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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값싼 자동차 ‘포드 모델T’흥망의 교훈

곽호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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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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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곽호룡 기자

▲사진: 곽호룡 기자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헨리 포드의 자동차는 1900년대 초반 혁신제품의 아이콘이었다. 포드 모델T는 당시 값비싼 자동차를 대량 생산해 대중화를 이끌었다.

이를 위해 금융가인 커즌은 ‘일당 5달러’를 제안했다.

당시 업계 평균 2.34달러의 2배 이상이었다. 근무시간도 9시간에서 8시간으로 줄였다. 노동력 확보와 재교육비 절감 등을 위한 조치였다.

당시 미국 언론들은 “포드는 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포드와 커즌스가 옳았다. 모델T는 불티나듯 팔렸다.

구직자들은 포드의 공장으로 몰려들었고, 경쟁업체는 임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 포드 등은 1차세계대전 이후 초호황으로 급증한 중산층과 이들의 욕구를 정확히 포착했다.

다시 변혁의 시기가 왔다. 이번에는 감축이 화두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먼저 GM이 미국 5개 등 총 7개 공장 폐쇄 및 인력 2만5000명 감축 계획을 밝혔다.

도요타는 올초 사장·부사장 등 주요 임원수를 55명에서 23명으로 절반 가량 줄이고, 모든 임원직 호칭을 ‘간부’로 통합하는 조직 슬림화를 단행했다.

폭스바겐은 2017년 사무직 7000명 구조조정과 함께 전동차 플랫폼(MEB) 계획으로 원가절감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닛산, 혼다 등도 잇따라 공장 폐쇄를 비롯한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대규모 정년퇴직이 시작됐다.

노조는 인력보충을 요구하고 있고, 사측은 연구개발직 외 인원감소는 불가피하다며 맞선다.

또한 중국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1공장 가동 중단이 유력하며, 전환배치 및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차원에서 단행한 수시채용과 추진중인 직급 슬림화도 이같은 경향과 무관해보이지는 않는다.

한국지엠은 군산공장 폐쇄 후 연구개발법인을 신설했다.

르노삼성도 노조의 근로시간 등 노동환경 개선 요구에 대해 본사의 물량 감축 카드를 들이밀며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를 중재하는 정부를 포함해 풀기 힘든 실타래로 얽혀 있다. 기간산업으로 수많은 일자리를 파생하는 자동차 생태계를 지키려는 노력과 ‘생존을 위한 혁신’을 주장하는 기업 모두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닥쳐올 미래를 생각해보면 기업들이 으레 떨었던 ‘엄살’과는 많이 달라보인다.

이른바 4차산업혁명에 대해 변화 방향과 속도를 예측하기 힘들지만, 결국 승자독식이 심화될 것이다.

특히 유니콘 스타트업의 기업가치 최상위 수준인 우버, 디디추잉 같은 기업들은 플랫폼 사업자다.

완성차업체들은 자동차만 제공해주고 수익은 별다른 자산이 없는 플랫폼에 내어주는 그림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

따라서 투자는 전동화, AI·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미래 기술 확보에 집중되고 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면, 포드는 결국 값싼 자동차만을 고집하다가 고성능으로 무장한 차량에 선두자리를 내줬다.

고임금 정책 이면에는 ‘컨베이어벨트’로 대표되는 엄격한 규율로 노동자를 관리하며 찰리 채플린 같은 이들에게 ‘비인간적’이라고 조롱 당했다. 시대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도태된 것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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