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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소비자보호 ‘공회전’ 끝낼 때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19-10-14 00:00

[기자수첩] 금융소비자보호 ‘공회전’ 끝낼 때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마지막 기회다.”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10월 국감 이후 내년 4월 총선 일정을 고려하면 올해 연말까지가 금융 입법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얘기가 나온다. 20대 국회에 제출된 입법안들이 폐기 처분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기 때문이다.

‘공회전’하고 있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도 이같은 ‘마지막 법안’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사태, 저축은행 후순위채 사태, 동양사태 등을 거치며 금융소비자 보호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2012년부터 추진돼 왔다. 이 법안은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지 않는 위험한 금융상품을 불완전판매하면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를 막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

현재 금융소비자 보호 규제의 경우 개별 업권 별로 적용되면서 유사한 상품인데도 다른 규제가 적용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업권에서는 규제 공백에 따른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소비자 피해에 대한 사후적 구제제도가 존재하기는 하나 분쟁조정제도의 실효성이 미흡하다는 점도 꼽힌다.

또 개별 법령으로 흩어져 있는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을 중장기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추진할 토대가 필요하다는 문제제기도 끊이지 않았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금융소비자보호법 관련 법안은 정부안을 비롯 박선숙, 박용진, 최운열, 이종걸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4개안까지 총 5개안이 계류하고 있다.

DLS(파생결합증권), DLF(파생결합펀드) 등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 대규모 손실사태로 고위험 상품 관련 규제 정비 필요성이 대두된 가운데 금융소비자 보호 법안은 적시성 높은 입법 과제로 꼽히고 있다.

법안을 살펴보면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이 될 만도 하다.

정부안 기준으로 보면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이 적용되도록 전 금융상품과 판매 채널 유형을 다시 분류하도록 했다. 금융상품을 예금성과 투자성 등으로 명확히 구분토록 하고 있다. 적합성, 적정성, 설명의무, 불공정영업행위 금지, 부당권유행위 금지, 광고규제 등 6대 판매행위 원칙을 전 금융상품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위법계약 해지권, 징벌적 과징금, 손해배상 입증책임 전환 등은 금융회사에 판매 원칙을 준수하도록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금융상품 판매과정에서 소비자 피해가 예상될 경우 금융당국이 금융상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제한할 수 있는 ‘판매제한 명령권’ 도입도 포함돼 있다. 또 소송중지제도, 조정이탈금지제도 등으로 소비자 보호에 힘을 싣고 있다.

사실 마지막 기회라는 말이 무색하도록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국내에서는 아직 기본법 제정조차 되지 않았으나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맞닿아 있다는 점은 여전히 넘어야 할 큰 산이다. 그동안 정부와 여야 의원들이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7년 동안 발의와 폐기가 반복된 데는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이견이 만만치 않았던 점도 꼽힌다. 실제 현재 계류 중인 법안만 봐도 정부안을 제외한 의원안에 금융감독체계 개편 이슈가 포함돼 있어서 조율이 필요하다.

아울러 법적 틀이 없었다고는 하나 이번 DLF사태로 말미암아 금융당국이 고위험 파생상품 관련 사전감독과 소비자 보호에 경고등을 제때 울리지 못했다는 지적도 뼈아프다. 물론 판매 상품과 투자대상 자산이 다양해지는 가운데 너무나 실망스러운 내부통제 시스템 민낯을 드러낸 일부 은행들의 자기반성과 상품 심사절차 강화 필요성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로 꼽힌다.

어쨌든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을 위한 마지막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기본법 틀이 갖춰지고 금융회사도 신뢰라는 기본을 되찾기 위한 새로운 출발선에 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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