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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해석 앞둔 압구정5구역 ‘펜 카메라’ 논란, 건설관계자 평가 들어보니…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17 16:35

압구정5구역 조합 사무실./사진=조합 관계자

압구정5구역 조합 사무실./사진=조합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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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압구정5구역 재건축 입찰이 ‘무단 촬영’ 논란으로 중단됐다. 강남구청 유권해석이 사업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5구역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선정 절차를 전면 중단했다. 강남구청이 유권해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입찰서류 개봉 등 절차를 멈춰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해당 사업은 지난 10일 입찰을 마감했다.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참여해 유효경쟁이 성립된 상태였다. 다만 논란은 입찰 직후 불거졌다. DL이앤씨 측 관계자가 볼펜형 카메라로 현대건설의 입찰 제안서를 촬영하다 적발되면서다.

◇ 현대건설 “중대 위법”…DL이앤씨 “공정성 훼손 아냐”

조합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DL이앤씨의 입찰 자격은 일단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현대건설이 법적 대응에 나서며 상황이 급변했다. 현대건설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자문을 근거로 “공정 경쟁 원칙을 훼손한 중대한 위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촬영에 관여한 인물에 대한 고소도 진행했다.

반면 DL이앤씨는 입찰 자격 박탈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DL이앤씨 측은 “촬영으로 실질적 이득을 취하거나 입찰 조건을 변경한 사실이 없다”며 공정성 훼손으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에 조합은 판단을 강남구청에 넘겼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행정기관 유권해석을 따르겠다는 취지다. 조합은 DL이앤씨에 공식 사과와 관련자 배제, 향후 이의 제기 포기 확약 등을 요구한 상태다.

◇ 강남구 판단 변수…자격 박탈 여부 쟁점

핵심 쟁점은 입찰 자격 박탈 여부다. 입찰 공고문에는 규정 위반 시 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조항이 담겨 있다. 다만 무단 촬영이 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선 법리 해석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업계는 강남구청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자체의 해석에 따라, 자격 박탈이나 입찰 무효 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고, 시공사 선정은 물론 전체 사업 일정 지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 현대건설과 DL이앤씨 수주전은 재개될 전망이다.

안형준 건국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은 입찰방해와 영업방해 등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며 “무엇보다 법적이 문제가 안되더라도 공정성을 훼손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 규정 공백 논란…무단 촬영 해석 엇갈려

일각에선 관련 규정에는 이번 사안처럼 세부적인 사례를 직접 규율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서울시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기준은 입찰 무효 또는 시공자 선정 취소 사유를 시공사 선정 계획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고, 금품·향응 제공이나 입찰 무효·취소 이력 등이 있는 경우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무단 촬영 행위 자체를 어떻게 볼지에 대해서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 “현행법과 조례 어디에도 촬영 행위만으로 입찰 자격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라며 “뇌물 제공 등 명백한 불법이 아닌 이상 지자체가 무효나 취소를 결정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사안은 향후 입찰 절차를 더욱 엄격히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 사례로 판단된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제출된 입찰 서류만으로 자격 박탈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도 “쟁점은 위법성보다 입찰 원칙 위반 여부”라며 “통상 입찰 서류는 비공개가 원칙인데, 관련 가이드라인에 상대 건설사 내용에 대한 열람이 카메라로 제한이 명시됐는지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해당 조항이 있었다면, 이미 조합 선에서 마무리 됐을 것이고 현대건설 측에서도 더 빠른 법적 대응이 나왔을 사안으로 보인다”라며 “현재까지는 명확한 근거가 부족해 강남구도 유권해석에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강남구청 측은 빠르면 다음주 초에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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