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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기차 대세’ 미국서 국내 기업 기회 선점하려면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5-10 00:00

▲사진: 곽호룡 기자

▲사진: 곽호룡 기자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보호무역주의가 기승을 부리며 국내 자동차 관련 제조업계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이후 국내 기업들이 미국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작년말 현대차는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2040년까지 100% 전기차로만 라인업을 구상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아는 보다 세부적인 전략을 공유했다. 기아는 올해 2%(1만2000대) 수준으로 전망되는 미국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26년 18%(13만5000대)로 만든 뒤, 2030년 26%(20만대)로 다시 한 번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미 전기차 현지 생산기지 확대에 착수한 유럽과 중국과 달리, 내연기관차만 생산하고 있는 미국에서 공격적인 전기차 판매 계획을 밝힌 점이 눈에 띈다.

미국 전기차 생산기지 구축도 거의 확실해 보인다.

이에 대해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겸 북미권역본부장 사장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인센티브 제도에 달렸다”고 밝혔다. 배터리 업계는 더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를 통해 미국 전기차 배터리생산 공장 신설에 3조원을 투입하기로 의결한 상태다. 여기에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은 시장 수요를 전제로 3조원 가량을 추가로 투입할 수 있다고 공언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2025년까지 미국 배터리 증설에 최소 5조원 이상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LG는 SK와 배터리 소송에서도 지난 2년간 고수하던 ‘합의금 총액’에서도 기존 입장을 뒤집고 한 발 물러섰다. 미국 정부의 회유와 압박이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LG가 바라보는 미국 배터리 시장에 대한 중요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례다.

이 밖에 지난 몇년간 유럽공장에 투자를 집중해 온 삼성SDI도 첫 번째 미국 배터리 생산공장 증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국 기업에게 미국 전기차 시장은 분명 새로운 기회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과 무역분쟁 장기화를 준비하며 산업 인프라 확충을 강조한다. 이 과정에서 미국 기업으로만 채우기 힘든 분야에서 해외기업 유치에 적극 나선다.

전기차 핵심부품인 배터리가 대표적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작년 미국의 리튬이온배터리 주요 수입국 비중은 중국(43%), 한국(20%), 일본(13%) 순이다. 중국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지만 배터리는 미국 화학사들이 약한 분야다. 국내 기업들과 공조가 자명해 보인다.

한국기업 입장에서도 유럽, 중국과 함께 3대 자동차 소비국인 미국 시장 확대를 꺼려할 이유가 없다.

다만 바이든 정부의 정책 기조에는 ‘자국 우선주의’가 깔려있다.

미국은 당장 우리 기업과 동맹체제를 구축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자국 기업 육성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전기차 1위기업 미국 테슬라는 배터리 내재화를 공식화한 상태다. 테슬라는 지난해말 배터리데이를 통해 자체 배터리 생산능력을 2022년 100GWh, 2030년에는 3000GWh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작년 배터리 공급 1위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생산능력이 120GWh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목표다.

해외에 집중된 투자로 국내 산업 생태계 붕괴도 우려된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2018년 SK이노베이션이 충남 서산 배터리 2공장을 추가한 이후 국내 증설투자가 전무하다. 현대차는 최근 생산공장을 완공한 광주글로벌모터스에 2대주주로만 참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제조업 부흥이 목표고 실현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며 “시장 중심의 산업 특성상 우리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핵심기술과 사람 중심의 투자와 구조개편으로 힘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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