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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프로야구 대신 e스포츠 중계...그리고 또 생각할 것들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9-08 05:00

▲ 김재훈 기자

▲ 김재훈 기자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한국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e스포츠 리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올해 챔피언을 가리는 결승전이 오는 29일 열린다. 이번 결승전이 여느 때보다 특별한 이유는 바로 지상파 MBC가 생중계를 확정했기 때문이다.

20년 넘는 e스포츠 역사상 지상파 완전 생중계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e스포츠가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을 때 KBS와 SBS에서 경기 일부만 생중계한 적이 있을 뿐이다. 이번 결승전 중계는 주말 프라임 시간대인 오후 2시부터다. 주말 프라임 시간은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 스포츠 야구 중계가 고정 편성될 정도로 중요한 시간대다.

한국은 자타 공인 e스포츠 종주국이다. 하지만 그동안 e스포츠는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전통 스포츠와 다른 구조적 특징으로 스포츠로 인정하지 못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번 결승전이 일요일 프라임 타임에 배치됐다는 사실은 e스포츠가 가진 스포츠 콘텐츠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e스포츠 태동기 스타크래프트 리그 시절부터 e스포츠를 즐겨온 기자로서는 감개무량한 소식이었다.

최근 기자 가슴을 울리는 소식은 하나 더 있다. 한국소비자포럼이 최근 발표한 ‘2025 올해의 스포츠 스타’에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이 선정됐다는 것이다.페이커는 LCK에서 활동 중인 프로게이머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자타공인 최고 e스포츠 선수다. 이번 2025 올해 스포츠 스타에도 손흥민, 이정후 등 유명 프로 스포츠 스타들을 제치고 선정됐다. e스포츠가 스포츠 산업으로 제대로 인정받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흥분된 감정 이면에는 사실 불안한 마음도 자리 잡고 있다. “지금과 같은 e스포츠 분위기가 지속가능성을 갖고 계속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 때문이다.

e스포츠는 최근에야 스포츠 산업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약 5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압축적 성장을 이어왔다.

코로나19 당시 모든 프로 스포츠가 무관중 혹은 축소 운영됐지만, e스포츠는 온라인 운영으로 무리 없이 모든 시즌을 진행했다. e스포츠 가능성을 확인한 다양한 기업들이 스폰서십과 구단 창단 등에 나서며 현재까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기자가 e스포츠에 종사했던 시기가 급격한 압축성장 시기였다. 당시에도 e스포츠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존재했다. 특히 현장에서도 특정 종목 편중과 유명 스타에 의존하는 시장 구조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 국내 인기 종목인 LCK도 매출은 증가했지만, 수익 모델 부재로 매년 적자에 시달렸다. 특히 매년 인기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한 경쟁 심화로 연봉 상승 등 구단들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중소 구단뿐만 아니라 대기업이 운영하는 구단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들어 e스포츠 업계가 선수 연봉 상한제(샐러리캡) 도입, 팬덤 중심 수익 모델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정치권이나 지방자치 단체도 e스포츠 진흥을 외치지만 표심을 위한 공염불이라는 지적만 낳고 있다.

현재 이어지고 있는 e스포츠에 대한 긍정적 기류가 한때 유행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생태계 뿌리부터 다지는 방안이 필요하다.

지속적 성장을 위한 첫 번째 과제는 인재 양성이다. 현재 한국은 고교, 대학 등 교육 기관에서 e스포츠 관련 교육을 도입하며 인재 양성 기반이 다져진 상태다. 이제는 e스포츠 산업적 접근에 대한 더 긴밀한 연구 등을 통해 지도자, 콘텐츠, 심판, 에이전트 등 교육 프로그램을 확장해야 할 시기다. 이를 통해 선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군에서도 페이커 같은 인재를 길러야 한다.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 집중도도 지방으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 현재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대형 e스포츠 행사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 뛰어들고 있다. 나아가 지방연고제 등 본질적인 지방 e스포츠 생태계 확산을 위한 움직임도 필요하다.

이 밖에 10대 프로게이머 학습권, 은퇴 이후 진로 교육 등 다양한 과제가 있다. 이러한 과제는 e스포츠 업계는 물론 교육계, 전통 스포츠계,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다.

e스포츠는 이제 단순한 스포츠 종목이 아니다. 글로벌 시장을 휩쓸고 있는 K팝, K콘텐츠처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한국 대표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산업이다. e스포츠가 지속가능성을 갖고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기는 스포츠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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