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사이 미 금융시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고조됐다.
유가 급등으로 주식시장이 2% 가까운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대공황 이후 최악 성적을 낸 지난달 미국 고용지표가 당초 우려보다는 양호했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4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계절조정치로 전월보다 2천50만명 급감했다. 이는 사상 최대 감소폭이지만, 예상치인 2천200만명 감소보다는 양호한 수치다. 일시 해고가 실업 대부분을 차지한 점도 시장에 안도감을 주었다.
고용 대란이 정점을 찍었다는 낙관론 속에, 유가는 5% 급등하며 배럴당 24달러대로 올라섰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오는 13일 예정된 연설에서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을 차단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연준이 7주 연속 국채매입 축소한 영향으로 달러 하락폭은 제한됐다.
달러/위안은 오히려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코로나19 발발 이후 중국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중국의 무역합의 이행에 의구심을 제기한 탓에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07% 오른 7.0972위안에 거래됐다.
여기에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 소식도 달러/원 환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변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0일 0시 기준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전날보다 34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30명대로 증가한 것은 지난달 12일 32명을 기록한 이후 28일 만이다.
따라서 미 주식시장 상승과 달러 약세에도 국내 금융시장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 악재에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뉴욕주식시장이 2% 가까운 강세를 나타내고, 유가가 급등했지만 역외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움직임이 제한된 것도 주말 사이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 악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늘 국내 주식시장이 미국발 훈풍에 반응할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 악재에 반응할지에 따라 달러/원의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 레인지는 1,217~1,222원선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서울환시 주변 대외 가격 변수는 달러/원 하락을 지지하고 있지만, 국내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달러/원 하락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