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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은행 경영, 설상가상 돌파하기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4-04-23 21:56 최종수정 : 2014-04-23 22:53

조달금리 사상 최저-대출여건 나빠 희석
은행서 뭉칫돈 빠지는 현상 4월 또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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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은행 경영, 설상가상 돌파하기
7개 시중은행에다 개인고객 규모가 큰 농협은행과 기업은행을 합한 9개 은행들이 자금조달 하면서 치르는 금리를 잰 코픽스(COFIX)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는 희소식이 최근 시장여건 상 상당부분 희석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금융계 일각에선 조달금리가 떨어진 만큼 순이자마진(NIM) 회복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지만 떨어지는 건 수신금리 뿐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픽스 금리로 봤을 때 조달비용이 줄었는데 일부 금리를 상향한 은행들은 곧바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상황이 재연됐다. 감독당국이 본격적으로 대응하게 된다면 조달금리 하락 폭 이상으로 대출금리를 내려야 하는 압박에 직면할 전망이다.

◇ 저금리 직격탄은 대출금리에도 맹폭

A시중은행 한 간부는 최근 한국금융신문과 통화에서 “이자마진 좀 높여서 이익기반을 다져 보자는 생각은 아주 오랫동안 불가능해 진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B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 확대 정책기조를 갖고 있는 한 조달금리 변동기에 은행들이 마진을 늘리려는 시도를 하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부처들이 부동산 경기를 끌어 올리는 것에 우선순위를 둔 이상 주택담보대출 금리 차가 벌어지는 현상을 용인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지난 3월 코픽스 금리가 신규는 물론 잔액기준이 각각 2.59%와 2.82%로 전월대비 각각 2bp(0.02%포인트)와 3bp 떨어지면서 집계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조달비용이 가장 낮아졌다는 소식은 객관적 여건을 냉철하게 봤을 때 희소식으로 작용할 위력이 완전히 상쇄될 개연성이 짙은 셈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가중평균금리 추이에서도 수신과 대출금리 차이가 악화됐단 사실은 잘 드러난다. 수신금리 움직임 가운데 앞으로 더욱 중요도가 커질 항목이 순수 저축성 수신금리다.

◇ 중기대출 마진 100bp, 주담대는 22bp 곤두박질

요구불과 수시입출식은 물론 금융채도 뺀 것이어서 작금의 금융시장에서 조달비용을 살피기 유용하고 중장기 유동성 파악에도 이롭다. 최근 36개월 동안 저축성 수신금리 움직임은 대출금리 움직임과 똑같은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심지어 대출금리가 더 많이 떨어진 적은 있어도 수신금리가 더 많이 떨어진 적은 없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저축성 수신금리에 대한 중소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금리 차이는 꾸준히 줄었다.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2011년 3월 6.32%에서 같은 해 7,8월 6.42%까지 솟았다가 내리막 길을 걷기 시작하더니 지난 2월 4.89%로 밀렸다. 같은 기간 수신금리는 2.96%에서 출발해 2011년 11월 3.21%까지 치솟았으나 역시 내림세를 걸은 끝에 지난 2월 2.23%로 낮췄다.

반면에 중소기업대출금리와 저축성 수신금리 차이는 언제나 내림세로 일관했다. 2011년 3.36%포인트였던 것이 2012년 6월 3%포인트 선이 붕괴됐고 지난해 12월 2.65%포인트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2월 2.66%포인트로 미미한 상승 수치를 냈다.

가계대출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주택담보대출은 더 심하다.

2011년 3월엔 2.00%포인트 차이가 났고 한 때 같은 해 7월 2.05%포인트로 늘리나 싶었지만 2012년 4월 2%포인트 선이 무너진 뒤 지난 2월 1.78%포인로 좁아졌다. 대출 성장이 꾸준히 일어난 은행이라도 이자이익 규모가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감소세를 보일 수 밖에 없는 구조적 원인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 한 증권사 보고서는 뜻 깊은 지적을 내놨다. 2014년의 더딘 이익회복 속도에 기대를 거는 것보다 2015~2016년 대세 상승기를 기대하자는 주장이었다.

◇ 수신 금리 다시 뛸 때 대출 덩달아 갈 수 있나

또 하나 코픽스 금리 사상 최저기록은 추가 갱신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서 이자이익 의존도가 너무 높은 우리나라에서 은행 경영하기는 설상가상 악조건을 돌파하는 일에 비길 만 하다. 시중자금은 이미 은행을 떠나기 시작했다. 실세요구불예금과 저축성 수신이 이렇게 줄었다면 은행들은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고금리 예금 특판에 나설 수밖에 없는 처지다.

고금리 예금 만기가 돌아오면 낮아진 금리 수준에 맞춰 재예치 시킬 수 있었던 은행권의 행복시대는 이미 끝난 것이다. 대출과 수신 이자차이가 줄어든 상태에서 저금리 장기화에 따라 뭉칫돈이 은행을 떠나는 상황이라면 조달비용 재상승은 피할 수 없다. 그렇다고 대출금리에 손을 대고 싶어도 우리사회는 매섭게 압박하고 있다. 시장상황에 따른 금리 수준 결정권이 은행 경영진에 없는 현실에서 2014년 이익창출력이 살아나기는 지극히 어려워 보인다.

한은이 날마다 파악하는 여수신 동향을 보면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분을 뺀 은행 수신은 3월 중 6113억원 줄어든 데 이어 4월엔 18일까지 무려 3조5961억원 줄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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