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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널뛰기 대출규제에 은행 149차례 빗장…집값 상승 억제효과도 ‘희박’ [2026 국감-금융위②]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12 08:00

서울 아파트값 87주 연속 상승…이억원 "규제 없었다면 더 심했을 것"
가계대출 목표 4개월 만에 두 배…은행별 대출 중단·오픈런 부작용 지적
금융위, 주택공급 금융지원 47.8조원+α 확대…“대출총량 관리 병행돼야”

8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대상 국정감사에서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이억원 금융위원장(왼쪽)에게 질의하고 있다. / 사진=국회 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8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대상 국정감사에서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이억원 금융위원장(왼쪽)에게 질의하고 있다. / 사진=국회 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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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금융위원회의 가계부채 관리와 부동산 금융정책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집중적인 검증대에 올랐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불과 4개월 만에 두 배로 상향하면서 대출 총량관리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다, 고강도 주택담보대출 규제에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정책 실효성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특히 금융당국의 총량관리 기조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 취급 기준을 수시로 변경하면서 실수요자들의 자금조달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주담대 규제가 실수요자의 주택구입 기회를 제약하는 반면 충분한 현금을 보유한 자산가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금융위는 높은 가계부채 수준을 고려하면 총량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올해 들어 주택공급 관련 대출을 총량관리에서 별도로 관리하고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상향하는 등 정책을 일부 조정한 만큼, 앞으로는 규제의 예측 가능성과 주택시장 안정 효과를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게 됐다.

4개월 만에 대출 총량목표 두 배…은행 149차례 대출 제한

8일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제시된 부동산, 가계대출 분야 금융위 대상 주요 현안과 금융위 대응책

8일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제시된 부동산, 가계대출 분야 금융위 대상 주요 현안과 금융위 대응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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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위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목표를 불과 4개월 만에 두 배로 상향한 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금융위는 지난 4월 1일 발표한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방안'에서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5%로 설정했다.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 1.7%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리해 가계부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을 2030년까지 8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금융위는 8월 13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증가율 목표를 3.0% 수준으로 상향했다. 기존 목표를 바탕으로 약 30조원으로 추산됐던 연간 가계대출 증가 여력이 약 60조원으로 확대된 셈이다.
한 의원은 이 같은 정책 변경이 단순한 미세조정으로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당초 목표가 지나치게 엄격하게 설정되면서 은행별 대출한도가 조기에 소진됐고, 주담대와 집단대출 접수가 중단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한 뒤에야 금융당국이 목표를 수정했다는 것이다.

특히 은행 창구가 열리자마자 대출 신청이 몰리는 '대출 오픈런' 현상을 거론하며 금융당국이 실수요자들의 자금 수요를 충분히 예측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실제로 은행들은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기조에 맞춰 자체적인 대출 제한 조치를 반복해 왔다. 한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 11일까지 국내 13개 은행이 시행한 자체 가계대출 제한 조치는 상품과 접수 채널별로 총 149회에 달했다.

주요 제한 조치에는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 중단, 비대면 주담대 접수 중단, 신용대출 한도 축소 등이 포함됐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29건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이 각각 25건으로 뒤를 이었다.

MCI·MCG 가입을 중단할 경우 주담대 한도를 산정할 때 소액임차보증금만큼 대출 가능액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은행의 총량관리 부담이 실제 차주의 자금조달 여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한 의원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거시건전성 정책 데이터베이스도 제시했다. 2004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주택대출 관련 규제 조정 횟수가 30건에 달한 반면 독일과 일본은 관련 조정이 없었고 미국과 영국은 각각 1건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에 이억원닫기이억원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높은 가계부채 수준을 고려할 때 총량관리의 필요성은 여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우리나라와 선진국의 부동산 시장 여건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관리목표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당초 설정한 목표를 연중 대폭 수정하면서 금융회사와 차주에게 혼란이 발생했다는 점은 향후 관리체계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주담대 6억원 규제에도 집값 87주 상승…정책 효과 공방

최근 1년 전국주택종합 가격 변동률 추이 / 자료=한국부동산원

최근 1년 전국주택종합 가격 변동률 추이 / 자료=한국부동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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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규제의 실효성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지난해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과 규제지역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강도 높은 대출규제를 시행했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2%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8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 의원은 강남권 고가주택을 겨냥한 규제가 시행된 이후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강북과 서울 외곽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현상에도 주목했다.

정부가 주택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대출을 제한했지만, 오히려 자금 수요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가격 상승 지역만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다.

특히 현금 보유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은 주택구입에 필요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는 반면 충분한 현금을 확보한 자산가들은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신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집값 평탄화' 현상을 거론하면서 강남권과 외곽 지역 사이의 가격 격차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외곽 지역 주택가격까지 상승하는 것이 과연 정책 성과로 볼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저희들이 그걸 안 했으면 아마 더 심하지 않았을까"라고 답하며 대출규제의 효과를 강조했다. 지난해 6·27 대책 당시에는 강남 등 고가주택이 전체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었던 만큼 주담대 6억원 한도 규제가 과도한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데 일정한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집값 평탄화에 대해서는 주택시장의 상황을 설명한 표현이라는 취지로 답하며 앞으로는 주택공급 확대를 통해 시장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출규제가 없었다면 집값 상승폭이 더욱 확대됐을 것이라는 금융위의 설명은 정책효과에 대한 당국의 평가다. 실제 시장에서는 주택공급 부족과 지역별 수급 불균형, 금리 등 다양한 요인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대출규제만의 효과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금융위가 유지하고 있는 강도 높은 가계대출 수요관리 정책이 주택시장 전체의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담대 위험가중치 추가 상향 검토…은행 대출구조 재점검

가계대출, 주택담보대출 관련 금융당국 주요 정책과 현황

가계대출, 주택담보대출 관련 금융당국 주요 정책과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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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대출 총량관리와 별개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취급 유인을 낮추기 위한 자본규제 강화 가능성도 제기됐다.

유동수닫기유동수기사 모아보기 국회 정무위원장은 국내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부동산 담보 중심의 영업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을 담보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영업구조가 은행에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한편 주택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을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 위원장은 주택담보대출에 적용되는 위험가중치를 추가로 높일 필요가 있다며 금융당국의 입장을 물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시장 상황을 봐 가면서 검토해 보겠다"고 답해 추가적인 규제 강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은행이 부담하는 자본비용이 높아지는 만큼 대출 공급 축소나 금리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실수요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은행권의 주담대 중심 수익구조를 문제 삼았다. 전 의원은 최근 5년 사이 5대 은행의 주담대 이자수익이 11조원대에서 21조원대로 약 두 배 증가했다고 지적하며 부동산 담보대출 중심의 은행 영업 관행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무주택 청년층이 미래 소득 증가 가능성을 주담대 심사에 반영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장래소득 인정제도의 실효성도 문제 삼았다.

금융위는 이미 청년 차주에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장래소득 인정기준의 적용 가능 여부와 적용 시 대출한도 등을 의무적으로 안내하도록 제도를 개선한 상태다. 그러나 실제 은행 대출심사에서 해당 기준이 얼마나 활용되는지, 청년층의 주택구입 자금조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는 추가적인 점검이 필요한 대목으로 남게 됐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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