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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금융결제원장] “금융혁신 서비스 플랫폼 역할 강화”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19-05-20 00:00

결제 플레이어 다양화…‘허브’ 기능 활용
“오픈뱅킹, 변화의 시작”…안정성 최우선

김학수 금융결제원장은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금융회사뿐 아니라 핀테크 기업이 안전하고 편리한 혁신 서비스를 선보이고 상호 경쟁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 사진= 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금융결제원이 혁신 서비스 플랫폼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갖춘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망에 모이고 있습니다. 금융회사뿐 아니라 핀테크 기업이 안전하고 편리한 혁신 서비스를 선보이고 상호 경쟁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려 합니다.”

김학수 금융결제원장(사진)은 최근 취임 한 달을 기해 서울 테헤란로 본부에서 이뤄진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큰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금융결제원도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수 원장은 올해 우선 지급결제 인프라를 개방하는 ‘오픈뱅킹(공동결제 시스템)’이 서비스될 수 있도록 참가 은행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금융공동망, 어음, 지로 등 광범위한 금융데이터를 보유한 ‘결제의 허브(Hub)’로서 빅데이터 활용 잠재력에 기대감을 표했다.

◇ “변화의 시기” 개방형 생태계 눈앞

올해 4월 취임한 김학수 원장은 “격변의 시기”에 금융결제원 수장을 맡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결제가 핀테크와 맞물려 소비자들이 금융을 경험하는 최일선에 있다”며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금융결제원은 최근 열린 2019년 지급결제·전자금융 세미나도 ‘개방형 생태계와 금융·결제 서비스의 미래’를 주제로 제시했다.

은행 등 금융회사 중심의 지급결제 시스템이 핀테크 기업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진입하면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변화된 환경을 반영한 것이다.

금융결제원은 올 2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에 맞춰 첫 단계로 은행권과 핀테크 기업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공동결제 시스템 구축 작업 실무 역할을 맡았다.

금융결제원 전산시스템 구축과 은행 별 준비를 거쳐 올 10월 우선 테스트를 실시하고 연말인 12월 중에는 오픈뱅킹을 전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내용을 보면, 2016년 출시돼 기존 중소 핀테크 기업이 이용했던 ‘은행권 공동 핀테크 오픈 플랫폼’ 이용기관이 모든 핀테크 결제사업자, 또 은행(인터넷전문은행 포함)까지 확대된다.

은행이 자기 은행 고객 외에 다른 은행 고객 결제도 처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얘기다. 예컨대 A은행 계좌를 갖고 있는 고객이 B은행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A은행 자금을 출금 이체할 수 있게 된다.

혁신안이 속도를 내면 전자금융업자 또는 전자금융보조업자까지 오픈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게 되므로 그야말로 전방위적인 지급결제 시스템 개방이 이뤄질 수 있다.

핵심 쟁점은 역시 이용 수수료다. 현행 건당 400~500원 수준인 수수료를 정부 방침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인하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용 수수료는 고정비용인 은행간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처리대행 비용과 변동비용인 주거래은행 수수료를 합산해 매기는데, 처리대행 비용의 경우 현재 실무협의회에서 협의 중이다.

사원 은행을 포함한 금융결제원 이사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은행간 적용되는 이용료는 은행간 협의로 결정된다. 이용료는 본격적으로 오픈뱅킹이 가동되면 운영 상황을 봐서 주기적으로 재검토 될 예정이다.

김학수 원장은 “공감의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위원회에서 경력을 쌓고 온 김학수 원장은 아무래도 현 정부가 추진중인 오픈뱅킹 정책에 정책적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론적으로 은행들도 결제망이 개방되고 결제시장 파이가 커지는 추세를 인지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다만 김학수 원장은 “실행기관으로서 설득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결제원은 금융당국 정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시행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조정 역할을 해야 한다는 애기다.

김학수 원장은 “변화는 해나가야 하지만 혼자 해나갈 수 있는 게 아니고 처음 결제망을 구축했던 은행들과 공감대를 이루면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원론적으로는 공감대가 있기는 하나 사원은행과 협조해서 풀어나가야 할 것 같아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

◇ 간편결제 춘추전국시대…“플랫폼 역할”

김학수 원장은 이른바 ‘~페이’로 이름 붙여진 간편결제 시장에 대해 “아직 춘추전국 시대”라고 평가했다.

간편결제는 전자상거래가 확산되고 스마트폰이 일반화되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8년 카드 기반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하루 평균 1260억원으로 2017년(677억원)보다 두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또 사업자 별로 봐도 비(非)금융기관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자체 운영 중인 포털이나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대규모 회원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자, 마그네틱 결제 방식의 기존 카드 단말기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 제조사 등의 결제금액 비중이 은행·카드사 비중을 앞질렀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금융 인프라가 낙후됐던 중국이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으로 모바일 기반 간편결제 선도 국가 대열에 서고 있다.

김학수 원장은 “간편결제 사업자 간 경쟁은 당분간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단 은행권은 오픈뱅킹이 본격화되면 핀테크 기업 등과 경쟁해야 하는 만큼 보다 혁신적인 서비스에 힘을 실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선불전자지급수단의 충전한도를 현행 20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으로 확대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전자금융업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점도 언급됐다.

또 정부가 소상공인 결제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추진한 QR코드 기반의 ‘제로페이’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는 점도 꼽혔다.

