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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쿠팡 택배, CJ대한통운 턱 밑까지 왔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5-15 00:00

유통·배달 이어 택배시장 ‘메기’로 등장
김범석 창업주 “CFS는 계속 성장할 것”

진격의 쿠팡 택배, CJ대한통운 턱 밑까지 왔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쿠팡(대표 강한승닫기강한승기사 모아보기)의 ‘로켓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 유통, 배달업계 강자 자리를 위협하더니 이번엔 뜬금 없이 택배시장 판도를 흔드는 ‘메기’로 떠올랐다.

쿠팡은 최근 물류 전문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와 함께 ‘로켓그로스’를 도입하면서 택배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계획된 적자 아니냐”는 외부 지적에 아랑곳 하지 않고 물류센터와 배송에 지속적으로 투자한 덕분이다.

“쿠팡 없이 어떻게 상품을 팔았을까?”

쿠팡이 지난달 도입한 로켓그로스는 이 질문으로부터 시작됐다. 앞서 “쿠팡 없이 어떻게 살까?”라는 질문으로 성공한 쿠팡은 이제 그 대상을 소비자에서 중소 상공인들로 확대해 구매자와 판매자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려 하고 있다.

로켓그로스는 쿠팡에 입점한 중소 상공인들에게 제품 보관과 포장·재고관리·배송·반품 등을 일괄 제공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다. 당초 일반 판매자 상품 배송은 2~4일가량 걸렸지만, 이 서비스를 통해 익일은 물론, 당일 배송까지 가능해졌다. 특히 소량, 심지어 상품 1개도 입고가 가능해 대량으로 상품을 입고시킬 필요가 없고, 가입부터 입고, 주문까지 빠르게 진행된다.

이로써 쿠팡이 오래 전부터 준비한 ‘3PL(3자 물류)’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3자 물류란 상품 취급을 관리하는 물류 활동을 제3자에 위탁하는 것을 뜻한다. 로켓그로스는 쿠팡 일반 판매자들 모든 배송 과정까지 도맡아 진행하기 때문에 이에 해당한다. 그동안 로켓배송 외 상품은 모두 별개 택배사를 통해 배송했는데 이 비용이 커지자 쿠팡이 제3자 물류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쿠팡이 벤치마킹하는 아마존도 제3자 물류를 핵심 사업으로 운영해 성과를 냈다. 미국 데이터 분석 업체 마켓플레이스 펄스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아마존 전체 거래액은 4900억 달러(약 580조원)로, 이 가운데 제3자 물류 자회사 ‘FBA(Fulfillment By Amazon)’ 거래액이 3000억 달러(약 355조 원)에 달한다. 자체 IT 서비스를 위해 확충했던 클라우드 서비스가 아마존 핵심 비즈니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로 자리 잡은 것과 같은 성장 궤도를 밟고 있는 셈이다.

쿠팡도 3PL 도입과 동시에 국내 택배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쿠팡 택배 물동량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3%나 급증했다. 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쿠팡 풀필먼트 서비스는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을 제치고 업계 2위 수준까지 올랐다. 이제는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 자리마저 위협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올 1분기 풀필먼트 서비스 로켓그로스를 통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0% 늘었으며, 1분기 매출의 7%, 전체 제품 판매량의 4%를 차지한다”며 “셀러는 비용을 절감하고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한편, 고객은 폭 넓은 상품의 로켓배송을 이용하게 되면서 더 많은 거래량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쿠팡의 강력한 존재감은 택배업계 간 출혈경쟁까지 일으켰다. 쿠팡에 물량을 뺏긴 택배회사들의 단가 경쟁이 시작됐고, 서비스 강화와 신사업, 해외진출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앞서 이커머스, 배달업계 등에서 보인 출혈경쟁 형태와는 다소 다른 모습이지만, 결론적으로 쿠팡 등장으로 택배업계 역시 경쟁을 피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쿠팡은 “택배사업에 진출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일반 택배사와 달리 쿠팡은 입점한 중소 상공인들에 한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팡 유료 멤버십인 ‘와우멤버십’ 가입자수가 최근 1100만명을 돌파한 것을 감안하면 일반 택배업체에도 지장이 없는 건 아니다.

한진택배는 쿠팡이 로켓그로스를 운영하면서 위탁배송하던 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 자체배송 전환으로 월 700만 박스에 이르던 물량이 최근 이탈했고, 군 단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소규모 물량만 처리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진택배 전체 물량의 15% 정도가 쿠팡 때문에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택배 강점은 기존 택배 서비스와 다른 계약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택배업계는 택배사(원청)가 대리점주(하청)와 화물 운송 계약을 맺고, 대리점주가 택배 근로자와 계약해 서비스가 이뤄지는 구조다. 택배사와 대리점간 배송 위탁계약(도급구조)이 체결되고, 대리점과 택배 근로자간 배송 수행계약(고용구조)이 체결되는 다단계 하청 구조다.

반면 쿠팡은 직고용한 자체 배송인력 쿠팡친구(옛 쿠팡맨 소속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지난 수년간 6조원 이상을 투자해 강력한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전국적으로 균일한 서비스 기반을 마련했다. 전국 30여개 지역에 물류센터를 짓는 방식으로 꾸준히 물류 거점을 확보한 결과다.

이에 앞서 쿠팡은 ‘로켓배송’을 성공시킨 사례가 있고, 본격적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하는데 성공하면서 로켓그로스 역시 쿠팡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쿠팡이 지난 1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 1분기 매출은 약 7조 3990억원으로 전년(6조 1653억원) 같은 기간 대비 20% 증가했다.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이다. 영업이익은 136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037억원), 4분기(1133억원)에 이어 3분기 연속 영업흑자 달성이다. 특히 올 1분기는 달러 기준으로 사상 처음 1억 달러 흑자 돌파에 성공했다.

김범석닫기김범석기사 모아보기 쿠팡 창업자는 실적 개선 비결 중 하나로 로켓그로스 서비스를 통한 오픈마켓 제품의 로켓배송 확대를 꼽기도 했다. 김 창업자는 “아직 모든 로켓 카테고리에서 제공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모든 오픈마켓 상품군으로 확대될 예정인 만큼 성장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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