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 사진=고려아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 사진=고려아연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뉴욕의 로펌 변호사에서 온산제련소로 향한 3세 경영자.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범 고려아연 회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철학을 몸소 실천하며 적자를 흑자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리더십으로 회사를 세계무대 중심으로 이끌고 있다.

최 회장은 1975년 3월 17일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 졸업 후 애머스트대에서 수학·영문학 복수전공, 컬럼비아대 로스쿨 법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뉴욕에서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2007년 고려아연에 입사해 온산제련소 경영지원본부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2010년 페루 광산 회사(ICM 파차파키) 사장, 2012년 전략기획 부사장을 거쳐, 2014년 호주 아연제련소 SMC 사장을 역임하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특히 자진해서 맡았던 호주 SMC 사장 시절 기술 개발과 공정 개선에 주력해 만성 적자를 흑자로 전환시킨 데 이어 2018년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7,000만 달러(약 937억 원)를 내는 등 경영 능력을 실적으로 입증했다.

당시 최 회장은 아연괴 생산 효율을 높이는 조업 합리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물류비용을 절감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19년 고려아연 사장에 오른 뒤에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해 기존 제련 시스템을 발전시켰다. 또한 2차전지 필수 소재 전지박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신규 공장을 설립하는 등 신사업 추진에 앞장섰다.

사장으로 승진한 지 1년 6개월 만인 2021년 부회장에 올랐고, 동시에 작은아버지인 최창근 회장이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오너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이후 2022년 회장으로 승진했다.

최 회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부친 최창걸 명예회장 철학을 계승하며 현장 중심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호주 SMC 사장 부임 시절 현장에 체류하며 물류·생산 최적화를 이끈 것은 물론, 2020년 팬데믹 당시 자필 편지로 “현장으로 내려가 함께 고민하자”고 전 임직원에 전하며 물류 효율화·원가 절감 투자를 단행해 3년 연속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이 온산제련소 내 게르마늄 설비 신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고려아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이 온산제련소 내 게르마늄 설비 신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고려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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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에는 온산제련소 부반장 168명을 대상으로 4차례 현장 관리자 리더십 교육을 실시했다. 갈등 관리·팀워크 구축을 위한 실사례 토론으로 소통을 강화, 안전과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려아연의 미래 비전으로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미래 성장축으로 삼아 ESG와 지속가능성도 강조한다.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2차전지소재, 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자원순환 등 3가지 사업으로 고려아연의 미래 성장동력을 뜻한다.

또한 자원순환 사업을 통한 순환경제 체계 구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 회장의 자원순환 분야 사업은 제강분진, 전기전자폐기물, 태양광 패널 등을 수거한 뒤 처리 과정을 거쳐 비철금속 등을 추출하는 것이 골자다. 사업 목표는 2030년까지 연간 전자폐기물(E-waste) 23만 톤, 태양광 폐패널 32만 톤, 전후 폐배터리 10만 톤 처리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최 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소통 리더십으로도 돋보인다. 그는 항상 “출근해서 안전하게 잘 근무하고 저녁에는 건강하게 가족들과 함께하세요”라고 말하며 현장을 수시로 챙기를 리더로 알려져 있다.

상생경영에서도 그 진심이 돋보인다. 협력사에 현금 지급 1위로 신뢰를 쌓고, 중소기업 지원 펀드에 1,000억 원을 출자하며 “함께 성장하자”는 연대 문화를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유상증자 철회 사과 기자회견과 같은 위기 상황에는 “주주 신뢰 회복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하며 정도경영을 지켰다.

이러한 현장 중심 리더십은 최근 글로벌 행보에서도 빛을 발한다. 올해 8월 이재명 대통령 경제사절단에 동행해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 록히드마틴과 전략광물(게르마늄) 공급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미국 제련소 10조 원 투자 기반을 마련했다. 강경화 주미대사 면담까지 잇따른 실행력으로 “한미 동맹으로 미래를 열자”는 비전을 현실화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10월 경주 APEC CEO 서밋에서 “고려아연이 전략광물 공급망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선언하며 탈중국 리스크 속 한미 경제안보 협력을 강조했다. 로스쿨 M&A 전문가 출신의 글로벌 감각이 현장 경험과 결합돼 고려아연을 글로벌 공급망 리더로 이끌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영풍·MBK와의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미국 정부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 추진으로 주총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창립 51주년 메시지에서는 ‘연대의 힘’을 강조하며 지속 도약 의지를 다졌다. 현장 중심 리더십이 글로벌 승부수에서 결실을 맺는 결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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