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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압박이 지렛대?…한미 기업 협력 강화 배경은

김재훈 기자

rlqm93@

기사입력 : 2025-08-08 14:05

관세 협의 이후 삼성, 현대차 등 미국 기업 협력 발표
미국 내 위기 ‘제조업’ 상황, 한국 관세 인하 맞물림
한미 정상회담 이후 추가 투자 및 협력 강화 기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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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한국금융신문DB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한국금융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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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한미 관세 협의 타결 이후 양국 기업들 사이 대규모 협력, 수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협력은 미국 제조업 상황과 관세 협상 이후 본격화되는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실행 프로세스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향후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이후 추가 대미 투자와 협의 내용에 따라 양국 기업 간 협력 사례가 더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전날(7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공동 개발하는 첫 5개 차량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양사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모두 탑재할 수 있는 중남미 시장용 중형 픽업, 소형 픽업, 소형 승용, 소형 SUV 4종 ▲북미 시장용 전기 상용 밴 등 총 5종의 차세대 차량을 공동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같은 날 삼성전자와 애플 간 협력도 공개됐다. 삼성전자가 이르면 2027년부터 자체 설계한 고성능 이미지센서를 애플에 공급한다. 해당 이미지센서는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에서 생산하는 만큼 부진에 빠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애플은 기존 이미지 센서를 전량 일본 소니로부터 공급받고 있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대표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 23조원 규모 차세대 AI 칩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 규모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역대 당인 계약 중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애플, 현대차-GM 협업은 양국 각 분야 최고 기업들이 협력 이정표를 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미국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시행 이후 떠오른 공급망 다변화와 대미 투자가 본격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과 메리 바라 GM CEO의 지난해 업무협약 기념 사진. /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과 메리 바라 GM CEO의 지난해 업무협약 기념 사진. / 사진=현대차그룹



트럼프 행정부는 MAGA(마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슬로건 아래 고관세 정책을 펼치며 대미 투자를 유치했다. 세수 확보는 물론 중국산 수입 견제, 미국 현지 생산을 높여 위기에 빠진 미국 제조 산업을 다시 소생시키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미국 현지 제조업 기업들에도 부담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애플을 비롯한 주요 완성자 기업들의 생산 거점이 중국, 인도, 베트남, 대만 등 고관세 영향권에 위치해 미국 현지 기업도 관세 부담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관세 협상 전부터 대규모 미국 투자를 통해 현지 생산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한국 기업에 눈이 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한미 정부가 이달 1일 보편적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데 협의하면서 비교적 관세 부담도 적다.

대표적으로 애플의 주요 생산 시설은 중국과 인도에 자리 잡고 있다. 이번에 삼성전자와 계약한 이미지 센서도 소니에서 설계해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다시 수입하는 형태다. 애플은 관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미국 생산이 가능한 삼성전자를 택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공급망 다변화 효과도 함께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미국 기업들의 서로 간 불확실성에서 관세 협력 타결 이후 서로 ‘윈윈(WIN-WIN)’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관세 협산 타결 이후 SNS를 통해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은) 제조업 재건이라는 미국의 이해와 미국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확대라는 우리의 의지가 맞닿은 결과”라며 “조선,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에너지 등 우리가 강점을 가진 산업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 7월 30일(현지시간),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 한화필리조선소를 방문한 주요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 사진=한화오션

2025년 7월 30일(현지시간),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 한화필리조선소를 방문한 주요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 사진=한화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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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국 정부가 미국과 협상 카드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진 조선, 방산 등 분야에서도 양국 기업들의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한미 관세협상 타결안으로 한·미 조선협력 패키지인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사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서 HD현대,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기업들의 미국 수주 및 협력 전망 이어지고 있다.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된 1일(한국시간)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등 미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한화필리조선소를 방문해 마스가 프로젝트를 포함한 한미 조선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김동관닫기김동관기사 모아보기 한화그룹 부회장과 데이비드 김 필리조선소 대표도 함께 했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 7월 계열사인 한화필리십야드로부터 3480억원 규모 LNG운반선 1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하고, 추가 1척에 대한 옵션 계약도 함께 확보했다. 이번 계약은 한화오션 계열사인 한화해운이 발주하는 LNG운반선 건조에 대해 한화필리십야드가 미국 조선소로서 계약을 체결한 뒤 한화오션에 하청 형태로 건조 계약을 맺는 구조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1970년대 후반 이후 약 50년 만에 미국 조선소에 발주된 수출형 LNG운반선이다. 미국 조선, 해운 산업 재건 및 에너지 안보 강화 전략 일환으로 추진된다.

HD현대중공업는 지난 6일 미국 해군의 군수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우리 정부의 마스가(MASGA) 제안 이후 첫 미 해군 MRO 수주다.

또 HD현대중공업은 같은날 미국의 AI 방산기업 안두릴 인더스트리(안두릴)와 성남시의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함정 개발 협력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안두릴은 AI에 기반한 임무 통제 체계, 감시 정찰 체계, 드론 등을 미국 해군·국방부, 호주 국방부 등에 납품하는 기업이다.

대한항공-안두릴 무인 항공기 등 개발 협력 업무협약식. /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안두릴 무인 항공기 등 개발 협력 업무협약식. / 사진=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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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법 협력으로 한국 시장에서는 HD현대가 개발 중인 무인수상정에 안두릴 자율 임무 수행 체계 솔루션이 탑재될 예정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안두릴이 주도해 개발한 유·무인 함정에 대해 HD현대가 설계, 건조를 담당하고 AI 함정 자율화 기술(Vessel Autonomy)도 공급하기로 했다.

또한 양 사는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각각 선보일 무인수상정(USV)의 프로토타입(시제품) 공동 개발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한국 시장의 USV 프로토타입은 2027년께 선보일 계획이다.

안두릴은 다음날 7일 대한항공과 손잡고 무인 항공기 개발에 나선다고도 밝혔다. 특히 양사는 아·태 지역 무인기 시장에 진출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임무자율화 기반 무인기 개발을 위한 상호 협력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이번 협력합의서(TA) 내용을 토대로 추가 협상을 거쳐 내년 초 최종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오는 25일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과 향후 추가 민간 투자 확대에 따라 한미 기업 간 협력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 합의 내용 구체화’ 등이 주요 의제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국 경우 품목 관세가 높은 상황에서 미국 현지 생산은 물론 기업 간 협력은 필요한 상황”이라며 “미국도 제조업 기반이 약한 상황에서 한국이 기술 개발과 사업 협력에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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