김학수 원장은 “누가 간편결제 강자가 될 지는 지켜봐야 하는데 지금보다 효과적이고 소비자 들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라며 “금융결제원은 결제 플랫폼으로서 시장에서 그러한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제공해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신용카드에 편중된 결제 패턴을 계좌기반 결제로 일정 수준 전환시킬 때 결제수단 간 경쟁이 촉진되고 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김학수 원장은 “지급결제는 일종의 문화이자 습관이기에 단기에 전환되기 어렵다”며 “범용성 있고 간편하면서도 안전하고 직접적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결제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결제원은 계좌기반 결제 서비스 안착을 위해 은행직불 결제 ‘뱅크페이’를 기존 온라인 중심에서 오프라인으로 확대하고 제로페이 결제를 할 수 있는 은행 공동앱을 제공하고 있다.

은행 자체앱에도 적용할 수 있는 뱅크페이 API도 개발했다.

아울러 지난해 연중 금융권 공동으로 디지털 자산 방식의 간편결제 등 블록체인 사업모델을 발굴해 파일럿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정부부처 블록체인 정책 사업에도 참여했다.

◇ 바이오정보 분산관리 “안정성 제1가치”

바이오정보(생체정보) 분산관리센터 참가 기관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금융결제원은 바이오정보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분산관리 기술에 기반한 센터를 2016년 12월 오픈해 운영 중이다. 현재 국내 은행·증권·보험·카드·캐피탈 등 79개 금융회사가 참가해 있다.

바이오정보 분산관리 기술은 고객의 바이오정보를 두 번 암호화해서 부정거래에 이용될 수 없도록 두 개의 조각으로 분할한다. 일부는 금융회사에, 나머지 조각은 금융결제원 분산관리센터 안에 보관한다.

고객이 금융거래를 하는 시점에만 두 개의 바이오정보 조각을 결합해서 고객의 바이오정보와 일치하는 지 여부를 확인한 뒤 결합된 정보는 즉시 폐기한다.

또 분리 보관된 고객의 바이오정보 조차도 주민등록번호 등 고객 식별정보와 분리해서 보관하므로 해당 바이오정보가 누구의 것인지 알아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채널 뿐만 아니라 ATM(자동화기기)·영업점·신용카드 가맹점 등 다양한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바이오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4월에는 주요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이 영업점 창구에서 예금을 지급하는 ‘손으로 출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바이오인증 분산관리를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거래까지 연계했다.

한 번의 손바닥 정맥 인증으로 통장·인감·비밀번호 없이 예금을 오프라인 창구에서 출금할 수 있다. 은행은 고객의 손바닥 정맥 정보를 수집해서 암호화하고 금융결제원과 일정 비율 나눠 보관한다.

본인인증 때 두 기관의 보관 정보를 결합해 일치 여부를 식별한 뒤 등록이 완료되면 이후에는 거래금액이나 횟수에 제한 없이 출금할 수 있다.

김학수 원장은 “안전성을 제1 가치로 두고 바이오정보 분산관리를 서비스하고 있다”며 “바이오정보가 외부로 유출돼 악용될 수 있는 해킹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결제원은 2016년 11월 한국은행과 금융권 공동으로 바이오정보 분산관리기술을 금융표준으로 제정했고 현재 국내 학계와 공동으로 국제표준 제정도 추진하고 있다.

◇ ‘금결원=플랫폼’…데이터 잠재력 주목

김학수 원장은 “앞으로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혁신적인 서비스로 경쟁할 수 있는 결제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금융회사 위주 결제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데 집중했다면,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이 안전하고 편리한 결제 서비스를 시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금융 인프라를 마련하고 기술을 지원하는데 더 힘을 싣겠다는 얘기다.

국내 지급결제 시스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들이 발주하는 금융정보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베트남·나이지리아에 이어 아르메니아 중앙은행 지급결제 해외송금 시스템 구축 사업을 완수했다. 김학수 원장 취임 이후로는 캄보디아 중앙은행 지급결제시스템 구축 사업도 마무리했다.

올 상반기에는 이집트 지급결제시스템 현대화 컨설팅도 수행한다. 단기적으로는 ‘오픈뱅킹 도입’, ‘카드이동서비스 도입’, ‘간편결제 활성화’를 키워드로 꼽았고, 중장기적으로는 ‘금융 빅데이터 활용’에도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김학수 원장은 “금융결제원은 수많은 데이터가 흘러 들어가고 나가는 길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금융공동망 운영자로 축적한 금융데이터를 활용해 빅데이터 기반의 편리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금융권 공동으로 개발하고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기술적·법적·제도적 발전과 데이터 활용에 대한 공감대 형성 등을 선행과제로 꼽았다.

김학수 원장은 “블록체인 분산원장과 같은 신(新)기술이 시장에 소개되고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이 신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며 “금융결제원도 신기술을 이용해 기존 인프라 보안과 안정성을 더욱 견고하게 하고 다양한 결제 서비스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청사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He is…

△ 1965년생 / 서울 경복고 / 서울대 경제학과 / 행정고시 34회 / 재정경제부 의사총괄과장 / 기획재정부 자금시장과장.산업금융과장 /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금융서비스국장 / 금융위원회 기획조정관 /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 금융결제원장(2019년 4월~ 현재)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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