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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하는 전기차, 뜨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월드]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8-15 08:00

전기차 상승세 3년 만에 하이브리드에 역전
기술력 높고 내연기관차와 비슷해 소비작 선호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전기차(BEV) 전환이 자동차 업계 최대 화두지만, 아직 소비자들은 익숙한 내연기관차와 닮은 하이브리드(HEV)를 더 선호하고 있다.

산업통산자원부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7만884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는 17만6699대로 35.1% 늘었다.

하이브리드 상승세가 전기차를 넘어선 것은 거의 3년 만이다. 전기차 판매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4만6000여대에서 16만7000여대로 3배 이상 판매가 뛰는 동안, 하이브리드는 16만1000여대에서 26만여대로 1.6배 정도 올랐다.

이 기간 출시된 전용 전기차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2021년 출시된 현대차 전기SUV 아이오닉5는 사전계약 첫 날에만 2만3760대가 계약되며, 이전까지 출시된 모든 내연기관차가 세운 사전계약 기록을 뛰어넘었다.

이어 나온 기아 EV6도 첫날 사전계약 2만1016대로, 이전 기아 자체 기록을 가진 K8(1만8015대를)을 넘어섰다.

신기록은 불과 1년 반 만에 깨졌다. 이듬해 현대차가 내놓은 전기세단 아이오닉6는 첫날 3만7446대가 계약됐다.

현대 아이오닉6.

현대 아이오닉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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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전기차 흥행은 예전만 못한 모습이다.

기아에 따르면 올해 5월 내놓은 대형 전기SUV EV9는 사전계약 대수가 8일 만에 1만대를 넘겼다. EV9이 대형차임을 감안해도 잇따라 신기록을 세웠던 다른 전용 전기차와 차이가 있다.

없어서 받지 못하던 전기차 보조금은 남아돌고 있다. 지난 2021년 배정된 전기차 보조금은 상반기 만에 동이 나 하반기 추경을 통해 다시 배정했다. 그런데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국 전기차 보조금 소진율은 40%가 겨우 넘는다.

전기차가 가진 문제점은 충전 인프라 부족이 지적됐다. 현대차가 중심이 돼 20만 만에 충전이 가능한 초급속 충전소를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깔고 있고, SK·롯데·한화·GS·현대중공업 등 대기업들도 충전 시장에 뛰어들며 인프라 문제는 개선되고 있다.

높은 가격도 부담이 되고 있다. 2015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전기차 국고 보조금은 1대당 1500만원이었다. 지자체 보조금까지 합치면 2000만원 초중반대까지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대당 전기차 보조금이 점차 축소되며 올해 기준 국고 최대 680만원, 지자체 1000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서울 거주자가 출시 가격이 5600만원인 아이오닉6 롱레인지를 구입하면 보조금을 뺀 실구매가는 4745만원에 달한다.

비슷한 크기의 중형세단 쏘나타 하이브리드 최상위 트림은 3900만원이다. 초기 구매 비용이 비싸하다는 하이브리드 보다 전기차 가격 부담이 심하다. 전기차는 저렴한 시기가 지난 셈이다.

이제 막 대중화되고 있는 전기차에 대한 품질 문제도 구매를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자동차안전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리콜 대상인 전기차는 20만여대다. 2018년 1만2000대에서 크게 늘었다. 특히 소프트웨어 오류, 배터리 이슈 등 기존 내연기관에서 없었던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세계적으로 제조사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전기차 '주행 중 동력상실' 이슈도 소프트웨어 결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그랜저.

현대 그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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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하이브리드는 제조사들이 오랜 기간 쌓아 올렸다.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엔진을 바탕으로 전기 모터를 통해 구동되는 방식으로 기존 내연기관차 기술과 연관성이 크다.

올해 1~7월 내수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 준대형세단 그랜저는 7만1501대 가운데 3만8176대가 하이브리드였다. 가솔린차 보다 하이브리드가 더 많이 팔린 것이다. 사실상 국내 베스트셀링카는 그랜저 하이브리드다.

현대차그룹은 출력 성능을 크게 끌어올린 새로운 하이브리드 엔진을 내놓고 있지는 않다. 대신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해 승차감과 효율을 개선시켜 나가고 있다.

신형 그랜저에는 e-DTVC가 최초로 적용됐다. 하이브리드 구동 모터를 제어해 구동력을 최적화하는 기술로 조향 성능과 제동시 이질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일본 토요타자동차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전기차 전환이 너무 느린 것 아니냐'는 비판을 수년째 받고 있음에도 하이브리드 기술 경쟁력 강화에 몰두했다.

최근 국내 시장에 출시된 플래그십 모델 크라운 하이브리드와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 RX 하이브리드에 적용된 '바이폴라 니켈-수소메탈(NI-MH)'은 이 회사가 자랑하는 기술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에 니켈수소 배터리를 장착해 차량 연비 효율성을 개선시킬 수 있다.

토요타 크라운.

토요타 크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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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도 하이브리드 엔진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당장 이달 공개된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쏘렌토 하이브리드에는 회사가 처음으로 개발하고 SK온이 위탁생산한 배터리가 들어간다. 출력 등 성능은 제원상으로 변화가 없지만 향후 기술 지원 등이 기대가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나올 하이브리드엔 현대차가 자체 설계한 배터리가 처음 들어간다"며 "소재 선정부터 디자인·최적화까지 당사가 직접 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2.5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 개발 여부도 관심사다. 현대차그룹은 팰리세이드, 카니발 등 대형차량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차체가 큰 차량인 만큼 현재 중형급 차량에 탑재되는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올해 나올 카니발 하이브리드엔 당장은 기존 엔진을 넣을 것으로 알려졌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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