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구 현대오토에버 대표. / 사진=현대오토에버

24일 현대오토에버에 따르면 연내 자사가 개발한 모빌진 클래식 2.0 플랫폼 기술을 5~6개 차종에 추가로 적용하는 등 최대 16개의 차종으로 확대한다. 해당 기술은 자율주행과 커낵티비티, 인포테인먼트 등 SDV 전용 SW 플랫폼이다. 더욱 복잡한 기능의 애플리케이션과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완전히 소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이 내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 차량 900대에 모빌진 어댑티브 등 핵심 기술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SI 자회사로 출발한 현대오토에버는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사업 등 SW 사업을 확대하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포티투닷’과 함께 SDV 대전환의 핵심 계열사로 주목을 받았다.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현대오토에버의 수장으로 선임된 김윤구 대표도 가장 먼저 사업포트폴리오 확대에 따른 조직개편과 인재 영입을 강조했다. 그는 “IT역량을 글로벌 수준으로 제고하고, 신기술 R&D 역량 강화 등을 통해 기술 중심의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조직 전반의 체질을 개선하고 SW 기술 및 품질 강화와 핵심 인재 확보, M&A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현대건설 인사실장을 거처 2012년 현대차에 합류했다. 현대차 입성 후에는 인사기획팀장, 인사실장을 거처 지난해 12월까지 감사실장을 역임했다. 현대오토에버는 “김 대표는 현대차에서 리더십과 업무 추진력을 인정받았으며 그룹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IT 경영 능력뿐만 아니라 인사 경험까지 두루 갖춘 김 대표 선임을 두고 이는 지난해 현대오토에버에서 발생한 오너 사법리스크로 인한 회사 분위기 수습 차원의 움직이라는 평가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서정식 전 대표가 협력업체 대표 등 3명으로부터 거래관계 유지, 납품 편의의 청탁을 받고 법인카드 제공 등 8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으며 사법리스크가 드리워졌다. 여기에 검찰이 KT클라우드가 차량용 클라우드 업체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스파크)’(현 오픈클라우드랩)를 고가에 인수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서 전 대표의 배임 혐의까지 포착되며 악재가 겹쳤다.
스파크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동서 관계이자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의 아들인 박상빈 전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검찰은 KT클라우드 매각의 유리한 고지를 잡기 위해 매출 의존도 99%의 현대오토에버에 계약유지 청탁과 함께 돈을 건냈다고 봤다. 해당 사건은 법원이 지난달 ‘혐의없음’을 판결하며 막을 내렸다.
이처럼 지난해 어수선한 분위기에 빠졌던 현대오토에버는 김 대표 체제에서 안정화와 사업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새로운 조직 개편과 인재 영입이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4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ERP 기술 리더와 ITO 운영 총괄을 맡아온 김선우 상무를 신설 ERP센터장으로 영입하는 등 기술력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김 상무가 수장을 맡은 ERP센터는 고객사의 산업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긴밀하게 협업하고 글로벌 수준의 맞춤형 ERP 수행 체계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 신설된 조직이다. ▲진단 ▲컨설팅 ▲구축 ▲운영 등의 기능을 한데 모아 미래 기술 고객 확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