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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 맥심에 카누 추가…‘토종 커피왕’ 동서식품, 캡슐커피로 네슬레 넘본다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5-07 00:00

맥심,국내 인스턴트커피 90% 점유율
캡슐커피는 네슬레 네스프레소가 80%
동서식품 ‘카누 바리스타’ 라인업 확대
내수 한계 속 캡슐커피로 정면 돌파

▲ 카누 바리스타 이미지 자료

▲ 카누 바리스타 이미지 자료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맥심’으로 국내 인스턴트커피 시장을 평정한 동서식품이 캡슐커피로 보폭을 넓히며 네슬레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점유율 90%에 이르는 인스턴트커피에 이어 캡슐커피 시장마저도 석권할지 주목된다.

6일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인스턴트커피 시장 규모(스틱형 포함)는 1조3037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판매된 소매 판매 자료로, B2B(기업 간 거래)나 면세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인스턴트커피 시장에서 동서식품의 제조사 점유율은 86.9%로 나타났다. 국내 소비자 10명 중 9명은 인스턴트커피를 살 때 동서식품의 맥심이나 ‘카누’를 산다는 말이기도 하다.

반면 같은 기관에서 조사한 국내 캡슐커피 시장 현황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도출됐다. 지난해 국내 캡슐커피 시장은 3754억 원 규모로, 이 중 네슬레가 80.7%를 점유하고 있다.

앞서 네슬레는 지난 2007년 캡슐커피 브랜드인 네스프레소를 만들며, 한국 시장에 들어왔다. 네스프레소는 현재까지 8~90%대 점유율을 보이며, 동서식품의 맥심만큼이나 캡슐커피 시장을 주름잡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들어 캡슐커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홈카페가 부상한 영향이 컸다. 반면 인스턴트커피 시장은 쪼그라드는 추세다.

국내 인스턴트커피 시장은 2019년 1조3866억 원에서 2024년 1조3037억 원으로, 코로나19를 지나면서 6.4% 축소됐다. 이 기간 캡슐커피 시장은 1373억 원에서 3754억 원으로 3배 가까이 커졌다. 아직은 캡슐커피 시장 규모가 인스턴트커피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성장 속도로는 이를 상쇄할 만큼 압도하는 모습이다. 더구나 커피 원두 가격이 치솟으면서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잇달아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홈카페 열풍은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동서식품은 지난 2023년 2월 캡슐커피 브랜드인 ‘카누 바리스타’를 선보였다.

앞서 2011년 맥심 후발주자로 등장한 동서식품의 커피 브랜드 카누를 원두로 즐기도록 라인업을 확장한 것이다. 카누 바리스타는 프리미엄 라인의 ‘어반’, 심플한 느낌의 ‘브리즈’, 미니멀한 크기의 ‘페블’ 등 3종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로스팅 강도에 따라 전용 캡슐 13종을 시판하고 있다. 경쟁업체인 네스프레소 호환 캡슐 11종도 별도로 판매한다. 현재 카누 바리스타는 누적 매출액 1000억 원 달성을 앞둔 상태다. 내수기업의 한계 속에서 캡슐커피가 인스턴트커피 외에 동서식품의 또 다른 수익원이 되고 있다.

동서식품은 지난 1968년 지주사 동서와 미국의 식품회사 제너럴푸즈(General Foods)가 절반씩 투자해 세워진 합작회사로, 60년 가까이 국내 1세대 커피 기업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설립 이후 크래프트(Kraft)가 제너럴푸즈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부문을 떼내 현재 사명인 몬델리즈홀딩스(Mondelez Holdings Singapore)로 바뀐다. 몬델리즈는 해외 진출 시 일반적으로 현지 지사를 만들어 운영한다.

하지만, 동서식품은 싱가포르 지사를 통해 동서그룹과 조인트벤처(JV) 형태로 두고 있다. 동서식품의 현재 지분도 동서그룹과 몬델리즈가 절반씩 보유했다. 동서식품의 활동반경을 내수 사업으로만 제한하게 된 배경이다.

동서식품은 과거 제너럴푸즈와 계약을 맺으면서 국내사업만 한다는 전제로 맥스웰하우스 커피 제조기술을 들여왔다.

1970년대 야자유를 주원닫기주원기사 모아보기료로 한 식물성 크리머인 프리마를 만들었고, 1980년대 인스턴트커피 원조 격인 맥심을 출시했다. 맥심은 정수기가 직장과 가정 채널로 빠르게 보급되면서 함께 유행을 탔다. 이후 40년 넘게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국내 인스턴트커피 시장을 독식한다.

하지만 맥심의 상표권은 여전히 몬델리즈에 있다. 몬델리즈 역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인스턴트커피 사업을 전개하는 만큼 동서식품의 해외 진출은 이해충돌을 이유로 어려운 실정이다.

내수에 갇혀서인지 동서식품의 실적도 10년 넘게 박스권에 갇혔다. 앞서 동서식품은 지난 2011년 매출 1조5000억 원을 달성한 이후 2021년까지 달리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 2010년대 들어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가정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된 영향이다. 그러다 코로나19를 지나면서 홈카페 열풍이 불었고, 동서식품은 캡슐커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그 결과 2022년 매출 1조6000억 원, 이듬해 1조7000억 원을 넘기면서 실적 우상향을 그렸다. 지난해엔 매출 1조7909억 원을 기록, 전년(1조7554억 원) 대비 2.0% 성장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671억 원에서 1776억 원으로, 6.3% 증가했다. 국내 저성장 기조가 오랜 기간 지속하는 와중에도 내수 사업으로만 실적 최대치를 쓰면서 외형과 내실을 다진 셈이다.

동서식품 측은 “캡슐커피 사업을 시작한 지 이제 막 2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관련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는 상황”이라며 “카누 바리스타로 계속해서 신제품을 발매할 것이며, 팝업스토어를 통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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