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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향후 늘어나는 공기업 부채..정부 정책의지 따라 공사채 발행도 점차 증가할 듯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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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9-10 14:34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우리 정부가 재정정책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공공기관들의 부채도 늘어난다.

정부가 이달 초에 내놓은 2019~2023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보면, 향후 5년간(19~23년) 부채규모는 87.4조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부채규모는 500조원을 넘어 훌쩍 뛰어넘어 586.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부채규모는 대략 5년간 18% 가량 늘어난다는 예상이다.

정부는 공기관들의 자산규모도 늘릴 계획이다. 자산은 5년간 143조원 늘려 2023년엔 93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부채수준은 큰 차이 없이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부채비율 167%에서 올해는 170%로 다소 늘어나지만, 2023년엔 부채비율을 168% 수준 정도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자산과 부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부채비율을 대략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익 증가가 필요하다. 정부는 일단 2020년부터는 공기업의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6조원 가량의 당기순손실이 예상되지만 2020년부터는 당기순익이 4.8조원, 6.4조원, 4.9조원, 6.3조원 늘어난다는 게 정부의 예상치다.

정부는 향후 한전 및 건보공단의 실적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면서 공기업 전반의 부채비율을 일정 수준에서 유지하는 게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 올해 공기업 재무상태 악화..한전, 건보 부채규모 확대 눈에 띄어

올해 공기업들의 부채가 늘어나는 데엔 한전과 건보공단의 재무 상황 악화가 영향을 미친다.

우선 한전그룹사들의 경우 연료비와 환율 상승, 설비 확충 등으로 부채가 전년해에 비해 12.3조원이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규모가 126.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160.2%에서 181.5%로 크게 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에도 지난해와 같은 1.2조원의 당기순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건보공단의 재무상황도 악화된다. 고령화 및 건보 보장성 확대에 따른 보험지급비 증가로 부채는 전년에비해 1.8조원 늘어나고 자본은 5조원 감소가 예상된다.

지난 2017년 8월에 발표한 건보 보장성 강화대책, 올해 5월에 나온 건보 종합계획에 따라 2023년까지 41.6조원의 급여가 확대될 예정이다. 즉 복지 정책 강화에 따라 건보의 재무 상태는 나빠지는 것이다.

이밖에 2019년 K-IFRS 리스 기준서가 변경되면서 비용으로 처리하던 운용리스가 부채에 추가반영되는 부분도 재무상태 악화를 가져왔다. 이 회계변경 이슈는 부채 규모를 4.9조원, 부채비율을 1.7%p 올린다.

■ 그간 줄여왔던 부채와 부채비율..이젠 축소세 멈춘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은 자산 2조원 이상이거나 자본잠식 또는 손실보전규정이 이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5회계연도 이상의 중장기재무관리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무관리계획을 국회에 제출하게 되며, 현재 모두 39개 기관이 대상이다.

이런 가운데 이 39개 기관을 포함해 공공기관의 부채나 부채비율은 최근까지 줄어들거나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4년 336개 전체 공공기관의 부채규모는 519.1조원에서 2017년 496.1조원으로 축소됐다. 부채비율은 201%에서 158%로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엔 부채규모가 504.2조원으로 늘어났지만, 부채비율은 155%로 3%p 하락했다.

이 과정에서 2014~2016년 3년간 연평균 13조원을 넘던 당기순익은 쪼그라들었다. 당기순익은 2017년 7.2조원으로 축소된 뒤 지난해엔 0.7조원으로 줄어들었다.

덩치가 큰 39개 중장기 재무 관리대상들의 부채나 부채비율 흐름도 비슷하다. 공기업 규모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 패러다임의 전환..공기업, 이제 공사채 등 빚이 본격 늘어난다

정부가 재무건전성 관리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젠 좀더 시간이 흐르면 빚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정부는 이를 '부채 감소'에서 '부채 안정'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즉 정부는 지난해 '부채비율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으나 이제 '부채비율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그 표현을 바꿨다.

공기업의 투자 확대를 계획하는 가운데 빚이 크게 늘지는 않는다는 느낌을 주는 표현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정부 시절 공기업 부채가 크게 늘어난 뒤 박근혜 정부 때는 공기업 부채 관리를 강화하면서 빚을 줄여왔다. 그런 뒤 문재인 정부 들어 다시 공기업 부채를 늘어나는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공사채 총량제를 폐지됐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발행잔액이 큰 LH공사와 예금보험공사의 순상환 규모가 커 전체 공사채 순발행은 제한됐다. 하지만 향후 구도는 달라지게 된다.

