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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의 K-Food Next] 잘 팔리는 한식은 좋은 사업일까

조아라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 2026-10-21 06:30

조아라 대표는 뉴욕에서 미스코리아(missKOREA) BBQ와 고고장 카페(GOGOJANG CAFÉ)를 운영하는 외식산업 전문가. K-푸드를 하나의 산업으로 설계하며 법무법인, 아트갤러리, 세탁산업, 부동산개발 영역을 아우르는 멀티비즈니스 시스템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새로운 K-푸드 소매브랜드 부엌(BUEOK)을 준비 중이다. 법률과 외식업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1세대가 쌓아온 한식사업을 다음 세대의 브랜드와 시스템으로 발전시키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컬럼을 통해 K-푸드의 인기를 전하는데 그치지 않고, K-푸드가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시장, 운영, 브랜드, 수익구조에 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나눈다.

조아라 대표는 뉴욕에서 미스코리아(missKOREA) BBQ와 고고장 카페(GOGOJANG CAFÉ)를 운영하는 외식산업 전문가. K-푸드를 하나의 산업으로 설계하며 법무법인, 아트갤러리, 세탁산업, 부동산개발 영역을 아우르는 멀티비즈니스 시스템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새로운 K-푸드 소매브랜드 부엌(BUEOK)을 준비 중이다. 법률과 외식업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1세대가 쌓아온 한식사업을 다음 세대의 브랜드와 시스템으로 발전시키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컬럼을 통해 K-푸드의 인기를 전하는데 그치지 않고, K-푸드가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시장, 운영, 브랜드, 수익구조에 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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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다시 찾아오면 반갑다. 지난번의 식사가 좋았다는 뜻이고, 제공한 음식이 그 사람의 생활 속에 조금씩 자리를 잡아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게 반복되는 선택이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매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손님이 꾸준히 찾는 식사를, 앞으로도 같은 수준으로 계속 제공할 수 있을까. 잘 팔린다는 사실만으로는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같은 매출, 다른 비용

어느 날 단체예약 문의가 두 건 들어왔다. 예약 인원과 예상 매출은 비슷했다. 나란히 두고 자세히 살펴보니 메뉴 구성이 달랐다. 한쪽은 BBQ 중심이었고, 다른 쪽은 주방에서 완성해 내는 한식 요리 중심이었다.
BBQ 중심 메뉴에는 고기를 손질하고 양념을 준비할 사람이 필요했다. 식사가 시작되면 서버들이 테이블에서 고기를 구워 줘야 했다. 고기 원가에 더해, 몇 명의 서버가 얼마나 오래 테이블을 맡아야 하는지도 계산해야 했다.

한식 요리 중심 메뉴는 주방에서 완성해 내는 것이었다. 여러 재료를 미리 손질하고 음식마다 다른 조리 과정을 거쳐야 했다. 손님이 오기 전부터 식사가 끝날 때까지, 주방에서 움직여야 할 사람과 시간이 적지 않게 들었다.
예약표에 적힌 매출은 비슷했지만 그 매출을 만드는 과정은 완전히 다른 셈이다. 식재료비와 준비할 일, 필요한 인원의 수와 일하는 시간을 함께 놓고 보니 같은 숫자가 다르게 읽혔다.

운영자 입장에서 어느 쪽이 더 좋은 예약인지는 매출만으로 판단할 수 없었다. 이후에는 단체예약을 받을 때 얼마를 파는 지와 함께, 그 식사를 위해 홀과 주방이 각각 얼마나 움직여야 하는지도 살피게 됐다.

