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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개인화’ 한국콜마 vs ‘초격차’ 코스맥스, 고객사 유치 승자는 [K뷰티 ODM 대전 ①]

김나영 기자

steaming@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2-10 00:00 최종수정 : 2025-02-10 09:36

콜마는 M&A, 코스맥스는 특허 등록 전략
'종합 실적'은 콜마, '뷰티'는 코스맥스 승

‘초개인화’ 한국콜마 vs ‘초격차’ 코스맥스, 고객사 유치 승자는 [K뷰티 ODM 대전 ①]
[한국금융신문 김나영 기자] 한국 화장품의 글로벌 확장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수출 규모는 100억 달러를 돌파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같은 K뷰티 인기의 중심에는 ODM 양대산맥,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있다. 중소화장품 브랜드의 요람에서 글로벌 뷰티 생산기지로 성장한 두 기업의 역사와 현황을 면밀히 들춰본다. <편집자 주>

최근 한국 산업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 중 하나는 '화장품'이다.

K뷰티는 지난해 수출액 100억 달러(약 14조7070억 원)를 넘기며 또 한번 자체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세계 최대 뷰티 시장인 미국에서 K뷰티가 프랑스를 제치고 지난해 수입 화장품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든지, 국내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가 해외에서 매출 200% 이상을 달성했다는 소식이 하루가 멀다하고 속속 들려온다.

K뷰티의 무서운 성장세를 이끈 주역은 '인디 브랜드'라 불리는 중소기업들이다. 조선미녀 선크림, 티르티르 쿠션, 달바 스프레이 세럼 등은 없어서 못 팔 만큼 인기가 높다.

그런데 이들 인디 브랜드의 상품을 탄생시킨 기업은 따로 있다. 국내 화장품 산업에 제조자 개발 생산(ODM)을 처음 도입해 K뷰티 밸류체인을 완성시킨 장본인 한국콜마 그리고 글로벌 뷰티 기업 '톱(TOP) 20' 중 18곳의 제품 개발·생산을 책임지고 있는 코스맥스다.

"고객사 성공이 곧 우리 성공"…유통 포기하고 '파트너십' 집중

국내에서 상품 기획부터 개발, 생산까지 자체적으로 모두 할 수 있는 화장품 업체는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극소수 대기업뿐이다. 이외 인디브랜드들은 상품 기획과 판매, 마케팅에 집중하고 개발과 생산은 ODM 기업에 맡긴다.

그런 만큼 화장품 ODM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건 '고객사 관리'다. '고객사가 잘 돼야 우리가 잘 된다'는 기조로, 고객사와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유통도 포기하고 제품 개발·생산에만 매진하고 있다.

얼마나 고객사를 많이 유치했느냐, 고객사들이 얼마나 성공했느냐도 두 기업에겐 중요한 성과 지표다.

한국콜마 고객사 수는 2022년 2509곳에서 2023년 3147곳, 지난해엔 3776곳으로 늘었다. 아마존에서 'K선크림 신드롬'을 일으켰던 조선미녀, 고기능성 기초 화장품으로 국내외에서 '품절대란'을 일으킨 달바도 한국콜마의 고객사다.

코스맥스의 경우 약 3300개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1500여 개는 K뷰티 브랜드다. 로레알, 랑콤, 입생로랑 등 글로벌 뷰티 기업 '톱 20' 중 18곳이 코스맥스와 거래하고 있다.

"더 이상 ODM 아니다"…한국콜마, '초개인화 플랫폼' 도약

두 회사는 같은 듯 다른 고객사 유치 전략을 펼치고 있다.

먼저 한국콜마는 ODM을 넘어 초개인화 시대에 발맞춘 '서비스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과 개인 고객 모두에게 화장품·제약·건강기능식품 생산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한다는 게 핵심이다.

윤상현 한국콜마홀딩스 부회장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변하지 않는, 콜마그룹을 설명할 한마디의 정리가 중요하다"라며 "우리는 화장품, 제약, 건강기능식품에서 그 업에 진심인 고객을 가장 잘 도와주는 서비스 플랫폼"이라고 했다.

한국콜마는 지난 2020년 이미 브랜드 인큐베이팅 플랫폼 '플래닛147'을 출범시킨 바 있다. 플래닛147은 브랜드 컨설팅부터 제품 기획·생산, 마케팅까지 화장품 개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제공한다.

