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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방 향해 뛴다 ① 프롤로그] 금융지주 글로벌, 깃발꽂기 넘어 수익처로 진화

금융부

정선은 기자

기사입력 : 2018-05-21 00:00 최종수정 : 2018-06-11 00:19

국내시장 성장성 한계 돌파구로 공략
아시아 ‘쏠림’ 경계…정책변수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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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신한·하나·KB·NH 등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일제히 글로벌을 외치고 있다. 정부의 ‘신(新) 남방정책’으로 성장 잠재력 높은 동남아시아 국가 진출에 보다 동력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각사 별 해외사업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차례로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1.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반년 만에 인도네시아를 두 번이나 찾았다.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 동남아 순방길에 동행하면서 방문한데 이어, 올 4월에는 인도네시아를 비롯 베트남·미얀마 등 동남아 3국 출장길에 올랐다.

#2.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인도네시아 현지 정보기술(IT) 법인을 핀테크(Fintech) 중심의 글로벌 진출 발판으로 삼기 위해 공략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 IT 법인 ‘PT. Next TI’를 설립했다.

#3. 올해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는 신한·NH농협·KB국민·KEB하나·IBK기업·Sh수협 은행장들이 총출동했다. 은행장들은 출장 중 현지점포 방문과 함께 동남아 지역 사업추진 기회를 탐색했다.


금융지주가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단순히 ‘깃발 꽂기’가 아니라 새 수익처를 발굴하기 위한 수장들이 적극적인 행보가 눈에 띈다.

주요 계열사인 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하면서, 동시에 칸막이를 없애고 금융투자·보험·카드 등 다른 업권과 동반진출로 시너지를 얻으려는 노력도 깃들고 있다.

◇ 400개 돌파한 해외점포…은행 편중 높아

금융지주의 해외 진출은 양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의 ‘2017년 국내 금융회사 해외진출 동향 및 재무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점포는 지난해 말 현재 431개(43개국)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말(407개) 대비 24개가 늘어난 수치다.

해외점포 수는 2011년말 359개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해 오고 있다. 업권 별로 보면 은행이 185개로 가장 많았다.

금융투자(115개), 보험(85개), 여신전문금융회사(44개), 금융지주사(2개) 순으로 나타났다.

은행·금투·카드·보험 등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9억3410만 달러(한화 약 1조65억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40% 넘게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은행 해외점포가 전체 이익의 60% 중반 수준인 8억66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개별 은행 별로 보면, 순익 규모가 가장 큰 은행은 구 외환은행 통합으로 해외 네트워크 강점이 있는 KEB하나은행으로 나타났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해외사업 부문에서 3402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지역 별로 보면 KEB하나은행 중국법인인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는 전년비 30.2% 증가한 373억2600만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인도네시아 법인인 PT KEB Hana Bank도 지난해 633억9500만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두 자릿수(11%) 성장률이다.

신한은행도 현지 진출 국내 지상사에 의존하지 않고 리테일을 공략한 점이 꼽힌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해외점포에서 2350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하며 은행 중 2위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순익이 30.8%나 급증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6~2017년 사이 450억원~480억원대를 가리키고 있다.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도 지난해에 218억7500만원의 순익을 냈다. 전년(81억4500만원) 대비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두 곳을 인수합병(M&A)한 통합법인 신한인도네시아은행도 지난해 85억9000만원의 순익을 거뒀다.

300개가 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닌 우리은행은 지난해 해외에서 1614억원을 벌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해외점포 순이익이 235억원으로 다소 미흡했다.

경향을 살펴보면 은행과 여전사가 국내 저금리 기조와 수수료 수익 감소로 성장성 높은 동남아시아 지역 진출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또 현지 기업과 개인고객 리테일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현지 금융회사 인수합병(M&A) 형태 진출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제조업과 동반으로 진출해서 국내기업 대상으로 영업하던 것과 비교하면 변화된 양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말 현재 국내 금융회사 해외점포 총자산은 1571억9000만 달러(한화 약 169조6000억원)로 지난 5년간 80%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 규제·지역리스크는 검토대상

국내 금융회사 해외점포는 규모나 범위같은 양적 측면에서 상당한 성장을 이뤘다. 그럼에도 국내 자산과 손익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은행의 해외점포 총자산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은행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8%, 7.7%에 그친다.

또 전체 해외점포 431개 중에 중국·베트남·홍콩·인도네시아·미얀마 순으로 아시아 신흥국에 299개(69.4%)가 몰려 있다.

자동차할부·신용카드 시장을 점유하기 위한 진출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10곳 중 7곳이 아시아 지역만 점포라는 점에서 ‘쏠림’이 두드러져 위험 요소가 잠재돼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일부 지역에 진출이 집중되면 경쟁이 심화되고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내재돼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은행들의 해외진출 현황 및 신용위험 방향성 분석’ 리포트에서 “아시아 신흥국 중 중국과 인도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경제규모가 작고 대외의존도가 높아 경기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등 거시경제 안정성 측면에서 다소 취약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분석키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미국 등 북미 지역의 경우 자금세탁방지(AML) 등 내부통제 관련 비용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된다는 주의보를 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기회는 나타나고 있다. 아세안(ASEAN)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우리 정부의 ‘신 남방정책’이 전개되고, 중국의 새 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와 외국계 금융회사에 대한 업무범위 확대와 지분한도 제한 폐지 등도 꼽힌다.

금융당국에서도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올해 3월 인도네시아 방문에 이어 베트남에서 상호교류 확대와 핀테크(Fintech) 협력 방안을 제안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금융사들은 “단기에는 기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개발국 현지 중소기업이나 한국계 지상사 영업에 중점을 두겠지만, 이후 기업금융과 인프라·프로젝트 금융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가시밭길’ 해외영업에서 살아남기 위해 리테일(소매) 영업기반 확대로 현지화를 공략하고 있기도 하다.

은행권 한 글로벌 사업 담당 임원은 “아시아 지역의 경우 리스크 관리 노하우 등 파트너가 부족한 부분을 과거 경험을 통해 지원해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금융권 해외영업 담당 임원은 “글로벌 은행들처럼 오랫동안 해당 국가를 지켜봐야 한다”며 “어떤 비즈니스를 할 지 결정한 뒤 사업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지분인수·인수합병(M&A) 등 방식을 정하고 적절하게 사람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진출 지역과 방식의 다변화가 강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그간 진출이 미미했던 북방 지역에 대한 진출 사례와 현지 감독·규제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태블릿 브랜치, 모바일 플랫폼 등을 활용한 영업방식의 다변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과 신 남방정책’ 리포트에서 김우진·김정한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금융회사 해외진출은 아세안과 같이 개발도상국이 많이 포함된 지역의 경우 국가간 경제협력, 국내 기업과의 동반진출 등 전략을 적절하게 혼합해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환경이 디지털화 되고 있는 현실에 맞춰 기존 방식 외에 디지털 방식 진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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