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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1조 AI 서버용 MLCC 수주…스마트폰·車보다 고단가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02 17:37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삼성전기가 1조원 규모의 인공지능(AI) 서버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공급계약을 따내면서 스마트폰 중심이던 MLCC 사업의 체질 개선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버용 MLCC는 스마트폰용보다 단가가 높은 고부가 제품인 만큼 대규모 장기공급계약(LTA) 확보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대형기업과 7억7895만 달러(약 1조722억 원) 규모의 AI 서버용 MLCC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간이다.

이번 계약은 삼성전기의 역대 MLCC 장기공급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다. 지난해 매출(11조3144억 원)의 9.5%에 해당한다. MLCC가 포함된 컴포넌트 사업부 작년 매출 대비로는 20.6%에 달한다.

계약 상대방은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전기는 계약상대방의 영업비밀 보호 요청에 따라 계약 기간이 끝나는 2028년 1월 이후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AI 빅테크 기업 가운데 하나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기가 최근 반도체 패키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MLCC는 전자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조절하고 부품 간 신호 간섭을 막아주는 핵심 부품이다. 삼성전기의 MLCC 공급처는 스마트폰, 전장, 서버 등으로 구분되며 단가는 서버용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AI 서버용 MLCC는 고온·고전압 환경에서 24시간 가동을 견딜 수 있는 고용량·고신뢰성이 요구돼 기술 난도가 높다. 삼성전기에 따르면 회사는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글로벌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기, 1조 AI 서버용 MLCC 수주…스마트폰·車보다 고단가이미지 확대보기
업계에서는 현재 삼성전기 MLCC 매출의 절반 이상이 스마트폰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수주를 계기로 서버용 비중이 커지면서 매출 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은 서버용 MLCC 매출 비중이 2025년 13%에서 2028년 46%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IT(스마트폰 등) 비중은 57.8%에서 31.9%로, 전장 비중은 29.0%에서 22.3%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대도 진행 중이다. 삼성전기 컴포넌트 사업부의 설비 가동률은 올해 6월 말 기준 91%로 사실상 풀가동 수준이다. 삼성전기는 AI 수요 증가에 대응해 필리핀 신공장과 부산 공장 증설을 병행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계약이 MLCC 가격과 수익성 개선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MLCC 핵심 고객이 연간 5000억원 내외로 구매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계약금액(1조원)은 이례적인 규모"라며 "MLCC 가격 인상과 회사 영업이익률 개선 속도도 이전 전망 대비 가팔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이번 고객사를 포함해 글로벌 기업 10여곳과 MLCC LTA를 체결한 상태라고 밝혔다. 다수의 글로벌 기업과도 장기공급계약을 논의 중이라며 AI 서버 시장을 중심으로 고부가 MLCC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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