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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8% 이자…주목받는 ‘단기 예·적금’ 왜? [금융상품 줌인]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3-11-15 06:00

고금리 장기화에 초단기 적금 수요 몰려
6개월 만기 정기예금 1년짜리 금리 역전
레고랜드발 자금 재유치 경쟁…만기 분산

연 8% 이자…주목받는 ‘단기 예·적금’ 왜? [금융상품 줌인]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높은 이자를 주는 은행 단기 예·적금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정기예금의 경우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에 자금을 단기로 굴리려는 수요가 높아진 데다 은행들이 만기 분산 전략을 취하면서 만기가 짧은 금융상품이 주목받는 모습이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23일 출시한 ‘한달적금’은 11일 만에 누적 계좌 100만좌를 돌파했다. 한달적금은 31일 동안 매일 하루에 한 번 최소 100원부터 3만원까지 1원 단위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는 적금 상품이다.

기본 금리 연 2.5%에 매일 적금을 납입할 때마다 우대금리 0.1%포인트를 제공한다. 또 최대 6회의 보너스 우대금리 제공으로 최고 연 8.0%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달적금은 최대 3계좌를 동시에 개설할 수 있다.

주요 시중은행도 모두 초단기 적금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 8월 선보인 ‘N일 적금’은 가입 기간을 31일, 100일, 200일 중 선택할 수 있다. 기본 금리는 연 2%이고 우대금리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최대 연 6%의 금리를 제공한다. 하루 최대 적립 가능한 금액은 3만원이다.

KB국민은행의 ‘KB특별한 적금’은 1개월 이상 6개월 이하로 만기일을 설정할 수 있다. 기본 금리는 연 2%, 우대금리를 포함한 최고 금리는 연 6%다. 월 1000원부터 30만원까지 적립할 수 있고 1인 최대 3계좌까지 가입 가능하다.

신한은행의 ‘한달부터 적금’은 1~12개월 내에서 만기일을 설정할 수 있는 정액 적립식 상품이다. 매일 혹은 매주 단위로 정해진 돈을 적립하면 된다. 매일 적립하는 경우 하루 2만원까지, 매주 적립하는 경우 매주 10만원까지 넣을 수 있으며 목표 적립액을 달성하면 우대금리가 적용돼 최고 연 4.5%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의 ‘하나 타이밍 적금’은 1~6개월 내에서 만기일을 지정할 수 있다. 가입자가 설정한 금액(10원∼5000원)을 타이밍 적금 전용 입금 버튼을 터치해 적립하고, 터치 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가입 금액은 1000원 이상 50만원 이하이며 타이밍 버튼 입금 한도(최대 15만원)를 포함한 월 최대 납입 한도는 65만원이다. 기본금리 연 2.95%에 우대금리 최대 1.0%포인트를 더해 최고 연 3.95%의 금리를 제공한다.

한국은행 ‘금융기관 여수신이율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기존 정기적금 만기는 최소 6개월부터 설정할 수 있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의결한 ‘금융기관 여수신이율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올해 4월부터 시행되면서 은행권은 초단기 적금 상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만기가 짧은 적금은 금리가 높아도 실제로 받는 이자는 많지 않다. 예를 들어 카카오뱅크 한달적금에 하루 최대 납입 한도인 3만원씩 31일간 저축한다면 원금 93만원에 세전 3261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납입 금액 대비 이자율은 0.35%로 연간 기준 환산 시 4.2%다. 하지만 매일, 매주 꾸준히 돈을 적립하면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소액 재테크에 적합하다.

정기예금의 경우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를 넘어섰다. KB국민은행 ‘KB스타 정기예금’의 6개월 만기 최고 금리는 연 4%로, 1년 만기(연 3.95%)보다 0.0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NH농협은행의 ‘NH왈츠회전예금’도 6개월 만기 금리(연 4.05%)가 1년 만기(연 3.95%)보다 0.1%포인트 높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과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의 경우 6개월 만기와 12개월 만기 금리가 연 4.05%로 같다.

예금 상품은 통상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다. 긴 기간 동안 돈이 묶이는 위험을 감수하는 ‘기간 프리미엄’이 더해져서다. 또 은행이 소비자가 맡긴 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선 만기가 수개월 단위로 짧은 것보다 긴 편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최근 분위기가 달라진 배경에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레고랜드 사태가 있다. 채권 시장이 얼어붙자 은행들은 은행채 발행 대신 수신 금리를 앞다퉈 높이며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유치한 고금리 정기예금의 만기가 올 4분기 한꺼번에 돌아오면서 수신 경쟁이 다시 촉발된 것이다. 동시에 은행들이 조달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만기를 분산할 필요성도 커졌다. 이번에도 1년 만기 상품에 자금이 대거 몰릴 경우 내년에 비슷한 자금 유출 압박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단기 금융상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 역시 높아졌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은행에 장기간 돈을 맡기는 대신 자금을 짧게 굴리려는 수요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단기 금융상품은 만기가 짧은 만큼 여윳돈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금리 인상기엔 특판 상품 등 더 높은 금리의 예·적금이 출시될 경우 쉽게 갈아탈 수 있다는 점에서 만기가 짧은 상품에 자금을 넣어두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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