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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명인 열전①-플로렌티노 페레즈] 스페인 건설왕 ‘갈라티코’ 레알마드리드 설계자되다

서효문 기자

shm@

기사입력 : 2018-11-14 00:05

스페인 건설사 OCP 부회장 취임 후 세계 최고 건설사 ACS 출범
적극적 M&A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시장 다각화로 극복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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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국내외를 떠나서 건설사들은 더 이상 내수로만 성공하기 어렵게 됐다. 이를 위해 동남아·아프리카 등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건설사들을 이끈 특정한 누군가가 존재한다. 이들은 이런 역량을 축구 등 다른 분야에도 적용해 해당 산업의 부흥을 이끌기도 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건설 명인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진다. < 편집자주 >

플로렌티노 페레즈 스페인 건설그룹 ACS CEO 겸 레알마드리드 회장.

플로렌티노 페레즈 스페인 건설그룹 ACS CEO 겸 레알마드리드 회장.



세계 최고 축구 클럽 중 하나인 레알마드리드의 회장인 플로렌티노 페레즈(사진)는 ‘스페인 건설왕’이다. 세계 1위 건설사인 스페인 건설그룹 ACS(이하 ASC) CEO인 그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남미 시장 진출 등 시도했으며, 그 결과 ACS는 현재 글로벌 건설시장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 세계 최고 건설사 ACS 수장

플로렌티노 페레즈(이하 페레즈)는 1947년 스페인 마드리드 출생으로 올해 나이 72세다. 마드리드 공대를 졸업한 그는 30대인 1970~80년대까지 스페인 정치계에서 활동했다. 이 당시 그는 스페인 중도우파정당인 UCD(중도민주연합)에 입당, 마드리드 시에서 일을 했다.

페레즈가 건설사 수장에 부임한 것은 1993년이다. 스페인 OCP(ACS 전신) 부회장에 취임한다. 취임 이후 그는 적극적인 M&A로 몸집을 불린다. 1996년 Auxini, 1997년 Gines Navarro를 인수하며 1997년 ACS를 출범시켰다.

페레즈의 M&A 행보는 ACS 출범 이후에도 이어졌다. 1999년 도시환경시설관리전문회사 Oynx를 품었고, 2002년 Grupo Dragados를 인수하며 스페인 최대 건설사로 도약했다.

그는 2000년대에 에너지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2003년 민간투자사인 Abetisd를 설립한 페레즈는 2005년 에너지 전문사인 Union Fenosa를 만들었다. 2006년에는 에너지 전문기업 Iberdrola를 인수한다. 2007년에는 HOCHTEIF까지 품었다.

이런 행보는 2000년대 후반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기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ACS는 해외로 눈을 돌리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건설사로 도약했다. 페레즈 취임 이후 실시한 M&A 효과로 불황이었던 스페인 시장을 떠나 글로벌 진출로 금융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스페인어를 활용하는 남미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행보를 펼쳐나갔다. HOCHTEIF를 통해서는 중남미에 한정됐던 ACE 글로벌 시장을 아시아, 미국까지 확대했다.

ACS는 국내 건설사와 합작을 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 호주 John Holland과 함께 27억달러 규모의 ‘호주 M4고속도로사업’ 수주한 바 있다. 3개월 뒤인 2015년 9월에는 삼성물산과 함께 50억달러 규모인 '호주 M5고속도로사업‘을 품었다.

페레즈의 지휘 아래 ACS는 2013년 이후 6년째 글로벌 건설시장 매출 1위를 달린다. 스페인 금융시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이 23조원(178억유로)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다. 같은 시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1% 늘어난 1조원(8억2400만유로)다.

이를 바탕으로 ACS는 올해 매출 50조원, 영업이익 2조원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플로렌티노 페레즈 갈라티코 정책의 시작인 루이스 피구(사진 왼쪽)와 핵심인 지네딘 지단(사진 가운데), 정점이었던 데이빗 베컴(사진 오른쪽).