미국 고객은 무엇에 돈을 내는가

손님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손님에게는 주방에서 몇 시간 준비 했는지 보다, 자신이 어떤 식사를 했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간단히 포장해 가는 점심과 중요한 손님을 대접하는 저녁은 기대부터 다르다. BBQ를 먹을 때 직원이 고기를 알맞게 구워 주면 일행과 대화하며 편하게 식사할 수 있다. 음식값에는 재료뿐 아니라 이런 시간과 서비스의 가치도 담긴다.
문제는 직원이 들인 수고와 손님이 느끼는 가치가 언제나 같지는 않다는 점이다. 좋은 재료를 쓰고 정성껏 준비했다고 해서 그만큼 높은 가격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손님이 특별히 만족하는 지점이 운영자가 가장 많은 비용을 들인 곳이 아닐 수도 있다.

미국에서 한식 사업을 할 때는 이 차이가 한층 크게 다가온다. 한국에서 익숙했던 메뉴 구성과 서비스도 현지에서는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반찬을 맛보는 즐거움을 좋아하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자신이 고른 음식이 맛있고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손님도 있다.

한식에는 손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준비과정이 많다. 재료를 다듬고, 양념을 만들고, 음식마다 알맞게 익히는 데 사람의 손이 간다. 그 수고가 손님의 만족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어디인지,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부분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한국의 판매가격에 미국의 비용을 더하는 것만으로는 가격을 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빠뜨린 비용과 지켜야 할 가치

비용을 계산하다 보면 의외로 빠뜨리기 쉬운 것이 있다. 경영자 자신이 들인 시간이다.
업장 대표가 주방과 홀의 빈자리를 직접 메우면 당장 나가는 인건비는 줄어든다. 바쁜 매장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다만 그 역할을 다른 사람에게 맡겼을 때도 수익이 남는지는 한 번쯤 따져볼 필요가 있다. 대표 오래 일해서 줄어든 지출까지 모두 사업의 경쟁력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사람을 줄이고 음식 구성을 덜어내는 쪽으로만 답을 찾는 것도 곤란하다. 비용을 줄이는데 성공했지만 손님이 좋아하던 식사도 함께 사라질 수 있다.
메뉴를 볼 때도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 음식에 얼마나 많은 손이 가는지, 그리고 손님이 이 음식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다. 준비가 까다로워도 매장을 기억하게 만드는 음식이라면 지킬 이유가 있다. 반면 손은 많이 가는데 주문도 적고 만족도도 높지 않다면 구성이나 제공 방식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

정성을 들일 곳을 분명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제공하는 모든 메뉴에 손님들이 하는 모든 요청을 받아들이기보다, 잘할 수 있는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는 편이 손님에게도 더 나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잘 팔리는 음식을 오래가는 사업으로

한국에서 미국 F&B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에는 이미 쌓아온 브랜드와 판매 경험이 적잖을 것이다. 미국에서 한식당 창업을 준비하는 한인들에게는 익숙한 음식과 자신만의 구상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소중한 출발점이다.

다만 실제 매장을 움직이는 조건은 현장에서 다시 확인해야 한다. 고객이 받아들이는 가격으로 식재료를 사고, 필요한 사람을 배치하고, 약속한 서비스를 제공했을 때 무엇이 남을지를 따져봐야 한다. 메뉴를 많이 준비하거나 영업시간을 길게 잡는다고 그만큼 좋은 사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판매할 수 있는 범위와 꾸준히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함께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

앞서 들어온 두 건의 단체예약을 비교하며 다시 확인한 것도 이런 것들이었다. 비슷한 매출이 반드시 비슷한 수익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 차이는 고기 원가에도 있고, 주방의 준비시간에도 있으며, 서버가 테이블에서 보내는 시간에도 있다.

매장이 바쁘면 경영자도 힘이 난다. 하지만 그 바쁜 상황이 직원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고, 음식의 품질을 지키고, 다음을 준비할 여유로 이어지는지는 다른 것이다. 손님이 좋아하는 식사를 오래 내놓으려면 그 연결이 원활해야 한다.
손님이 다시 오고 싶은 식당, 그리고 그 손님을 오래 맞을 수 있는 사업. 한식의 인기가 커지는 지금, 이 두 가지를 함께 만들어가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조아라 뉴욕 외식·F&B 기업 경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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