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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 송병준 '트랜스 미디어' 전략, IP 확보로 새판 짠다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08 12:46

컴투스엔 지분 4.5% 레드아이스스튜디오에 양도 공시
컴투스 현금력 장애물 미디어 사업 살리기 승부수
원천 IP 수급+AI·XR 제작 인프라 결합 등 청사진

송병준 컴투스그룹 의장. / 사진-컴투스그룹

송병준 컴투스그룹 의장. / 사진-컴투스그룹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컴투스그룹을 이끄는 송병준 이사회 의장(GCIO)이 수년간 고전하던 미디어·콘텐츠 사업 부문 체질 개선을 위한 본격적인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K-웹툰 대표 주자 ‘레드아이스 스튜디오(레드아이스)’와 혈맹을 맺으며, 그동안 축적한 제작 역량에 글로벌 코어 IP(지적재산권) 라인업을 확보해 ‘원천 IP-게임화-영상화 밸류체인'을 본격 가동한다는 구상이다.

미디어 사업 부진 끊어낼 혈맹

8일 컴투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콘텐츠 비즈니스 자회사 '컴투스엔'의 주식 108만506주(지분율 약 4.5%)를 대표 레드아이스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레드아이스는 ‘나 혼자만 레벨업’, ‘전지적 독자 시점’, ‘도굴왕’, ‘템빨’ 등 인기 웹툰 IP를 보유한 글로벌 웹툰 스튜디오다. 다양한 원천 스토리를 웹툰으로 구현하는 제작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IP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으며, 콘텐츠 제작과 유통, 로컬라이징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컴투스와 레드아이스의 거래는 소규모 지분 매각 형태를 띠고 있지만, 본질은 송병준 의장이 수년 전부터 공들여온 '게임-미디어 트랜스미디어(Transmedia)' 청사진의 판을 새로 짜는 전략적 결단이라는 평가다.

송병준 의장은 컴투스를 중심으로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성장을 선언하며 미디어 사업을 확장했다. ‘원 소스 멀티 유즈’ 전략을 바탕으로 게임을 넘어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로 IP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송병준 의장은 지난 2021년 CG·VFX(시각특수효과) 전문기업 위지윅스튜디오를 약 1600억 원에 인수하고, XR·메타버스 실감형 콘텐츠 계열사 엔피(현 컴투스엔)를 연이어 그룹에 편입했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의 결과는 가시밭길이었다. 인수 이후 위지윅스튜디오는 2022년 249억 원, 2023년 203억 원, 2024년 118억 원의 연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누적 결손금만 500억 원을 넘어서며 미디어 부문은 그룹의 최대 재무적 부담으로 자리 잡았다.

컴투스의 미디어 사업 부진은 그간 실적 지표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본업인 게임 사업을 담당하는 컴투스의 별도 기준 실적과 미디어·콘텐츠 자회사 실적이 합산된 연결 기준 실적을 비교해보면 미디어 부문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컴투스는 2023년 연간 별도 기준 영업이익 210억 원을 기록하며 본업인 게임 사업에서는 견조한 흑자를 유지했다. 그러나 위지윅스튜디오 등 미디어 자회사들의 대규모 적자가 합산된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393억 원으로 집계됐다. 창립이래 첫 연간 적자였다.

결국 컴투스는 지난해 위지윅스튜디오를 중심으로 미디어 자회사를 흡수합병하는 등 사업 구조 효율화를 단행했다. 올해는 위지윅스튜디오와 엔피를 합병해 컴투스엔을 통합 출범시켰다.

하지만, 본업 착시 현상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2분기 컴투스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123억 원을 달성하며 주력 타이틀(서머너즈 워, 야구 게임 라인업 등)의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미디어 자회사 부진과 연결 조정이 반영된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2억 원에 그쳐, 약 51억 원의 이익이 자회사 손실로 증발했다.
컴투스 미디어 사업 현황 및 개편 전략 요약.

컴투스 미디어 사업 현황 및 개편 전략 요약.

미디어 밸류체인 완성, 반등 정조준

컴투스그룹 미디어 사업 부진은 사업 구조 자체의 한계에 있었다. 수백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드라마·영화 외주 제작 비즈니스는 플랫폼 흥행 여부에 따른 변동성이 매우 큰 반면, VFX 중심의 제작 인프라만으로는 정작 높은 마진을 가져올 '독자적인 원천 슈퍼 IP'가 부족했던 탓이다.

이번 레드아이스 지분 거래가 컴투스 미디어 사업의 약점으로 지적받은 슈퍼 IP 수급에 승부수로 평가받는 이유다. 레드아이스는 글로벌 히트작 나 혼자만 레벨업, 전지적 독자 시점 등을 배출한 K-웹툰의 거두다. 단순 MOU가 아닌 지분을 매개로 한 혈맹을 맺음으로써, 컴투스는 검증된 원천 IP 라인업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통로를 확보했다.

레드아이스 대표작 전지적 독자 시점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20억 회를 넘기며 폭넓은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또 나 혼자만 레벨업은 웹소설과 웹툰 합산 글로벌 누적 조회수 143억 회를 돌파했으며,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로 게임 분야에서도 글로벌 흥행이라는 성과를 달성 한 바 있다.

송병준 의장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컴투스의 미디어 밸류체인은 한층 가벼우면서도 강력한 수익 구조로 탈바꿈하게 된다. 레드아이스가 보유한 글로벌 흥행 웹툰·웹소설 IP를 기획 단계부터 공유받고, 컴투스엔의 AI, XR(확장현실), VR 첨단 제작 인프라를 활용해 웹툰 IP를 3D/메타버스/실감형 2차 콘텐츠로 진화시킬 수 있다.

최종적으로 컴투스 본업인 게임 개발 역량과 글로벌 유통망을 결합해 '웹툰-영상-게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완성한 셈이다.

조재덕 컴투스엔 대표는 "레드아이스스튜디오의 강력한 글로벌 IP 파워와 컴투스엔이 쌓아온 첨단 콘텐츠 제작 노하우가 결합해 높은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양사의 기술과 IP를 접목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속도감 있게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거래를 컴투스 미디어 부문의 '실리 추구형 체질 개선'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대형 외주 제작 위주의 고정비 리스크에서 벗어나, 외부 파트너와의 IP 공동 개발 및 2차 가공 중심으로 제작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구조 개편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컴투스가 미디어 자회사의 지분을 전략적 파트너에게 넘긴 것은 제작비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확실한 흥행 IP 수급처를 확보한 결단"이라며 "향후 공동 개발 프로젝트의 성과가 가시화되면 미디어 부문의 적자 폭 완화와 함께 연결 실적의 턴어라운드 시점이 한층 앞당겨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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