플로렌티노 페레즈 갈라티코 정책의 시작인 루이스 피구(사진 왼쪽)와 핵심인 지네딘 지단(사진 가운데), 정점이었던 데이빗 베컴(사진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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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레알마드리드 회장 취임

건설업계에서 큰 족적을 남긴 페레즈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축구업계에 뛰어들었다. 1995년 페레즈는 “레알마드리드 클럽 경영에 문제가 있으며, 레알마드리드는 축구 성적 외에도 경영을 통해 돈을 벌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해당 클럽 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당시 레알마드리드는 우고산체스, 호르헤 발다노, 에밀리오 부트라게뇨를 보유하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5연패를 한 상태였다. 당시 회장인 라몬 멘도사가 재선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표차가 698표에 불과, 페레즈의 존재감이 부각됐다. 5년 뒤인 2000년 페레즈는 드디어 레알마드리드의 회장이 됐다.

레알마드리드 회장에 취임한 그는 ‘지단&파본(공격수는 세계적인 선수 영입으로, 수비수는 유망주로 스쿼드를 구축하는 정책)’. 훗날 ‘갈라티코’라고 불리는 정책을 펼쳤다. 그 시작은 라이벌인 FC바르셀로나 주장 ‘루이스 피구’였다. 회장 취임 시기였던 2000년 7월 페레즈는 6100만달러라는 당시 최고액으로 피구를 영입했으며, 아직까지도 충격적인 이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피구 영입 이후 1년 뒤인 2001년 페레즈는 당시 세계 최고 선수였던 지네딘 지단을 7500만유로로 데려왔다. 지단 영입을 통해 레알마드리드는 페르난도 이에로, 라울 곤잘레스, 페르난도 모리엔테스. 호베르투 카를로스. 루이스 피구, 지네딘 지단을 보유해 ‘지구방위대’라고 불렸다.

이들은 01/02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미카엘 발락, 제호베르투, 올리버 노이빌레, 루시우, 한스 외르그 부트, 플라센테, 바쉬튀르크, 키르스텐, 라멜로프 등을 비롯해 후보였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보유한 바이어 레버쿠젠을 지단의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제압하며 9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당시 레버쿠젠은 차범근 전 수원삼성 감독이 뛰었던 1988년 UEFA컵(유로파리그 전신) 우승 이후 가장 강력한 선수단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클럽 역사상 최초의 분데스리가 우승을 비롯해 트레블 달성이 기대됐다. 그러나 레버쿠젠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패배를 마지막으로 분데스리가, 챔피언스리그, DFB포칼 등 주요 대회에서 모두 준우승하며 ‘트리플 러너업(자국리그, 유럽컵, 리그컵 등 주요 3개 대회 준우승)’을 최초로 이뤘다.

9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에도 페레즈는 갈라티코 정책을 지속 추진했다. 2002년 7월에는 '2002 한일 월드컵' 득점왕인 호나우두를 데려왔다.

호나우두 영입 이후 1년 뒤 페레즈는 또 다시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다. 02/03 시즌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과 일명 ‘신발 사건(퍼거슨 감독이 라커룸에서 걷어찬 신발이 데이빗 베컴 눈에 맞은 사건)’으로 관계가 껄끄러웠던 데이빗 베컴을 영입한 것.

당시 세계 최고 인기를 누리던 축구 선수였던 데이빗 베컴 영입을 통해 레알마드리드는 세계 최고 축구 클럽이자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버는 클럽이 됐다. 2010년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레알마드리드는 축구 클럽 매출 1위를 달렸다.

페레즈의 갈라티코 영입은 지속됐으며 2004년 마이클 오웬과 2005년 호비뉴, 세르지오 라모스를 영입했다.

2006년 사임한 페레즈는 2009년 다시 레알마드리드 회장으로 복귀한다. 복귀 이후 그는 ‘갈락티코’ 정책을 재추진했다.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카카, 카림 벤제마, 사비 알론소, 가레스 베일, 루카스 모드리치 등을 영입하며 지난해까지 총 13회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박찬우 축구해설위원은 최근 팟캐스트 히든풋볼 SL에서 “페레즈가 레알마드리드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축구라는 산업을 엄청나게 발전시켰다”며 “그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선수들을 영입하면서도 스페인 ACS 건설사 운영한 경험을 살려 합리적인 주급 체계를 구축했고, 축구 성적과 수익을 동시에 달성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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