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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손보업계 단순한 변화 아닌 완전한 변신해야”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19-03-18 00:00

“신시장 개척, 선택 아닌 필수 요소”

역성장 위기, 인슈테크로 타파 강조

▲사진: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이제 새로운 변화와 혁신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우리 앞에 다가와 있습니다.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끝까지(from A to Z)’ 개선이나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고, 비록 발견된 문제가 사소해 보일지라도 ‘단순한 변화(Change)’가 아닌 ‘완전한 변신(Transformation)’을 추구해야 합니다.”

올해 손해보험협회의 신년사에서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사진)이 핵심 키워드로 강조한 부분이다. ‘변화와 혁신’에 대한 중요성은 매년 반복되는 슬로건이었지만, 올해만큼은 한층 더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 이는 올해 보험업계가 내외 악재로 인해 ‘역대 최악의 겨울’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손해보험업계는 3조2373억 원으로 전년대비 7019억 원(17.8%)이나 감소한 당기순이익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투자이익은 소폭 늘었지만, 여름철을 덮친 역대급 폭염으로 인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상승하면서 보험영업 손실이 크게 악화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이렇다보니 손보업계 전체의 총자산이익률(ROA)은 1.49%에서 1.12%로 떨어졌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 또한 11.64%에서 8.80%로 떨어졌다.

문제는 이 같은 저성장·역성장 기조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미 국내 보험업계는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해 신규 고객 수요가 떨어지며 시장포화 상태에 접어들었으며, 세계적인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있는 보험도 해약하는 인구도 늘고 있다.

자동차보험에서도 최근 대법원의 노동연한 확대,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인한 정비부품 가격 등락, 최저임금 상승,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 인상요인이 남아있지만, 정부의 소비자 보호 기조로 인해 만족스러울만한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기도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포용적 금융’이라는 슬로건 아래 보험업계를 ‘소비자 불신의 온상’으로 파악하고, 종합검사 부활을 비롯한 다양한 카드로 보험업계를 연일 압박하고 있다. 오는 2022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로 인해 보험업계가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김용덕 협회장은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우리 손해보험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앞서 행동하는 ‘선도자(First mover)’가 되어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을 극복하여야 한다”며, “아무리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라 하더라도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을 기르지 못하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 김 협회장 ‘보장 공백 해소 등 틈새시장 개척’ 손보업계 방향 제시

김용덕 협회장은 “국내 보험업계는 인공지능(AI), 데이터 알고리즘,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의 도전을 받고 있다”며, “전통적인 영업 방식과 서비스로는 더 이상의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올해 손보협회는 업계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 확립과 소비자 신뢰 확보 등을 사업 목표로 잡은 상태다. 김 협회장은 크게 세 가지의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그는 “대내외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하여 새로운 시장과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최근 보험업만이 아니라 국내 전반의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사이버 리스크, 시니어 케어, MaaS(Mobility as a Service, 앱 기반 교통수단 예약·결제 통합 서비스), 반려동물 문화 등 사회경제적 구조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주목하며, “새로운 보험시장 진출뿐만 아니라, 파생되는 부가서비스 창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사업 다각화와 융복합이 일상화되는 추세를 언급한 김 협회장은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제3영역’으로의 진출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 ‘소비자 보호’ 강조…전문 상담센터 마련 등 다각적 노력

두 번째로 김 협회장은 보험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던 ‘소비자 신뢰’ 회복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소비자의 편익과 손해보험의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여 신뢰받는 손해보험산업을 이룩해야 한다”며, “예기치 못한 손실 보장을 약속하는 우리 손해보험업계가 결코 놓쳐서는 안 될 가치는 ‘신뢰’이지만 모호한 약관으로 인한 분쟁, 불완전판매, 서비스 불만에 따른 민원으로 인해 아직도 보험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를 위해 김 협회장은 “과실비율 등 각종 민원을 선제적으로 해결하고, 보험금 지급에 관한 프로세스도 대폭 개선하는 등 소비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수준까지 스스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설계사 등 판매채널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 점검 그리고 교육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야 하며, 소비자의 편익이 더 향상될 수 있도록 실손의료보험의 보험금 청구 절차를 좀 더 간편하게 바꾸어야 한다”고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손보협회가 오픈한 ‘손해보험 상담센터’(현 통합서비스센터)는 이러한 김 협회장의 의지를 잘 보여주는 예시다.

‘손해보험 상담센터’는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상담 서비스 제공을 위해 현행 ‘자동차사고 과실비율’에 대한 ‘전문가 상담’을 장기‧자동차보험 등 손해보험 전반으로 확대하고, 소비자 불편 해소를 통해 불필요한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된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협회는 보험종목별 전문 상담인원을 확충하였으며,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공모를 통해 변호사·손해사정사 등 상담전문위원을 위촉했다.

