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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한화손보 사장, 인터넷전업보험사 승부수 통할까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18-10-22 00:00

SKT와 협업…금융위 인가 거쳐 내년 론칭 예정
손보 온라인 채널, ‘빅4’가 점령…전망은 엇갈려

▲ 사진 :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

▲ 사진 :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정부가 일반 손해보험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상품·채널 특화 보험사의 신규 진입을 적극 인가하는 정책의 시행을 알리면서, 한화손해보험이 SK텔레콤, 현대차 등과 손잡고 손보업계 최초의 ‘인터넷 전문 보험사’ 설립을 추진한다.

최근 들어 업계 5위 자리를 다투고 있는 메리츠화재가 강력한 설계사 조직을 바탕으로 한 영업력으로 한화손보와의 격차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인터넷전업보험사 진출은 박윤철 사장의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화손보의 원수보험료는 2조7852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6.3% 증가했다. 한화손보의 상반기 점유율(10개 일반손보사 기준)도 7.3%에서 지난해보다 0.2%p 높아졌다.

그러나 경쟁사인 메리츠화재 역시 지난해 8.6%에서 9.1%로 점유율을 늘리며 5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격차만 보자면 지난해보다 늘어난 셈이다.

◇ SKT-현대자동차와의 협업...시스템 구축 및 상품군 구상은 ‘아직’

한화손보는 이사회를 거쳐 자회사로 인터넷전문보험사를 출범하기로 결정하고, 금융위원회에 인터넷 전문보험사 예비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한화손보와 SK텔레콤은 이미 올해 초부터 각 사별로 TF(태스크포스)를 구축하고 조인트벤처 보험사 설립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해왔던 바 있다.

예비인가 신청을 받으면 2~3개월 심사를 거친 후 실사와 본인가 절차를 밟게 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본인가 이후에도 시스템 구축 및 상품마련, 홍보 등의 절차를 감안할 때 빨라야 내년 초에서 늦게는 내년 7월경 한화손보의 인터넷전업보험사가 베일을 벗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한화손보 측은 “예비인가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 정확한 진행 상황이나 예정 상품군에 대해서는 전달받거나 알려진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보험업계는 한화손보가 SK텔레콤·현대차 등과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SKT의 내비게이션 앱인 ‘T맵‘의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자동차보험이나 휴대전화 보상보험 등의 상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DB손해보험을 비롯한 대부분의 주요 손보사들에서는 내비게이션 앱을 활용한 운전습관 연계 할인 특약 등을 선보이고 있어, 한화손보가 선보일 상품도 이러한 경향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SKT의 내비게이션 ‘T맵‘은 이용자가 10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대중적인 앱으로 자리하고 있다. 금융당국 규제 완화로 SKT의 오픈마켓 11번가에서 단기·소액보험 상품 판매도 가능해진 점 역시 한화손보에게는 호재다.

▲ 한화손해보험 사옥. 사진 = 한화손해보험

▲ 한화손해보험 사옥. 사진 = 한화손해보험



◇ 손보 ‘빅4’가 점령한 다이렉트 보험 시장...한화손보, ‘틈새시장’ 노릴 수 있을까

보험업계에서는 한화손보의 인터넷보험사 설립을 두고 ‘시장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과, ‘대형사 과점 구도를 깨기는 어렵다’는 회의적인 반응이 양분되고 있다.

인터넷보험 시장의 성장세는 괄목할만한 수준이지만, 아직까지는 사업 자체가 정착되지 못해 광고나 마케팅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출이 더 크다는 지적도 있다. 판매수수료와 인건비 절감으로 발생하는 비용이 고스란히 빠져나간다는 불만이 뒤따른다.

