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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진 영풍 고문, MBK 경영협력계약 공개 명령에 반발 ‘항고’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1-07 17:00

장형진 영풍 고문, MBK 경영협력계약 공개 명령에 반발 ‘항고’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헐값 거래’ 의혹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영풍과 MBK파트너스(MBK) 간 경영협력계약에 대해 법원이 그 실체를 공개하라고 결정했지만, 장형진 영풍 고문(사진)이 이에 반발하면서 구체적 내용 공개가 미뤄지게 됐다. 법원 명령 결정에 대해 계약서를 보유한 장형진 영풍 고문이 이에 불복해 즉시항고를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장형진 영풍 고문은 최근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에 불복하며 법적다툼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법원은 지난해 말 KZ정밀(옛 영풍정밀)이 영풍과 장형진 고문 등을 상대로 제기한 문서제출명령 신청을 인용한 바 있으나, 장 고문의 반발로 절차가 중단된 것이다. 문서제출 대상은 지난해 9월 영풍과 장형진 고문이 고려아연 적대적 M&A 추진 과정에서 MBK 측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이다.

이에 따라 해당 계약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그간 언론과 시장에서는 영풍이 고려아연 주식 일부를 MBK에 특정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콜옵션’ 조항이 계약에 포함됐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실제 당시 공시에는 콜옵션 존재가 명시돼 있었지만, 행사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KZ정밀은 이러한 점을 문제 삼아 영풍 주주 자격으로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하는 한편, 배임 가능성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약 9300억 원 규모의 주주대표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다.

업계에서는 법원 결정대로 경영협력계약 내용이 공개될 경우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판도가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계약 구조에 따라 영풍·MBK 측이 내세워 온 적대적 M&A의 명분인 ‘주주가치 제고’ 논리가 근본부터 흔들리는 것을 넘어 장형진 고문과 영풍 이사회 등을 상대로 한 배임 여부 등 주주대표 소송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콜옵션 행사가가 낮게 설정돼 있을 경우, 영풍이 고려아연 지분을 헐값에 넘겼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고려아연 지분이 영풍의 핵심 자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영풍 경영진을 향한 배임 책임 논란이 핵심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도 상당하다. 실제로 영풍은 매년 고려아연으로부터 1000억 원 안팎의 배당금을 수령해 왔다.

영풍이 최근 3년 연속 대규모 적자와 현금 창출력 저하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배당금은 회사 운영에 중요한 재원 역할을 해왔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자산을 특정 상대방에게 낮은 가격으로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면 배임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오는 3월 예정된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풍·MBK 측의 연합 자체에 대한 법적, 도덕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경영권을 주장할 명분을 상실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 같은 파장을 의식해 영풍·MBK 측이 경영협력계약 공개하지 않기 위해 끝까지 반발할 것이라는 주장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현행법상 문서 송달을 거부할 경우 이를 즉각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며, 송달이 반복적으로 지연될 경우 법원이 강제 조치를 취할 수는 있으나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영풍·MBK 측은 관련 질의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본시장업계 및 법조계에서는 문제가 없는 계약이라면 시장에 투명하게 내용을 공개해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공개 명령에 불복했다는 점에서 의문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MBK 측은 과거 일부 내용을 해명한 바 있다. MBK는 2024년 10월 자료를 통해 “콜옵션 행사 가격은 고려아연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합의된 고정 가격”이라며 “공개매수가가 상승할수록 MBK의 콜옵션 행사 가격이 낮아진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영풍·MBK의 경영협력계약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의혹이나 불필요한 논란이 있다면, 계약 내용을 직접 공개하고 설명하는 것이 가장 명확한 해법”이라며 “반대로 공개를 계속 거부할 경우 의혹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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