기업이 아닌 개인도 자신만의 화장품 브랜드를 손쉽게 만들어 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다. 회사가 지난 2022년 글로벌 화장품 포장기업 '연우'를 인수한 것도 서비스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포석이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11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PPS(Packaged Product Service)' 서비스를 본격 가동했다. PPS는 이미 개발이 끝난 난 제형과 용기 리스트를 구축해놓고, 고객 개개인이 원하는 옵션을 선택만 하면 바로 생산할 수 있는 서비스다. PPS를 이용하면 기존 9~12개월이 소요되던 화장품 출시 기간을 3~6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게 한국콜마의 설명이다.

또 한국콜마는 지난달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5'에 처음으로 참가, 인공지능(AI) 기반 초개인화 피부 관리 플랫폼 '카이옴'을 공개하기도 했다. 카이옴은 사용자의 피부 상태를 5분 만에 정밀 분석해 맞춤형 피부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회사가 40년 이상 쌓아온 수만 개 화장품 데이터에서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제품을 추천하는 시스템이다.

이외에도 한국콜마는 지난해 6월 AI 기술을 활용해 16가지 탈모 유형을 진단하고, 맞춤형 화장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선보이는 등 '초개인화' 키워드에 맞춘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코스맥스, ‘초격차 기술’로 제조법 보호한다

한국콜마는 빠르고 간편한 '초개인화' 서비스가 돋보인다면, 코스맥스는 '초격차' 전략으로 눈길을 끈다.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기술을 확보해 고객사들의 화장품 제조법을 보호하겠단 방침이다.

이는 하나의 K뷰티 제품이 인기를 끌면 타 제조사들이 비슷한 화장품을 생산해내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현행법으로선 성분이나 용량을 조금씩 변형하는 방식으로 타사의 화장품을 비슷하게 만들 경우, 지식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제재하기 어렵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비슷한 화장품이 시중에 많은 이유는 화장품 제조법을 특허로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따라하기 힘든 '초격차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 우리만 만들 수 있는 화장품을 많이 생산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창업주인 이경수 회장도 이런 뷰티 산업의 행태를 개선하기 위해 '특허로 보호받는 처방(제조법)' 마련을 평생의 과업으로 여기고 있다.

코스맥스는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전세계 연구원 1000명에 달하는 R&I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23년엔 해당 센터에서 국내외 연간 100건에 달하는 특허를 등록했다. 회사는 또 자외선 차단 기술 관련 특허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 5년간 코스맥스의 전체 특허 출원(580여 건) 중 10% 이상인 60여 건이 자외선 차단 관련 기술이다.

좌승관 특허청 화학생명심사국장 직무대리는 "기업 지식재산 전략의 기본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지식재산권을 다양하게 확보하고, 경쟁력 있는 '강한 특허'를 보유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화장품은 물론 미생물, 화장품 용기 등 다양한 연구개발 성과를 강한 특허로 권리화하면 글로벌 화장품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더욱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콜마 vs 코스맥스, 매출 승자는

그렇다면 고객사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은 어디일까.

전체 매출로는 한국콜마가 코스맥스를 앞질렀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이 1조8616억 원, 영업이익은 1587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맥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6081억 원, 434억 원이었다.

하지만 화장품으로만 승부를 다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콜마는 비화장품 부문인 자회사 HK이노엔 매출 비중(35.3%)이 큰 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한국콜마의 화장품 매출액은 4005억 원(연우 포함)수준인데 비해 코스맥스는 5298억 원을 달성했다.

업계 우위 상품도 서로 다르다. 한국콜마는 '선크림 강자'다. 이에 현재까진 고객사도 색조 보단 기초화장품 쪽에 편중돼 있다. 코스맥스는 현재 색조와 기초화장품 매출 비중이 5:5 정도로 균등하지만, 업계에선 예전부터 '코스맥스=색조' 공식이 있다는 전언이다.

한 뷰티 업계 관계자는 "예전부터 한국콜마는 기초, 코스맥스는 색조라는 말이 있었다"며 "이에 한국콜마는 색조화장품에 공을 들이고 있고, 코스맥스는 선크림 등 기초화장품 경쟁력을 키우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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