판매할 수 있는 상품군 자체도 제한적이다. 대면채널에서 설계사들의 자세한 설명과 설계를 통해야만 판매가 수월한 장기보험이나 변액보험 등은 언감생심으로, 결과적으로 소액보험이나 단기보험 등 간단한 구조의 상품만을 팔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손보업계에서 다이렉트 채널을 운영 중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대형사들은 사실상 자동차보험을 비롯한 간단한 구조의 상품만을 주력으로 취급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자동차보험 다이렉트 시장은 삼성화재의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삼성화재의 다이렉트 시장 점유율은 최근 3년 간 지속적으로 늘어 30%를 넘어섰다. 여기에 DB·현대·KB 등 다른 대형사들이 가세하면 그 점유율은 90%를 넘어선다. 나머지 8% 가량의 점유율을 6개의 중소형사들이 나눠가져야 하는 실정이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다이렉트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주요 손보사들이 CM채널에 뛰어들기 전인 2015년 31.3%에서 올해 1분기 37.2%로 5.9%p 늘었다.

이 가운데 CM채널 비중은 17.2%로 지난 2015년 8.2%에 견줘 9.8%p 올랐다. TM채널의 비중이 2015년 23.2%에서 올 1분기 19.2%로 4.0%p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2015년 보험상품 가격자율화를 계기로 기존 삼성화재 외에 다른 손보사들도 CM채널에 진출해 점유율 경쟁에 가세하면서 CM채널의 성장이 두드러졌다”며,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성장세가 더욱 늘고 있다”고 부연했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기도 애매하다.

이미 AXA다이렉트 등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전업사들은 기존에도 존재했지만, 중소형사에 해당하는 이들은 대형사들의 가격 인하 경쟁에 보조를 맞추는 것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중소형 손보사 한 관계자는 “어차피 자동차보험이라는 상품 특성상 획기적으로 새롭거나 좋은 상품을 내놓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같은 상품이라면 대형사들이 마음먹고 가격 경쟁에 나섰을 때 중소형사로서는 대응할 방법이 없다시피 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화손보의 인터넷전업보험사 진출 선언이 주목을 끄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비록 한화손보가 업계를 주도하는 대형사는 아니지만, 한화라는 모기업이 뒤에 있고, SK텔레콤과 현대자동차라는 든든한 우군까지 있어 ‘의외의 복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연착륙만 할 수 있다면 한화손보의 도전이 중소형 보험사의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을 것임은 물론, 대형사들도 새로운 먹거리로 인터넷전업보험사 설립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교보라이프플래닛 비전 스토리. 사진=교보라이프플래닛 홈페이지

▲ 교보라이프플래닛 비전 스토리. 사진=교보라이프플래닛 홈페이지

◇ ‘원조 인터넷전업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 한화손보 ‘롤모델’ 될까

손해보험사 중 인터넷 전문보험사는 한화손보가 처음이다. 그러나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교보생명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교보라이프플래닛’이 국내 최초이자 현재 유일한 인터넷전업보험사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 2013년 출범 이후 50억 원의 적자를 시작으로 2014년 167억 원, 2015년 222억 원, 2016년 175억 원, 지난해 18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출범 이래 계속해서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라이프플래닛의 올해 상반기 사이버마케팅(CM) 채널 초회보험료를 살펴보면 22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에 기록했던 19억5400만원 대비 4억 원 가량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수입보험료는 같은 기간 227억 원에서 435억 원으로 91.6%나 급증했다.

초기 사업비가 많이 들어간 여파로 적자가 길어졌지만, 본격적으로 영업이 궤도에 오르면 추가적인 사업비가 적게 들어가는 온라인보험의 특성상 이들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라이프플래닛의 2017년 월납 초회보험료 누적합계는 총 28억1천만원으로 전년 동기(16억2000만 원) 대비 73.7% 증가했으며, 2015년과 비교하면 무려 2.4배 이상(11억3000만 원) 성장했다.

특히 지난 5년간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배타적 사용권을 다수 획득했으며, 이 중 ‘(무)라이프플래닛e연금저축보험’과 ‘(무)꿈꾸는e저축보험’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우수 금융신상품’으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라이프플래닛의 행보가 한화손보가 그리는 ‘인터넷전업보험사’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소액보험 등 간단한 구조의 상품 개발에 있어 생명보험보다는 손해보험사가 훨씬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손해보험은 생명보험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상품을 다룰 수 있다”며, “자동차보험은 물론 여행자보험, 화재보험 등 소비자들의 피부에 와닿는 상품들을 보다 편리하고 접근성 높은 채널을 통해 선보인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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