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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 블록체인, 교보생명 사업 주도권 잡았다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18-09-10 00:00 최종수정 : 2018-09-10 10:26

금융당국과 ‘실손보험금자동지급’ 시스템 마련

속도내는 생보업계-주춤하는 손보업계 온도차

▲ 최종구 금융위원장(가운데)과 김연아 전 국가대표 피겨선수(왼쪽)가 실손의료보험 간편청구 앱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4차 산업혁명의 꽃으로 불리는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 전 분야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보험업계 역시 새로운 먹거리로 블록체인에 주목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최근 ‘인슈어테크와 보험산업의 혁신’ 세미나를 개최하고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이 보험산업의 미래를 바꿀 것이란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기업용 블록체인 세계시장의 규모는 2016년 25억 달러에서 2025년 199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러한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보험업계의 미래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

블록체인 도입을 통해 모든 보험가입자의 데이터가 모아져 관리가 수월해지면 보험금청구 프로세스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사의 리스크관리 및 소요시간 단축으로 효율성이 증대되면 비용절감이 보험료 할인도 가능해진다. 병원과의 연계를 통한 헬스케어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다. 블록체인 데이터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관리하고, 이를 잘 수행한 환자의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식이다.

그러나 이런 기대감에 비해 국내 보험업계 성장속도는 더딘 편으로, 사실상 ‘블록체인 불모지’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의 혁신경영에 힘입어 국내 보험과 블록체인의 만남을 선도하며 관련 사업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

◇ 교보생명, 실손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 등 블록체인 도입에 앞장

교보생명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보험금 자동청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는 것은 물론, 업계 최초의 ‘스마트 가족보장 분석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실손보험금 자동청구 서비스는 100만원 미만 소액 보험금을 고객이 청구하지 않아도 보험사가 알아서 지급하는 서비스다.

기존 실손보험은 소액 청구가 빈번한 상품임에도 절차가 복잡해 많은 고객들이 소액의 보험금 청구는 아예 포기하고 돌아서는 경우가 많았다. 한 소비자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보험가입자 10명 중 7명은 치료를 받고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았으며, 미수령자중 19.8%는 ‘청구 절차가 불편해 포기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정부가 주관한 ‘사물인터넷(IoT) 활성화 기반조성 블록체인 시범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된 교보생명은 금융당국과 함께 실손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 마련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말부터 인제대 상계백병원, 삼육서울병원, 가톨릭대성빈센트병원 등에서 내부직원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펼쳐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교보생명은 이를 더욱 고도화시켜 가까운 시일 내에 전국 20개 병원, 교보생명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 제공에 나설 계획이다.

해당 시스템이 전면도입되면 고객들은 각종 증빙서류를 발급받은 뒤 보험사에 제출해 심사를 받아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대폭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보생명은 우정사업본부와의 협력을 통해 우체국보험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된 보험금 청구를 확산시켰으며, 생명보험협회와 함께 다른 생명보험사들에도 관련 시스템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7월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함께 ‘블록체인 기반 실손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의 시연회를 가지며 해당 기술의 상용화가 머지않았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교보생명은 블록체인 전문기업 ‘더루프’와의 MOU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차세대 보험 플랫폼 구축까지 준비하고 있다.

‘스마트 가족보장 분석시스템’은 다른 보험사에서 계약정보를 안전하게 불러올 수 있는 시스템으로, 블록체인과 스크래핑(개인금융정보 자동 수집 기술) 등을 활용한 기술이다.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이나 공인인증서 없이 카카오페이 인증으로 모바일 앱에서 지문이나 PIN 등 간편인증을 등록할 수 있게 했다.

