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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집중투표제가 흔드는 표 대결 <이사회 톺아보기>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0-27 17:08

내년 6명 임기만료 최윤범-영풍·MBK 6대3
집중투표제 변수...'캐스팅보트' 선택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범 고려아연 회장과 영풍·MBK 간 끝나지 않은 경영권 싸움이 내년 주총에서 다시 맞붙는다. 집중투표제가 변수로 작용하며 표심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고려아연 반기보고서와 홈페이지에 따르면 회사 이사회 구성원은 총 19명이다. 이 가운데 최윤범닫기최윤범기사 모아보기 회장 측 11명, 영풍·MBK 측 4명으로 구성됐다. 나머지 4명(김경원·이형규·이상훈·이재용)은 법원 판결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는 최 회장 측 5명(최윤범·정태웅·황덕남·김도현·이민호), 영풍·MBK 1명(장형진) 등 6명이다. 올해 정기주총에서 이사수 상한(19명)이 통과됨에 따라 내년 선임할 수 있는 이사수도 6명이 최대다. 최 회장과 영풍·MBK가 6대3인 상황에서, 공석이 될 여섯 이사 자리를 두고 양측 간 치열한 표대결이 예고된다.

단순 표대결이라면 최대주주인 영풍·MBK가 유리하다. 의결권이 있는 주식 기준 지분율이 영풍·MBK는 47%로, 30% 안팎으로 추정되는 최 회장과 우호세력(한화 등)을 앞선다.

하지만 고려아연은 집중투표제를 도입했다. 집중투표제는 1주당 의결권이 선임할 이사 수만큼 늘어난다. 지분율이 낮은 최 회장 측도 늘어난 표를 원하는 후보에 몰아줘 이사회에 입성시킬 수 있다.

집중투표제 아래 특정 이사 수를 확보할 수 있는 최소 지분율 산식은 '원하는 이사 수를 전체 선임이사 수에 1을 더한 값으로 나눈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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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은 정관이나 지분율 변동이 없다고 가정해 이 같은 산식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별 의석 확보 가능성을 계산했다. 이에 따르면 영풍·MBK는 내년 3명, 내후년 5명 이사를 각각 넣을 수 있다. 최 회장 측은 내년 2명, 내후년 3~4명이다.

최 회장이 내년 주총에선 경영권을 지킬 가능성이 높으나 내후년엔 장담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날 수록 영풍 MBK가 유리해지는 구조다. 최 회장 입장에서는 국민연금이나 소액주주 등 제3세력 지지가 필수다. 이들의 표심을 통해 이사회 과반 의석을 확보해야만 내후년에도 경영권을 방어하며, 이후 법적 분쟁이나 지분 확대 등 전략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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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려아연 주가 흐름은 최윤범 회장에 웃어주는 그림이다. 3월 정기주총 이후 70만~80만원대에서 횡보하던 주가는 이달 중순 한때 130만대로 뛰었다.

주가 급등 배경은 미국과 중국의 희토류 갈등이다. 오는 30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갈등 봉합 분위기가 연출되며 고려아연 주가도 다시 110만원대로 하락했지만, 글로벌 공급망 투자를 선제적으로 단행한 최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수익률이 최우선인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경영진 교체라는 모험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의결자문사는 지난 주총에서 현 경영진을 유지하되, 영풍·MBK가 견제하는 지배구조 개선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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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권 5.5%를 가진 국민연금은 최윤범 회장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올해 주총에서는 양 측 추천 이사에 '반반' 나눠 찬성했다. 그러나 최 회장이 경영권 유지에 필수적인 '이사 수 상한'에도 찬성표를 던졌다. 경영권 분쟁에 직접 개입은 꺼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최 회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 매각 과정에서 국민적 비판을 받았던 MBK가 상대 진영에 있는 만큼, 국민연금이 이미지 리스크를 감안해 최 회장 측을 우호적으로 바라볼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주요 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의결권 5.8%)은 누구의 편도 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고려아연 기타비상무이사로 있던 김우주 현대차 전무(현 기아 전무)가 사임하고, 이어 올해 열린 두 차례 주총에서 모두 기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현대차그룹이 고려아연 지분을 넘겨받은 유상증자 건에 대한 1심 소송에서도 무효 판결이 났다. 현대차그룹이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기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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