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27일 기준으로 사망자수가 80명을 넘기고 감연자 수가 3천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등을 통해 우한 폐렴에 대한 소문이 확산되면서 일각에선 실제 피해가 발표된 것보다 훨씬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4번째 확진자가 나오는 등 우한 전염병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안전자산선호가 강화됐다. 주말을 거치면서 우한 폐렴이 진정되기 보다 확산 양상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시장의 우려는 금선물이 6년여래 최고치로 뛴 데서 확인이 된다. 금선물은 0.4% 오른 온스당 1577.40달러를 기록했다. 주가는 급락하고 채권가격은 점프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중국 당국은 춘절 연휴를 3일 연장하기로 했으며, 중국 최대 도시 상하이는 다음달 9일까지 기업들에게 휴무령을 내렸다.
■ 美금리 1.6%선으로 급락..주가도 하락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7일 7.76bp 하락한 1.6082%로 떨어졌다.
우한 바이러스가 국내 연휴기간 동안 빠르게 확산되면서 미국채 금리는 3일간 16.36bp나 급락했다.
미국채30년물 금리는 27일 7.54bp 하락한 2.0568%를 기록했다. 30년물 수익률은 사흘간 16.46bp 급락한 것이며, 5일 연속으로 레벨을 낮췄다.
단기물 금리들도 일제히 레벨을 낮췄으며 27일 금리 낙폭이 최근들이 가장 컸다. 미국채2년물은 27일 4.98bp 떨어진 1.4346%, 국채5년물은 6.57bp 내린 1.4365%를 나타냈다.
또 안전자산선호로 미국채2년과 10년 스프레드 17bp대까지 축소됐다. 최근 30bp 이상으로 벌어지던 상황이 전염병 공포로 반전됐다.
설 연휴 기간 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선호가 강화된 것이다. 뉴욕 주가 역시 일제히 빠지면서 전염병이 전세계로 번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27일 453포인트(1.57%) 급락한 2만 8,535.8, 나스닥은 175.60포인트(1.89%) 떨어진 9,139,31을 기록했다. S&P500은 51.84포인트(1.57%) 하락한 3,243.63포인트를 기록했다.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중국 당국이 춘절 연휴를 사흘 연장하기로 하면서 상하이 주식시장은 다음달 3일에야 개장한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0.09% 오른 97.94를 기록했다. 안전자산선호를 반영해 달러/엔은 0.35% 하락한 108.89엔을 기록했고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77% 급등한 6.9841위안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도 하락했다. 우한 폐렴으로 글로벌 원유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9% 급락한 53.14달러로 떨어졌다. 유가가 3개월래 최저치로 내려간 것이다.
■ 우한 사태 전개 촉각
금융시장은 단기적으로 우한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번 전염병이 2003년 사스 사태를 능가하는 파괴력을 안길 것으로 보기도 한다.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수 밖에 없다.
2003년 사스 사태는 당시 2분기 성장률에 타격을 입히면서 경기에도 흠집을 냈다. 당시 사태 정점 시점인 4월 중하순 중국 주가지수는 10% 가까이 급락한 뒤 이후 상반기말까지 오름세를 보인 바 있다.
전염병으로 인한 산업별 영향은 차별화된다. 사스 사태 당시 중국 제조업은 일시 위축 뒤 바로 반등했으나 서비스업은 3분기까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 주식시장이 연초 예상을 능가하는 상승세를 보인 뒤 상승 피로감을 호소할 즈음 이번 사태 영향이 커졌다.
국내 금리(국고3년)는 그간 주가 상승세에 대한 부담으로 1.4%를 넘어선 뒤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으나 다시금 하락룸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바이러스의 경우 잠복기에도 전염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심리적 공포를 더욱 키우는 면이 있으며, 얼마나 더 상황이 악화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아울러 국내 당국의 통제 능력도 다시금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이 2015년 메르스 사태로 홍역을 치른 바 있는 상황에서 전염병 확산이 심해진다면 금리인하 기대감도 커질 수 있다. 메르스 사태 당시엔 금리인하와 추경이 단행된 바 있다.
한편 1월 FOMC에선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이며, 시장도 이를 당연시하고 있다. 연준의 유동성 공급 정책에 대한 입장 표명 등이 관심이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