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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급증에 웃는 증권사…신용이자 6000억 육박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18 11:16

코스피 랠리에 신용융자 잔고 사상 최대
대형 증권사 실적 방어 역할…개미 부담 확대 우려도

국내 10대 증권사의 올해 1분기 신용거래융자로 거둔 이자수익이 총 6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의도 증권가 정경. 사진=한국금융신문DB

국내 10대 증권사의 올해 1분기 신용거래융자로 거둔 이자수익이 총 6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의도 증권가 정경. 사진=한국금융신문DB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국내 증시 유동성 랠리가 이어지면서 대형 증권사들이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특수를 누리고 있다. 개인투자자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나면서 증권사들의 신용이자 수익도 급증하는 모습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대신증권 등이 올해 1분기 신용거래융자로 거둔 이자수익은 총 6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846억원) 대비 약 56%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4분기 처음 5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또다시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이자수익 급증 배경에는 코스피 상승세와 함께 확대된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자리하고 있다. 실제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4일 기준 36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하루 평균 신용융자 잔고도 처음으로 31조원을 넘어섰다.

증권업계에서는 전체 신용융자 잔고의 약 70~80%를 대형 증권사들이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상위 증권사들이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만큼 상당한 규모의 이자수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의 신용융자 금리는 구간별로 연 7~9%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특히 최근 증권업계가 거래대금 감소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부담 등으로 수익성 압박을 받아온 점을 고려하면 신용융자 이자는 증권사들의 실적 방어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크지만 신용이자 수익은 잔고가 유지되는 동안 비교적 안정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 상승기에는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신용융자 잔고와 이자수익이 동시에 증가하는 구조”라며 “최근 증권사들이 WM·IB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지만 신용공여 수익 역시 여전히 핵심 수익원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높은 신용융자 금리로 인해 개인투자자 부담이 과도하게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용융자 금리는 기준금리에 증권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는 가산금리가 더해져 산정되는데, 실제 투자자가 부담하는 이자의 상당 부분이 증권사 수익으로 귀속되는 구조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반대매매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빚투 규모가 커질수록 시장 급락 시 개인투자자 손실이 확대되고, 누적된 신용잔고가 조정장에서 대규모 반대매매 물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상승장 분위기 속에서 신용융자 수요가 유지되고 있지만 시장 방향이 바뀌면 신용잔고 부담이 한꺼번에 리스크로 전환될 수 있다”며 “증권사에는 수익 확대 국면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레버리지 관리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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