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hc 해외매장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hc치킨은 지난해 연 매출이 5127억 원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BBQ치킨이 5061억 원으로 2위, 교촌치킨이 4808억 원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를 지키긴 했지만 bhc치킨은 2023년 5356억 원에서 매출이 4.3%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BBQ치킨은 4765억 원에서 6.2%, 교촌치킨은 4450억 원에서 8.0% 오르면서 성장세를 나타냈다.
치킨 3사의 매출 차이가 300억 원 안팎으로 좁혀지면서 올해 순위가 뒤집힐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bhc치킨은 지난 1년간 ‘쏘마치’와 ‘핫골드킹’, ‘콰삭킹’ 등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신메뉴에 주력했다. BBQ치킨은 ‘맵소디’와 ‘마라핫’ 등을 선보여 매운맛 열풍에 편승했고, 교촌치킨은 2년 만에 신제품 ‘교촌옥수수’를 내놓았다.
나아가 bhc치킨은 배우 황정민과 탁구선수 신유빈을, BBQ치킨은 배우 변요한을, 교촌치킨은 배우 변우석을 브랜드 모델로 발탁하면서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펼쳤다. 치킨 3사의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bhc치킨이 91억 원, BBQ치킨이 108억 원, 교촌치킨이 92억 원으로 모두 100억 원대 안팎을 형성했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은 가맹점이 3만 개를 넘기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bhc치킨이 2293개, BBQ치킨은 2324개, 교촌치킨은 1378개 매장을 두고 있다. 이어 굽네치킨(1124개)과 푸라닭치킨(720개), 60계치킨(664개) 등 후발주자들이 이들 3사를 바짝 쫓고 있다. 치킨 3사가 본업을 벗어나 신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bhc치킨은 외식사업을 확대하면서 본업 경쟁력으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BBQ치킨은 이커머스 플랫폼 위메프 인수에 나서면서 유통 사업에 눈길을 주고 있다. 교촌치킨은 소스와 맥주, 막걸리 등을 생산하면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로 활로를 찾는 중이다.
먼저 bhc치킨은 지난해 8월 사명을 ‘다이닝브랜즈그룹’으로 바꾸면서 외식 브랜드를 강화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다이닝브랜즈그룹은 현재 bhc치킨과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이하 아웃백)를 주축으로, 창고43과 큰맘할매순대국 그리고 그램그램까지 5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치킨 외에 한식과 양식 등을 아우른다. 족발상회와 슈퍼두퍼는 실적 부진으로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다이닝브랜즈그룹은 아웃백을 기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캐주얼 레스토랑으로 변화를 줬다. 친구나 연인을 위한 2인용 메뉴들로 다채롭게 꾸린 것. 여기에 전용 앱인 ‘부메랑’ 개편을 추진하면서 소비자 편의를 도모했다. 주문과 배달, 예약 등 채널별로 다원화한 기능을 앱 하나로 모았다. 앱 디자인은 직관적으로 개선했다. 창고43은 직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해 ‘구이 마스터쉽’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 BBQ 해외매장
업계에서는 BBQ치킨이 위메프 인수에 나선 것에 대해 푸드테크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위한 포석이 깔린 것으로 분석한다. 앞서 BBQ치킨은 지난해 9월 푸드테크 사업을 영위하는 ‘제너시스F&T’를 설립했다. 제너시스F&T는 단체급식 사업장의 조리 환경 개선을 위해 푸드테크 기기를 만들어 납품하려고 한다. BBQ치킨은 위메프를 통해 플랫폼 인프라를 확보하고, B2B(기업 간 거래)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 교촌 해외매장
또한 교촌치킨은 강원 고성군에서 수제 맥주 브랜드인 ‘문베어브루잉’을 제조하고 있다. 맥주는 라거와 에일 등으로 구성됐다. 교촌치킨은 호텔이나 리조트 업체 등과 협력해 야외 바비큐장에서 맥주를 시음할 수 있도록 고객 접점을 넓혔다.
경북 영양군에서는 100년의 역사가 깃든 양조장을 인수해 ‘발효공방1991’을 세웠다. 막걸리와 감향주 등 전통주를 생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로 국내 경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중저가 치킨을 찾는 소비자가 느는 추세”라며 “치킨 3사가 본업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다진 만큼 사업 다각화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내수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야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