이들 상담전문위원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상담을 위하여 무료로 상담을 진행하게 된다.

아울러 협회는 상담 경로를 기존 인터넷, 전화에서 인터넷·모바일·전화·방문 등으로 확대하여 소비자 접근성을 제고하고, 상담센터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모바일 상담센터를 오픈 하는 등 간편하게 상담을 신청하고, 답변을 받을 수 있는 절차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협회장은 “보험금 누수 등 불합리한 비용을 절감하고, 손해보험사의 경영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명 ‘보험사기’로 인해 발생하는 보험금 누수 문제는 손해보험사 경영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되어 선량한 소비자들에게까지 피해를 끼치는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보험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보험사기로 인해 누수되는 보험금만 연간 약 4조5000억 원에 달하며, 가구당으로는 약 23만 원이 누수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손보협회는 정부 및 금융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관련 법·제도 개선을 추진하여 관련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를 막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구체적으로는 사무장 병원 퇴출, 보험사기 의료인 처벌 강화 등의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 일반보험 시장 등 신규 시장 발굴 부심…‘인슈어테크’도 적극 도입 의지

손보협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일반보험 시장을 비롯한 신규 시장 발굴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가장 먼저 해킹위험 등에 대비하기 위한 사이버보험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노인 요양서비스 등 시니어세대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도 지원된다. 반려동물 산업 성장과 관련 보험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정비도 추진한다. 진료비 사전고지나 공시제를 도입하고 진료항목 표준화와 동물등록방식 등을 개선할 계획이다.

여기에 온라인 채널을 통한 생활밀착형 소액 간단보험 활성화도 추진한다. 구매물품보장보험과 여가·레저보험, 항공지연보험, 자동차 도난보험, 교통체증보험 등이다.

기술과 보험을 융합한 인슈어테크 활성화에도 박차가 가해질 전망이다. 그간 보험업계는 인슈어테크 발전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다양한 제도적 이해관계가 섞여있어 ‘걸음마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손보협회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오는 4월 1일 금융혁신법에 따른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하는 등 관계법령 개정사항을 건의할 예정이다.

국민건강을 증진하고 의료비를 절감하기 위해 헬스케어서비스 활성화도 추진한다.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규제완화 등 보험산업 활용방안을 제고한다고 밝혔다.

재난배상책임보험 의무가입 범위를 확대해 배상책임도 늘린다. 음식점과 숙박업소 등 기종 19종 시설 뿐 아니라 임대아파트와 교량, 터널까지 넓히는 식이다.

또 재난의무보험을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보상형평성을 높이도록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법령상 보상한도가 없거나 가스사고배상이나 사회복지시설배상 등에 대한 보상수준을 현실화할 방침이다.

지난해에도 손보협회는 신년 간담회를 통해 ‘소비자 신뢰 회복’을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그러나 지난해 보험업계는 즉시연금부터 암보험에 이르기까지 ‘약관 논란’으로 엄청난 홍역을 치렀다.

올해 손보협회는 소비자 접점 업무 개선을 통한 고객만족도 향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먼저 소비자 상담센터 기능 및 역량을 확대하고, 소통 채널도 강화할 예정이다. 교통사고 과실비율에서부터 일반/장기보험 분야까지 전문 상담인력을 배치해 소비자 불만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물론, SNS 공식 계정을 운영하며 소통에도 힘쓸 예정이다.

끝으로 국제공조를 통한 IFRS17 및 K-ICS의 연착륙도 적극 지원에 나선다. 손보협회는 이미 국제보험협회연맹과 함께 IFRS17 관련 이슈를 논의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IFRS17을 현행 2022년에서 1년 추가로 연기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덕 손보협회장은 “미처 보장하지 못하고 있는 분야, 앞으로 나아갈 분야를 선제적으로 개발해 지속적인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역설했다.

▶▶ He is…

△1974년 고려대학교 경영학 학사 수료 / 1974년 제15회 행정고시 합격 / 1982년 아시아개발은행(ADB) 재무담당관 / 1994년 재정경제원 예산실 과장 / 1996년 대통령 경제수석실 금융담당관 / 1999년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 2001년 국제업무정책관(차관보) / 2003~2005년 제21대 관세청장 / 2005년 제11대 건설교통부 차관 / 2006~2007년 대통령 경제보좌관 / 2007~2008년 제6대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 / 2009~2017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초빙교수 / 2017년 11월~현재 제 53대 손해보험협회장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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