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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인터뷰] 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본부장 “중소기업 위한 ESG 지원 구체적 합의 필요”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6-21 00:00

중소기업의 ESG, 할 수 있는 분야에 신경 써야
“K-ESG 표준화, 글로벌 시대 뛰떨어진 행보”

▲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본부장

▲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본부장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중소기업들이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결국 중소기업의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는 원청인 대기업이다.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해당 분야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본부장은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산업 트렌드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중소기업의 또 다른 규제가 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 중소기업, 원청이 요구하는 정보에 관심 둬야

윤진수 본부장은 정부가 중소기업들의 기준을 나눠,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유가증권 상장사는 약 800여 개다. 이 중 70%가 중소기업인데, 상장된 중소기업과 비상장된 중소기업 간의 규모와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그는 “중견 기업에 속하는 기업도 지원 대상에 포함할 건지, 아니면 사업장 50인 미만의 중소기업에도 ESG 활동을 요구할 건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생력이 있는 중소기업과 상대적으로 자생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을 구분해서 ESG 경영 수준을 요구해야 한다”며 “기준에 따른 지원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본부장은 “중소기업은 자신의 이해관계자가 원하는 ESG 전략을 펼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의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는 원청인 대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원청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이를 중심으로 ESG 경영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본부장은 “중소기업들은 본인들이 할 수 있는 영역 내에서 ESG를 관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중소기업이 대기업처럼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모든 분야에 신경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실익이 없는 걸 요구하는 순간 기업들은 ESG에 대한 부정론, 부담감, 거부감 등이 생길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윤 본부장은 “현재 사업과 연계된 부분에서 우선적으로 집중할 것을 뽑아야 한다”며 “다만, 독립적이고 전문성 있는 감사위원을 선임해 외부적 시각에서 잘하고 있는지 평가 및 진단을 받고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K-ESG 표준화, 글로벌 시대에 뒤떨어진 행보

윤 본부장은 우리 정부가 글로벌 스탠다드 표준 제정 시 우리나라의 특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스탠다드가 부담스러우니, 우리만의 특성을 반영한 K-ESG 지표를 따르라고 하는 것은 글로벌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것이다.

윤 본부장은 K-ESG 지표를 표준화한다는 것은 상당히 ‘자기중심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기관에서 기준을 제정할 때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을 해서 우리나라의 특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부분이지, 이와 상관없이 K-ESG를 만들어서 기업들을 평가한다는 건 자기중심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ESG는 우리나라에서만 중요한 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다. 최근에는 해외 투자자들도 기업에 투자할 때 ESG 분야를 중요하게 고려하다 보니 글로벌 기준이 아닌 한국의 고유 특성만 반영한 K-ESG만 따르라고 하는 것은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하나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본부장은 “현재 정보공개 표준을 만들고 있는 IFRS나 지속가능보고서의 기준을 만드는 GRI, SSB 등이 모여서 협의체를 만들어 정보공개 기준을 만들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의 특성을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ESG, 방향성과 실천 의지가 중요

윤 본부장은 평가를 잘 받는 것이 목적이 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가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갖고 ESG를 할 것인지 잘 제시하고 있고, 거기에 따라 실천 의지가 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며 “해외에서 ESG를 잘한다고 꼽히는 기업들을 보면, 장기적으로 인권, 소비자 안전 등에 대해 장기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흔들림 없이 잘 실천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ESG는 기업들이 자신들의 사업과 연계된 지속가능경영 플랜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사들의 평가에 잘 대응해서 높은 등급을 받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기업들이 공개하고 있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도 단순히 올해 우리가 뭘 했는지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목표, 올해는 어떤 것을 달성했는지, 부족한 점을 보였는지, 내년엔 이 분야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지속가능경영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윤 본부장은 국내 기업들은 자신들의 장기적인 플랜보다 이슈를 따라잡는데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엘리엇닫기엘리엇기사 모아보기이 주주친화정책을, 국민연금이 배당 상향을 요구했다고 이에 맞춘 ESG 전략을 수립하는 형태를 따라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들의 사업과 연관된, 장기적으로 관리해 나갈 수 있는 전략을 펼치며 그 사업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ESG를 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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