보험업계 최초로 모바일 홈페이지에서 카카오페이 인증으로 보험계약대출 신청도 가능하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보험 컨설팅은 편리해지고, 보험 중복 가입이나 과대 보장 설계도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김욱 교보생명 디지털혁신담당 전무(오른쪽), 김도균 우정사업본부 부이사관(보험기획과장)이 지난 5월 블록체인 기반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 구축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교보생명



◇ 블록체인 도입 기지개 켜는 생보업계, 망설이는 손보업계

이처럼 교보생명을 필두로 생명보험업계가 블록체인에 주목하고 있는 반면, 손해보험업계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생보에 비해 취급하는 상품이 다양하고 특성이 상이한 경우가 많아 일괄적인 도입이 어렵다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생명보험협회는 지난 5월 삼성SDS를 사업자로 선정하고, ‘생명보험업권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및 블록체인 기반 혁신과제 구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본인인증·보험금 청구 등에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적용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손보업계는 블록체인 업체와의 MOU를 통해 각개전투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MG손해보험은 블록체인 전문기업인 ‘큐브인텔리전스’와의 협업을 통해 자동차 빅데이터를 활용한 블록체인 기반 보험 비즈니스 모델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악사손해보험은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직토’와의 제휴를 통해 각각 블록체인을 활용한 보험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블록체인에 관심을 보여도 개별사가 행동할 수 있는 범위에는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결국은 협회가 나서서 협상을 해주지 않으면 블록체인 결합 사업에 속도가 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 GA들도 새 먹거리에 주목…리치앤코 등 대형GA 위주로 MOU 활발

블록체인을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것은 원수사들만이 아니다. ‘판매’에 특화돼왔던 보험대리점(GA)들 역시 서비스 고도화 및 편의성 증대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모습이다.

인슈어테크 독립판매법인 리치앤코는 최근 쿼크체인 파운데이션(Quarkchain Foundation)과 손잡고 쿼크체인 기반 블록체인 보험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쿼크체인 파운데이션은 싱가폴에 본사를 두고, 중국, 미국, 한국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블록체인 회사다.

또한 치 조우(Qi Zhou) 대표를 포함한 개발자 전원이 구글, 페이스북, 우버 출신이다. 이들이 구축한 블록체인 플랫폼 쿼크체인은 차기 이더리움을 지향하는 플랫폼 중 공개 데모를 통한 검증 결과 처리속도가 가장 빠른 블록체인 기술이다.

리치앤코 관계자는 “쿼크체인의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외 보험사를 연결하는 블록체인 인슈어테크 서비스를 개발하여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가칭 ‘굿리치코인(GoodRich Coin, GRC)’의 암호화폐공개(ICO, Initial Coin Offering)도 적극 검토하여 향후 굿리치코인으로 금융 및 헬스케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리치앤코 마케팅부문 남상우 상무는 “리치앤코와 쿼크체인의 기술 협약으로 금융업계 굴뚝산업이라고 불리던 보험 분야에서도 4차 산업 시대에 걸맞은 고객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쿼크체인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보험이 가장 고객 지향적인 서비스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양사가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직토’는 블록체인에 기반해 보험사, 고객, 앱 개발자(연결매체)를 이어주는 보험관련 암호화폐 인슈어리움(ISR)을 개발하고 있다.

인슈어리움은 보험 플랫폼 ‘인슈어리움 프로토콜’에서 활용되는 이더리움 기반 유틸리티 토큰을 말한다.

‘인슈어리움 프로토콜’은 보험사들과 데이터 기업(개발자), 보험소비자 등 3자가 고객의 건강 관련 데이터를 자유롭게 유통하고 활용하며, 보상과 수익이 자동 처리되는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 시스템을 말한다.

직토 측은 플랫폼이 구축되면 보험 상품 개발부터 판매, 언더라이팅(보험계약 인수심사), 리스크 관리, 보험금 지급까지 보험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자동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블록체인과 금융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을 운영하고 있다. 자문단에는 윌 오브라이언 비트고 CEO, 이스마일 말릭 영국 블록체인랩 CEO를 비롯한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함께하고 있다.

아울러 직토는 글로벌 최대 기업형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이더리움 기업 연합(EEA)’에도 가입한 상태다.

특히 최근에는 글로벌 대형 거래소인 코인베네(CoinBene)에 최초 상장에도 성공하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김경태 직토 공동대표는 “향후에도 더욱 많은 분들에게 인슈어리움을 알릴 수 있도록 국내외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 추가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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