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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석의 단상] BNK 반등 이끈 ‘밸류업 빈대인’의 리더십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0-16 09:00

AI·글로벌·지역 상생, 균형 잡힌 포용적 성장
CET1 12.56% 역대 최고로 TSR 40% 눈앞
부울경 금융 벽 넘어, 미래를 향한 연임 도전

[김의석의 단상] BNK 반등 이끈 ‘밸류업 빈대인’의 리더십
[한국금융신문 김의석 기자] 위기는 숫자로 말한다. 2023년 BNK금융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18.6% 줄었다. 경남은행에서는 3000억원대의 대규모 횡령 사건이 터졌고, 뒤이어 6개월 영업정지 처분까지 내려졌다. 빈대인닫기빈대인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BNK금융지주 수장으로 취임했을 때 마주한 이 세 숫자는, 그 자체로 조직의 위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전임 회장의 중도 사임으로 흔들린 조직, 무너진 신뢰, 그리고 ‘지역 금융’이라는 태생적 한계. 경남은행의 사고는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니었다. 시스템이 무너진 결과였다. 금융당국이 역대 최고 수준의 징계를 내린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절망의 한가운데서, ‘모범생’으로 불리던 빈 회장이 내놓은 해법은 ‘밸류업(Value-Up)’이었다. 생존을 건 구조개혁이었다. 성실함이 위기 속에서는 약점으로 비칠 수 있었지만, 그는 그것을 ‘합리적 리더십’으로 바꿔냈다. BNK라는 이름에 드리워진 ‘지방 금융’의 굴레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가 가장 먼저 손에 쥔 키워드는 ‘신뢰 회복’이었다. 2023년 8월, 사고 직후 내부통제 태스크포스를 꾸려 단 한 달 만에 16개 개선 과제를 도출했다. 내부고발 제도 활성화, 고위험 업무 분리, 평가 강화 등 모든 과제는 다음 해 실행에 옮겨졌다. 이후 ‘내부통제 혁신 추진단’과 외부 전문가 중심의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켜 500여 개 취약점을 찾아내고 개선했다.

“화려한 슬로건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답한다.” 그가 조직 안팎에 던진 메시지는 명확했다. 이사회 중심의 내부통제위원회 설치, 경영진 윤리 서약식, 윤리경영부 신설로 이어진 조치들은 형식이 아닌 태도의 변화였다. 금융에서 윤리는 종종 구호로 그치지만, 3000억 원의 손실 앞에서는 구호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조직 쇄신도 예외가 아니었다. 취임 이후 9개 계열사 CEO를 전면 교체했다. 파벌도, 내부 인맥도 없었다. JB금융 출신 권재중 전 CFO를 영입하고, CRO·CISO·디지털 전문가를 새로 들이며 조직의 체질을 바꿨다. 내부의 관성을 깨지 않고는 변화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은 2023년 취임 이후 밸류업 전략을 통해 배당·자사주 환원과 주가·자본건전성 개선 등 가시적 성과를 내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은 2023년 취임 이후 밸류업 전략을 통해 배당·자사주 환원과 주가·자본건전성 개선 등 가시적 성과를 내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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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회장의 ‘밸류업’은 지역과의 상생으로 확장됐다.

“지역경제 회복 없이는 BNK의 지속가능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 그의 발언은 선언이 아니라 냉정한 현실 인식이었다. 부울경 경기가 위축되면 BNK의 실적도 흔들린다. 그는 이 단순한 인과를 전략의 중심에 놓았다.

BNK금융은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에 18조4000억원을 투입했고, 250억 원 규모의 미래혁신성장 펀드와 3조7000억원대 포용금융 프로그램을 운용 중이다. 회장 직속 ‘지역상생발전위원회’를 신설해 지역 자금의 선순환 구조를 설계했다.

‘해양수도 부산’ 정책에 맞춰 해양금융부와 해양도시전략팀을 신설한 것도 전략적 판단이었다. 수도권 금융지주사와 동일한 방식으로는 BNK가 이길 수 없다는 현실 인식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해양금융’이라는 틈새시장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부산의 지리적 이점, 정부 정책, 지역 네트워크가 결합하면 경쟁력의 질이 완전히 달라진다.

그의 시선은 이미 AI와 글로벌로 향해 있다. 고객가치혁신부문을 ‘그룹AI·미래가치부문’으로 개편하고, 그룹 차원의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AI 데이터 플랫폼 구축, 원화 스테이블코인 연구, 핀테크·스타트업 협업, 지역화폐 사업 등 BNK의 디지털 전환 속도는 한층 빨라지고 있다.

JB금융과 iM금융과의 공동 AI 거버넌스 구축도 의미심장하다. AI는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영역이다. 지역 금융사들이 손잡고 생존의 해법을 모색하는, 보기 드문 협업 모델이기도 하다.

올해 6월, BNK캐피탈 카자흐스탄 법인은 국내 금융사 최초로 현지 은행업 본인가를 획득했다. 지역 금융사가 해외 시장에서 은행 면허를 따낸 것은 단순한 뉴스 그 이상이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와 글로벌 확장의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성과가 이를 증명한다. 취임 당시 6250원이던 BNK금융 주가는 1만4100원으로 126% 뛰었다. CET1 비율은 12.56%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자사주 매입 규모는 1000억원, 총주주환원율은 40%에 육박한다. 빈 회장 본인 역시 보유 주식을 두 배로 늘리며 해외 IR 현장에서 직접 글로벌 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실적 개선을 발판으로 주주가치(총주주수익률, TSR)를 높이고, 자본건전성(보통주자본비율, CET1)도 크게 개선했다.

BNK금융지주는 실적 개선을 발판으로 주주가치(총주주수익률, TSR)를 높이고, 자본건전성(보통주자본비율, CET1)도 크게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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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금융의 정체성을 살린 전략도 돋보인다. ‘생산적·포용·책임 금융’ 3대 기조 아래 3조7000억원을 지역에 공급하고, 희망센터를 통해 소상공인과 금융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있다. 동남권 소멸 위기를 금융이 직접 맞받아 치며,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물론 숙제도 남아 있다. 2025년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3.4% 감소했고, 연체율은 1.39%로 상승했다. 경남은행의 순이익은 22.4% 급감했다.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은 여전히 낮고, 보험사 인수는 임기 내 성사되지 못했다. 지역 금융의 구조적 제약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이제 그의 앞에는 또 다른 선택이 놓여 있다. 퇴임이냐, 연임이냐. BNK금융은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갔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과정이 바로 빈 회장이 스스로 구축한 경영승계 시스템의 첫 시험대라는 사실이다. 그는 ‘제왕적 회장 체제’라는 과거의 비판을 없애기 위해 이사회 사무국을 신설하고, 최고경영자 후보군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그 제도가 지금 본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지배구조 혁신의 진정한 검증대가 된 셈이다.

빈 회장의 밸류업 방정식은 단순하다. 내부 안정화 + 지역 특화 성장 + 미래 동력(AI·글로벌). 셋 중 하나라도 흔들리면 전체가 기울 수 있다. 그는 지금 이 균형을 유지하며 ‘지역 금융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BNK금융의 진정한 기업가치 제고는 숫자보다 더 큰 목표에 있다. 부울경이 다시 살아날 때, 그 가치도 함께 살아난다. 빈대인 회장이 구축한 가장 큰 자산은 주가가 아니라 ‘모델’이다. 지역 금융이 어떻게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는지를 그는 이미 구체적 해법으로 써내려가고 있다.

빈대인 회장의 밸류업 방정식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방향만큼은 분명하다.

김의석 한국금융신문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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