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혁수 LG이노텍 사장
올해도 실적은 광학 솔루션이 이끌고 있다. LG이노텍 상반기 매출은 11조62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1% 증가했다. 광학 솔루션 매출은 9조1285억 원으로 전체의 82.5%를 차지했다. 패키지 솔루션과 모빌리티 솔루션 매출은 각각 9356억 원, 9980억 원에 그쳤다.
광학 솔루션의 높은 비중은 애플 의존도와도 연결된다. LG이노텍은 이미지 센서와 렌즈, 액추에이터 등 카메라 관련 부품을 모듈로 조립해 애플에 공급하고 있다. 아이폰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는 하반기에는 카메라 모듈 출하량이 늘고, 고사양 카메라와 가변 조리개 적용에 따른 평균판매가격(ASP) 상승도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매출 가운데 10% 이상을 차지한 단일 고객 매출은 8조8415억 원으로 전체의 77.9%에 달했다. 해당 고객은 애플이다. 아이폰 판매량과 제품 사양, 생산 일정에 따라 실적이 크게 움직일 수 있는 구조인 만큼 애플 의존도를 낮출 새로운 수요처 확보는 절실한 문제다.
문혁수 대표는 우선 기존 카메라 기술을 자동차로 옮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
LG이노텍은 자율주행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카메라뿐 아니라 레이더와 라이다를 아우르는 센싱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지난 3월에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어플라이드 인튜이션과 협력해 자율주행 센싱 솔루션 개발에 들어갔다.
국내에서는 서울·인천·경기 지역에서 데이터 수집 차량을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2028년까지 약 20대 규모로 플릿을 확대할 계획이다. 차량에 카메라·레이더·라이다를 탑재해 도로 환경과 차량 움직임, 객체 위치, 기상 조건 등 데이터를 직접 확보한다.
확보한 데이터는 센서 성능을 높이는 데 활용한다. 폭우 속 검은색 차량이나 터널 출구 역광, 공사 구간 불규칙한 차선 등 실제 도로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수집하고, 이를 디지털 트윈과 결합해 센서 성능과 시스템을 검증한다. 카메라 영상과 레이더 거리·속도 정보, 라이다 3차원 공간 데이터를 함께 분석하는 센서 퓨전 기술도 고도화한다.
LG이노텍은 이를 통해 자동차용 카메라 단품에서 통합 센싱 솔루션으로 사업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라이다 업체 에이바와의 협력에 이어 어플라이드 인튜이션, 카카오모빌리티 등과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카메라·레이더·라이다를 결합한 센싱 솔루션 시장을 공략한다.
자율주행 사업이 단기간에 아이폰 카메라 모듈을 대체하기는 어렵다. 상반기 모빌리티 솔루션 매출은 9980억 원으로 광학 솔루션의 9분의 1 수준이다. 당분간 실적은 광학 솔루션이 책임지는 가운데, 자율주행은 중장기적 매출처 확대를 위한 사업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반도체 기판은 자율주행과 함께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힐 또 다른 축이다. LG이노텍은 패키지 솔루션 사업을 모바일 통신용 기판 중심에서 AI(인공지능)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용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FC-BGA를 앞세워 PC용 칩셋에서 CPU와 서버·스위치용으로 제품군을 넓히고 있으며, AI 학습·추론용 FC-BGA 양산도 추진한다.
제품 확대에 맞춰 생산 기반도 늘린다. LG이노텍은 베트남 하이퐁에 반도체 기판 생산시설을 추가로 구축해 RF-SiP, FC-CSP, FC-BGA 생산에 활용할 계획이다. 구미는 기술 개발과 고부가 제품을 담당하고, 베트남은 범용 제품 생산을 맡는 방식으로 생산 체계를 나눈다. 국내 추가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패키지 솔루션 매출은 2025년 1조7200억 원에서 2030년 3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영업이익은 1289억 원에서 2031년 1조 원 수준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문혁수 대표는 사업 방향에 대해 “자체 개발한 부품을 고객에게 낙찰받는 식의 비즈니스 모델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지금까지 축적한 혁신 기술과 제품 라인업을 기반으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는 최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주문받은 부품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부품과 기술을 결합해 고객별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 모델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자율주행 센싱과 AI 서버용 반도체 기판 확대 역시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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