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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투자이민(EB-5) 패러다임 전환

장종회 기자

jhchang@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15 14:48

유학 떠나기 전부터 영주권 챙긴다
투자이민 상담 70%가 유학생 가족
취업비자(H-1B) 장벽 높아진 여파

[한국금융신문 장종회 기자] 미국 유학생과 국제학교 학부모를 중심으로 미국 영주권(그린카드)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영주권 취득 절차 진행이 가능한 미국투자이민(EB-5/EB5)이 유학 이후 현지체류 안정에 대안으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달라진 미국 투자이민 상담창구

15일 미국 투자이민 전문기업 국민이주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온·오프라인 상담이 이뤄진 400여 건 가운데 70% 가량이 유학생이나 국제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이주 측은 상담 내용도 단순한 미국이민 정보 확인을 넘어서 대학 진학 이후 체류·취업·정착까지 이어지는 장기 계획 속에서 미국영주권 취득을 어떻게 준비할지로 초점이 맞춰진다고 전했다.

종전에는 미국 투자이민 상담 창구를 찾는 이들 대부분이 자산을 굴릴 곳을 찾는 고액 투자자들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미국에 자녀를 보냈거나 보낼 예정인 학부모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숫자가 이런 변화를 드러낸다. 지난 3월 한 달간 국민이주가 진행한 온·오프라인 상담자 10명 가운데 7명이 유학생이나 국제학교 학부모였는데 이는 2~3명에 불과했던 몇 년 전과 완전 다른 풍경이다.

"취업비자 믿고 기다리긴 곤란"

왜 갑자기 이런 흐름이 생겼을까. 그 배경에는 미국 취업비자(H-1B) 제도의 변화가 깔려 있다. 과거에 미국 유학생들은 학교 졸업 후 취업해 H-1B 비자로 체류를 이어가며 회사의 도움을 받아 비교적 순탄하게 영주권을 신청하고 이민을 준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취업이 불투명해지면서 이른바 '정석 코스'라 불리던 경로에 균열이 생겼다.

최근 미국에선 H-1B 선발 구조가 임금 수준과 직무숙련도 중심으로 재편돼 사회초년생인 유학생들에게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 추첨 방식 외에도 까다로운 심사 요건이 강화되면서 졸업 후 취업 비자를 받지 못하고 귀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자연히 “졸업하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가 흔들리며 미국 영주권을 기반으로 체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EB-5 미국투자이민을 검토하는 상담도 늘어나는 추세다.
GIA 국제학교 학부모들을 위한 국민이주의 미국투자이민 세미나 현장에서 미국변호사가 영주권 설계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이주

GIA 국제학교 학부모들을 위한 국민이주의 미국투자이민 세미나 현장에서 미국변호사가 영주권 설계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이주

투자이민(EB-5) '선택' 넘어 '전략'

미국투자이민(EB-5 비자)은 일정한 금액을 미국 내 사업이나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하면 영주권을 주는 제도다. 투자 기준은 농촌·고용창출지역의 경우 80만 달러(약 11억 원), 일반지역은 105만 달러(약 14억 원) 수준이다.

과거엔 투자이민을 부유층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봤지만 지금은 시각이 바뀌었다. 자녀 유학비용을 장기간 감당해온 가정에서는 오히려 현실적으로 검토해볼 만한 선택지가 된 것이다. 김지영 국민이주 대표는 "최근 상담에서 유학 자체보다 그 이후의 체류 안정성에 대한 고민이 훨씬 깊어진 것을 느낀다"며 "자녀의 진학·취업·거주·정착까지 하나로 연결해 미국 영주권을 미리 준비하려는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제 투자이민은 단순히 '돈 있는 집의 이민'이 아니라, 유학 전략의 일환으로 영주권을 설계하는 흐름이란 얘기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을 일시적인 것으로 보지 않는다. H-1B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미국 정치 환경상 취업비자 축소 기조가 쉽게 바뀌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대응 방법은 결국 하나다. 비자 의존도를 낮추고, 영주권을 기반으로 장기체류 설계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미 유학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점을 느낀 학부모들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보스턴서 맨해튼까지…영주권 로드맵 세미나

미국 투자이민 시장도 이런 수요 변화와 함께 덩달아 달아오르고 있다. 국민이주가 올해 초 보스턴 공공인프라 프로젝트 '벙커힐 2차' 100세대를 모집한 게 일찌감치 마감됐다. 이후에도 문의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투자자들의 눈높이도 확연히 달라졌다. 예전엔 "EB-5가 뭔가"라는 기초 질문이 많았지만 지금은 프로젝트 자금구조·운용방식, 투자금 회수경로, 실행시점·진행일정 같은 구체적인 사항을 따지고 묻는다. 검토하는 정보 수준 자체가 높아졌다.

투자이민 시장이 급변하자 국민이주는 오는 2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자녀를 위한 미국 영주권플랜 세미나'에 나선다. 유학과 영주권을 하나의 전략으로 묶어, 학업·취업·체류를 잇는 장기 로드맵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이번 행사에는 미국 리저널센터 USRC그룹 관계자들이 방한해 뉴욕 맨해튼 '파이브 포인츠 럭셔리콘도' 프로젝트를 소개할 예정이다. 조기마감된 보스턴 벙커힐 프로젝트와 동일한 운용사의 후속작인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미나에서는 EB-5 프로젝트 구조와 진행 상황에 대한 질의가 집중될 것이란 관측이다.
오는 25일 서울 역삼동에서 열리는 국민이주의 '자녀를 위한 미국 영주권플랜 세미나' 포스터.

오는 25일 서울 역삼동에서 열리는 국민이주의 '자녀를 위한 미국 영주권플랜 세미나'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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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회 한국금융신문 기자 jh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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