전혜현 KB증권 연구원은 "2020년에는 LH공사, 전력공사 등을 중심으로 순발행이 예상된다"면서 "자산과 부채 증가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SOC 관련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향후 공사채 발행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SOC 부문 부채비율이 2020년까지 179%로 감소하지만 공공주택 공급 지속 확대 등으로 2023년엔 186%로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부채규모는 2019년 215.8조원에서 2023년 271.4조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에너지 부문은 신재생에너지 확대, 발전소 건설 등으로 2019년 242%에서 2023년 266%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부채규모가 2019년 188.6조원에서 2023년엔 212.6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금융부문 부채규모는 주택금융공사의 유동화증권 만기 상환 관련 차입 증가로 2019년 82.6조원에서 2023년 88.2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부채비율은 98%에서 81%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아무튼 중장기 재무관리 대상 39개 공공기관 부채가 '중장기 계획' 시행 후 감소세를 이어오다가 2018년-2019년을 기점으로 증가로 전환되는 상황이다.

■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에 향후 공기업 부채 증가할 듯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공기업을 통한 SOC부문 자산 증가를 견인할 계획이다.

SOC부문은 LH, 도로공사를 중심으로 기반시설 등의 자산이 2023년까지 83.1조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계획의 56.9조원 증가에 비해 대폭 늘어나는 수치다. 경기 둔화 속에 정부가 향후 기반시설 확충 등에 한층 포커스를 둔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정부의 공기업에 대한 스탠스도 '재무구조 개선'에서 '재무구조 건정성 유지와 투자 확대'로 바뀌는 셈이다.

그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시행한 이후 공공기관 부채비율은 부채감축 노력과 공사채 총량제 시행 등으로 기존 계획대비 개선폭이 컸던 게 사실이다. 또 2018년 공사채 총량제 폐지 이후 아직까지 가시적으로 늘지는 않고 있다.

공사채는 2018년 10.3조원 순상환(MBS 제외 시 12.6조원 순상환)을 기록했다. 올해 1~8월엔 6.7조원 순상환(MBS 제외 시 6.5조원 순상환)을 나타내는 등 아직 순상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엔 주택금융공사(MBS 제외)와 전력공사 순발행에도 불구하고, LH공사가 4.4조원, 예금보험공사가 3.1조원을 각각 순상환하면서 전체 순상환을 이끌었다.

하지만 머지 않은 시기에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예산안이 2년 연속으로 9%대 급증을 기록하는 가운데 공공기관을 활용한 경기부양 노력도 강화되기 때문이다.

전혜현 연구원은 "전반적인 개별 공공기관의 부채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발행잔액이 큰 LH공사와 전력공사, 도로공사 등 일부 공사의 순발행이 이어지면서 SOC와 에너지 부문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공사채 발행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예비 타당성조사 면제, 3기 신도시 토지보상, 전력요금 인상 등에 따른 전력공사의 수익성 개선 여부 등에 따라 발행규모 증감은 있겠으나, 기존의 순상환기조에서 벗어나 순발행으로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의 재정정책이 강화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국가 재정의 건전성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정부와 다수 분석가 등이 재정정책 확대 필요성에 공감을 하고 있지만, 한국의 부채비율이나 재정 안정성 등이 일반적으로 회자되는 것보다는 과대평가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한국은 공기업 비중이 세계적으로도 가장 큰 나라 중 하나다. 단순히 GDP 대비 국가부채로만 보면 한국의 재정 상황을 오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정권 때는 재정관리가 깔끔하고 보수적인 편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경우 빚을 내는데 좀 거침이 없어 보인다"면서 "그러면서 세금 먹는 하마인 공무원·군인연금 개혁에 대해선 궁리조차 하지 않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전일(9일) 재정확대 정책을 옹호하는 미국 경제학자 폴 크루그만을 불러 정책 논리를 강화하기도 했다.

전일 크루그먼 교수는 홍남기 부총리와의 면담에서 "한국은 단기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의 역할을 확대할 여력이 있고, 경기 전망이 빠른 속도로 어두워지고 있으므로 경기 부양 조치를 더 많이 실시할 때"라고 주장했다.

크루그먼은 "디플레이션 위험이 있을 때 신중한 기조가 위험을 더 키울 수 있으므로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 정책을 거들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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