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는 국내 유통사 중 유일하게 프랜차이즈가 아닌 직접 진출 방식을 선택했다. 한국의 선진 유통 시스템과 베트남 소비 트렌드를 정교하게 접목한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그로서리 전문점 중심의 매장 전략을 강화하며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2023년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점을 그로서리 전문매장 모델로 새롭게 출점한 데 이어, 하노이센터점과 남사이공점 등 4개 점포를 그로서리 전문매장으로 전환했다. 특히 지난해 7월 리뉴얼한 하노이센터점은 1년간 매출 15%, 객수 10% 증가를 기록했다.
하노이센터점은 즉석조리식품 전문 공간인 ‘요리하다 키친’을 약 45m 규모로 도입해 떡볶이, 김밥, 닭강정 등 70여 종의 K-푸드를 포함해 총 450여 가지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외식이 보편적인 베트남 식문화를 반영, 약 90석 규모의 취식 공간도 마련해 매장 내 식사가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요리하다 키친’ 도입 후 1년간(2024.07.04~2025.07.03) 즉석조리식품 매출은 이전년도 동기대비 35% 이상 늘었으며, K-푸드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40%에 달한다.
이 같은 성과는 한국과 베트남 푸드이노베이션센터(FIC) 셰프들이 협력해 한국의 맛을 유지하는 동시에 현지 입맛에 맞춰 개선한 레시피와 엄격한 품질 관리가 뒷받침했다. ‘요리하다 키친’ 도입 이후 1년간 김밥 10만 줄, 떡볶이 5만 인분 이상이 판매되며 하노이 소비자 사이에서 ‘한국 맛집’으로 자리잡았다.
롯데마트는 자체 베이커리 브랜드 ‘풍미소’를 베트남에 두 번째로 선보였다. 프랑스산 밀가루와 전통 이중 발효 공법으로 완성한 전통 프렌치 바게트는 바게트 본고장의 맛을 재현하며 현지 고객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지 대표 샌드위치인 반미도 함께 제공하며 점심시간에는 긴 대기 줄이 이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풍미소’ 도입 후 베이커리 매출은 2배 이상 증가했다.
프리미엄 과일 전략도 롯데마트의 차별화 경쟁력을 견고히 하는 중요한 축이다. 베트남 소비자들의 식품 소비가 점차 고급화되는 가운데, 딸기와 샤인머스켓 등 한국산 과일에 대한 현지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국 고유의 과일인 참외를 새롭게 선보이며, 현지 시장에서 한국 과일에 대한 인지도와 영역을 한층 넓혔다.
가공식품 코너는 ‘롯데존’을 중심으로 K-푸드 진입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롯데마트 PB 상품을 비롯해 한국 롯데웰푸드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직접 조달한 50여 종의 다양한 K-스낵을 베트남 내 단독으로 판매 중이다. ‘빼빼로’ ‘오늘좋은 뻥튀기’ 등 한국 과자를 찾는 고객층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로, 현지 소비자 사이에서 한국 간식에 대한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K-뷰티 부문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현지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메디힐’ ‘VT’ ‘릴리바이레드’ 등 국내에서 인기 있는 대표 브랜드는 물론,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난 ‘쥬디돌’, ‘실키걸’ 등 가성비 좋은 코스메틱 브랜드 약 300여 종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폭넓은 상품 구성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현지 MZ세대의 높은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내며, K-뷰티가 베트남 뷰티 시장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롯데마트는 그로서리 전문점 중심 현지화 전략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베트남 중남부 관광 도시인 나짱에서는 나짱점과 골드코스트점 2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올해 말 나짱점을 현지 고객 맞춤형 그로서리 전문매장으로 리뉴얼할 예정이다. 해변가에 위치한 골드코스트점은 관광객 특화 매장으로 운영하며, 두 점포는 각 상권 특성에 맞춘 이원화 전략을 추진한다. 이처럼 롯데마트는 베트남 전역에서 한국형 그로서리 전문점 모델 확대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신주백 롯데마트 베트남법인장은 “한국에서 성공한 그로서리 전문점 모델에 현지화 전략을 정교하게 접목한 결과,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K-푸드와 K-뷰티 등 차별화된 콘텐츠와 경쟁력을 바탕으로 베트남 시장 내 영향력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