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오영 본사. /사진=지오영
듀켐바이오는 국내 방사성의약품 시장에서 점유율 94%를 차지할 만큼 존재감이 높다. 악성종양, 심장병, 간질진단용 방사성의약품 등 ‘FDG(fludeoxyglucose-18F Injection)’ 분야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
지오영의 듀켐바이오 인수는 기존 의약품 유통에만 치중해오던 사업구조에 신약 개발 분야를 추가함으로써 외연을 확장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지오영은 매해 수 조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실적 경신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성은 1~2%대로 낮은 편이다.
실제 작년 지오영은 별도 기준 3조206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622억 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로 보면 1.9% 수준으로, 전년 2.3%보다 0.4%포인트(p)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듀켐바이오가 국내외 방사성의약품 수요에 힘입어 고속 성장할 것으로 보이면서 지오영의 수익성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당장 올 2분기부터 작년 11월 국내 출시된 치매약 ‘레켐비’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레켐비는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제약사 에자이가 함께 개발한 치매 치료제다. 레켐비를 처방받으려면 진단 단계에서 방사성의약품을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만큼 업계에선 관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듀켐바이오의 수혜를 점치고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치매치료제 레켐비 국내 출시 효과로 듀켐바이오의 치매 진단제 방사선의약품 매출이 의미있게 증가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기대요소는 듀켐바이오의 주요 파이프라인이 품목허가 가시권에 들었단 점이다. 회사는 지난달 전립선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플로투폴라스타트(18F)액’에 대한 신약 품목허가 신청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예상 허가 시점은 올 여름이다. 듀켐바이오는 플로투폴라스타트가 국내 첫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영상 진단제로서 전립선암 환자의 정밀 진단을 가능케 할 거라 기대하고 있다.
최근엔 기술수출 성과도 이뤘다. 듀켐바이오는 지난달 10일 대만 PET Pharm Biotech(PPhBio)과 파킨슨병 진단 의약품인 18F-FP-CIT의 개발, 제조 및 상용화를 위한 독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듀켐바이오의 실적이 올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연구원은 “2025년 듀켐바이오의 매출은 538억 원, 영업이익은 170억 원에 이를 것”이라며 “전년 대비 매출은 51.2%, 영업이익은 233.3% 증가한 수치”라고 분석했다.
작년엔 100% 자회사인 의료IT 기업 ’알스솔루션’을 신규 법인으로 설립했다. 토탈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다. 자본금은 10억 원 가량이 투입됐다. 구체적인 사업방향은 공개된 바 없으나 물류 공급망 관리와 헬스케어 시장 데이터 분석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 확장을 통해 업계 장악력도 꾸준히 높이고 있다. 지오영은 지난 2023년 업계 2위인 백제약품 지분 25.0%를 사들여 시장 내 입지를 강화했다. 지오영은 국내 약국의 80% 이상을 거래처로 두고 있지만 영남권 등 특정 지역에선 백제약품이 인프라 측면에서 앞서 있었다. 지오영은 이런 백제약품 지분을 일부 인수함으로써 전국적인 유통망을 더욱 공고히 다졌다.
자체적으로도 물류센터를 재편 및 강화하고 있다. 지오영은 지난 14일부터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 총면적 3613㎡(약 1093평) 규모 물류센터인 신강남센터 운영을 본격 시작했다. 해당 센터는 경기 과천시와 의왕시에 있던 강남센터와 경기센터를 통합한 전략적 물류 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조선혜 지오영 회장은 “이번 신강남센터 개소는 지오영의 초격차 유통 전략을 보다 구체화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앞으로도 지역별 수요에 정밀하게 대응할 수 있는 물류 인프라를 지속 확대해 국민 건강을 위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